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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보기 →김병근 칼럼 / 보이지 않는 것들이 전하는 복
오늘도 우리는 아침 눈을 뜨며 우리는 숨을 들이마십니다. 우리 눈에 보이는 앞마당의 풍경이나 창가로 스며드는 햇살은 선명하지만, 그 사이를 가득 채우고 있는 ‘공기’는 보이지 않습니다. 그러나 보이지 않는다고 해서 비어 있거나 없는것은 아닙니다.

우리가 숨 쉬는 공기 속에는 약 78%의 질소와 21%의 산소가 정교한 비율로 존재하며 지구상의 모든 생명을 지탱하고 있습니다. 만약 이 눈에 보이지 않는 원소들의 균형이 단 1%라도 어긋났다면, 지금 우리가 누리는 이 평온한 아침의 호흡은 불가능했을지 모릅니다. 보이지 않는 공기는 텅 빈 허공이 아니라, 우리를 살려내는 거대한 ‘생명의 바다’입니다.
역사적으로도 보이지 않는 힘을 발견하고 활용한 순간마다 인류는 거대한 도약을 이뤄냈습니다. 20세기 초, 화학자 프리츠 하버(Fritz Haber)는 공기 중에 흔하게 존재하지만 누구도 붙잡지 못했던 질소를 포착해 냈습니다. 공기 속 질소를 고정해 인공비료를 만들어낸 이 혁명은, 인류를 오랜 기아의 공포로부터 구출하고 수십억 명을 먹여 살리는 '빵과 떡의 기적'을 낳았습니다.
눈에 보이지 않는 공기 한 조각을 깊이 들여다보고 그 본질을 만졌을 때, 인류의 가장 거대한 생존 문제가 해결되었던 것입니다.
우리의 일상과 내면세계 역시 눈에 보이지 않는 것들에 의해 움직이고 지탱됩니다. 지금 이 순간에도 우리 머리 위 공중에는 수많은 전파의 연결 회로가 촘촘히 흐르고 있습니다. 이 보이지 않는 전파 덕분에 우리는 멀리 있는 이들과 스마트폰으로 다정하게 안부를 묻고, 마음과 정보를 실시간으로 소통하며 살아갑니다.
기술적인 전파뿐만이 아닙니다. 우리의 삶을 진짜 가치 있게 만드는 사랑, 신뢰, 평안 역시 눈으로 그 형체를 볼 수 없습니다. 그러나 우리는 그것들이 실재함을 압니다. 특히 믿음의 삶 안에서 우리는 눈에 보이지 않는 성령의 숨결(Ruach)을 느낍니다. 사방을 에워싸고 있는 공기처럼, 하나님의 은혜와 성령의 역사는 보이지 않는 곳에서 끊임없이 우리의 영혼을 호흡하게 하고 살아가게 만드는 가장 확실한 버팀목입니다.
"바람이 임의로 불매 네가 그 소리는 들어도 어디서 와서 어디로 가는지 알지 못하나니 성령으로 난 사람도 다 그러하니라" (요한복음 3:8)
보이지 않는다고 해서 결코 없는 것이 아닙니다. 오히려 우리 삶을 진정으로 풍요롭게 하고, 우리 존재를 유지해 주는 가장 본질적이고 소중한 것들은 대개 눈에 보이지 않습니다. 산소가 그렇고, 사랑이 그렇고, 하나님의 은혜가 그러합니다.
오늘 하루, 당연하게 여겼던 숨 한 모금을 깊이 들이쉬며 눈에 보이지 않는 존재들에 대해 가만히 마음을 모아봅니다. 내 곁을 채우고 있는 보이지 않는 모든 것들에게 깊은 고마움과 감사를 느낄 수 있는, 꽉 찬 하루가 되기를 소망합니다.
글쓴이: 김병근 (엠마오 상담대학 학장/ Ph.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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