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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보기 →무대를 강단으로, 예술가를 위한 목회자가 되다: 창조적 영성의 목자 나이젤 굿윈 (Nigel Goodwin)
1960년대 초, 영국 텔레비전에서 햄릿을 연기하며 촉망받던 한 배우가 기독교 신앙을 받아들였다. 그는 기쁜 마음으로 런던의 한 교회를 찾아갔지만, 교인들로부터 충격적인 이야기를 들었다. "당신은 배우이면서 동시에 크리스천일 수 없습니다. 진정한 신앙인이라면 선교사가 되어 아프리카로 가십시오." 교회의 압박에 결국 그는 무대를 떠나 선교지로 향했다. 하지만 그는 아프리카에서 자신의 타고난 은사와 관객을 모두 잃어버렸고, 훗날 영국으로 돌아와 다시 연기를 시작하려 했으나 끝내 실패한 채 쓸쓸히 생을 마감했다.
이 비극적인 이야기는 당시 복음주의 교회가 예술과 문화를 어떻게 바라보았는지를 여실히 보여준다. 그리고 이 사건을 목격하며 예술가들을 위한 영적 피난처가 필요함을 뼈저리게 깨달은 한 사람이 있었다. 바로 영국 왕립연극학교 출신의 성공적인 배우이자 훗날 예술가들의 목회자가 된 나이젤 굿윈이다. 1937년에 태어난 그는 1950년대 후반부터 연극, 영화, 텔레비전, 라디오를 오가며 활발히 활동하던 실력 있는 배우였다. 그러나 회심 이후, 기독교 신앙과 예술적 소명 사이에서 방황하며 상처받는 수많은 예술가들의 고통을 마주한 그는 자신의 화려한 무대를 내려놓고 그들을 품는 창조적 영성의 목자가 되기로 결단했다. 오세아니아 크리스천 저널은 세상의 화려한 스포트라이트 대신 무대 뒤에서 예술가들의 영혼을 돌보며 기독교 문화 사역의 새로운 지평을 연 나이젤 굿윈의 삶을 깊이 조명하고자 한다.

나이젤 굿윈의 삶은 1967년 스위스 라브리 공동체에서 프랜시스 쉐퍼와 한스 로크마커를 만나며 극적인 전환점을 맞이했다. 당시 보수적인 기독교계는 세속 예술을 타락한 것으로 규정하고 기피했지만, 라브리에서 그는 하나님이야말로 위대한 예술가이시며, 기독교적 진리는 삶의 모든 영역, 특히 예술 속에서 온전히 표현되어야 한다는 성경적 세계관을 배웠다. 특히 "그리스도께서 십자가에 못 박히신 것은 우리를 단지 종교인으로 만들기 위함이 아니라 온전한 인간성을 회복시키기 위함이다"라는 로크마커의 가르침은 그의 평생의 철학이 되었다.
1971년, 나이젤과 그의 아내 질리언은 런던에 위치한 자신들의 집을 개방하여 예술가들을 위한 아츠 센터 그룹을 설립했다. 이들의 집은 곧 연기자, 무용수, 음악가, 작가들이 모여드는 영적 안식처가 되었다. 질리언은 따뜻한 식사를 대접했고, 나이젤은 그들과 함께 성경을 연구하며 깊은 대화를 나누었다. 그는 예술가들에게 노골적인 기독교적 메시지만을 담은 작품을 만들라고 강요하지 않았다. 대신 그들이 하나님께서 주신 탁월한 은사를 가지고 주류 예술계 한복판에서 진리와 아름다움을 구현해내도록 격려했다.
그는 종종 화려한 벨벳 코트와 스카프를 두르고 나타나, 킹제임스 성경과 고전 시를 한 편의 연극처럼 낭독하며 잃어버린 영혼들의 마음을 두드렸다. 세속적이라는 이유로 교회에서 밀려났던 예술가들은 그의 집에서 처음으로 정죄받지 않고, 자신의 창조적 재능이 하나님 안에서 얼마나 아름답고 가치 있는 것인지를 확인받을 수 있었다.
나이젤 굿윈의 헌신은 영국을 넘어 전 세계 기독교 문화 예술계에 지대한 영향을 미쳤다. 1982년, 그는 사역의 지경을 넓혀 제네시스 아트 트러스트를 설립했다. 이를 통해 유럽, 미국, 호주, 남아프리카공화국 등 전 세계에 흩어져 있는 크리스천 예술가들을 지원하고 네트워크를 형성하는 일에 앞장섰다.
그의 사역은 유명 팝스타부터 이름 없는 무명 배우에 이르기까지 수많은 이들의 영혼을 살려냈다. 영국의 전설적인 팝가수 클리프 리차드 역시 회심 초기에 세속 음악을 포기해야 한다는 교회의 무언의 압박 속에서 갈등했지만, 나이젤 굿윈이 이끄는 아츠 센터 그룹을 통해 신앙과 예술적 소명의 균형을 찾을 수 있었다고 고백한 바 있다.
나이젤은 수십 년간 국제적인 강연과 워크숍을 통해, 교회가 예술을 두려워하거나 배척해서는 안 되며 오히려 예술가들이 성장할 수 있는 안전한 피난처가 되어야 한다고 역설했다. 그의 이러한 외침은 20세기 후반 복음주의 교회가 문화를 적대시하던 태도를 버리고, 문화를 변혁하고 구속하는 성경적 세계관을 받아들이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오늘날 성도들에게 주는 영적 교훈
첫째, 소명으로서의 예술과 직업의 가치이다. 나이젤 굿윈은 하나님이 창조 세계를 돌보도록 인간을 부르셨으며, 예술 역시 그 문화 명령을 수행하는 거룩한 행위임을 가르쳤다. 오늘날 성도들은 자신의 직업이나 재능이 단지 생계 수단이나 세속적인 일이 아니라, 하나님의 창조성과 아름다움을 세상에 드러내는 예배의 통로임을 깨달아야 한다.
둘째, 다름을 품어내는 공동체의 포용력이다. 과거 교회는 예술가들의 자유분방함과 독특함을 정죄하고 규격화된 신앙의 틀에 맞추려 했다. 그러나 나이젤은 정반대로 그들을 품고 위로하며 그들의 언어로 복음을 전했다. 현대 교회 역시 세상 속에서 고군분투하는 다양한 직업군과 독특한 기질을 가진 성도들을 함부로 판단하기보다, 그들이 하나님 안에서 온전해지도록 돕는 안전하고 따뜻한 영적 집이 되어야 한다.
셋째, 세상으로부터의 도피가 아닌 적극적인 문화적 참여다. 나이젤 굿윈은 크리스천들이 기독교라는 좁고 안전한 울타리 안에만 머무는 것을 경계했다. 그는 성도들이 세상의 문화 한복판으로 나아가 탁월함과 진정성으로 잃어버린 세상을 재창조하는 일에 동참해야 한다고 도전했다.
나이젤 굿윈은 스크린이나 연극 무대 위에서 화려한 주연으로 남기를 거부했다. 대신 그는 보이지 않는 곳에서 상처 입고 방황하는 예술가들의 삶을 하나님의 걸작으로 빚어내는 위대한 연출가이자 영적 아비로 살았다. 기술이 발달하고 문화가 갈수록 복잡해지는 오늘날, 그의 삶은 우리에게 깊은 울림을 준다. 진정한 예술은 영혼을 살리는 것이며, 진정한 신앙은 세상을 아름답게 회복시키는 것이다. 나이젤 굿윈이 남긴 창조적 영성의 유산은 오늘을 살아가는 모든 크리스천들이 각자의 삶의 자리에서 하나님의 아름다움을 빚어내는 축복의 통로로 살아가도록 우리를 강력하게 초대하고 있다.
하나님의 영을 그에게 충만하게 하여 지혜와 총명과 지식으로 여러 가지 일을 하게 하시되 금과 은과 놋으로 제작하는 기술을 고안하게 하시며 (출애굽기 35장 31절에서 32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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