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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교역자가 사라진다" 한국 교회의 수급 위기, '평신도 지도사'가 대안이 될 수 있을까? :

OCJ|2026. 6. 19. 04:01

제46회 신촌포럼 현장과 오세아니아 교회를 향한 시사점

한국 교회가 심각한 부교역자 구인난과 다음 세대 사역자 공백이라는 거대한 위기에 직면한 가운데, 신학적 전문성과 평신도의 은사를 유기적으로 결합하는 '평신도 지도사(교육사)' 제도가 새로운 상생의 대안으로 부각되고 있습니다. 2026년 6월 18일 오전 서울 마포구 신촌성결교회 아천홀에서 개최된 제46회 신촌포럼은 '교역자 수급, 어떻게 할 것인가: 평신도 지도사를 생각하다'라는 주제를 통해 이 시대의 목회적 결핍을 진단하고, 건강한 대안을 모색하는 뜨거운 토론의 장을 마련했습니다. 이번 포럼에서 논의된 한국 교회의 현실과 대안은 이민 교회와 현지 교회의 사역자 부족 문제를 동일하게 겪고 있는 오세아니아 한인 기독교 공동체에도 깊은 울림을 주고 있습니다.

 


사역지를 떠나는 전도사들, 열악한 처우와 세대 간 갈등

첫 번째 발제자로 나선 김일환 목사(우리가본교회)는 '왜 떠나는가: 사역자들의 사역지 탈출 현상에 대한 소고'를 주제로 오늘날 부교역자들이 사역 현장을 기피하는 '어시스턴트 포비아(Assistance Phobia)'의 실태를 냉철하게 분석했습니다. 목회데이터연구소의 설문조사에 따르면, 전도사들의 사역 만족도는 58%에 그쳐 담임목사의 목회 만족도(64%)보다 낮게 나타났습니다. 불만족의 주된 원인으로는 담임목사의 태도와 성품으로 인한 인간적 갈등(22%)과 과도한 업무량(17%)이 꼽혔습니다.

특히 경제적 어려움은 전도사들을 사역 현장에서 떠나게 만드는 가장 큰 장벽이었습니다. 조사 대상 전도사들의 월평균 사례비는 장학금을 포함해 약 108만 원 수준으로, 주 3.5일 하루 8시간 근무 기준 시급으로 환산하면 약 9,600원에 불과했습니다. 이는 2026년 대한민국의 법정 최저임금인 10,320원에도 미치지 못하는 금액입니다. 이로 인해 전도사 4명 중 1명 이상(27%)이 아르바이트를 병행하고 있었으며, 이들의 월평균 아르바이트 수입(118만 원)이 교회 사례비보다 오히려 높은 기현상이 발생하고 있습니다. 결국 이러한 열악한 현실은 전도사들의 44%가 목회자의 길에 회의감을 느끼거나 포기하게 만드는 부작용을 낳고 있습니다.

김 목사는 담임목사들이 과거 자신의 경험에 비추어 부교역자를 바라보지 말고, MZ세대 사역자들의 생각과 행동을 있는 그대로 인정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그는 사례비를 적정하게 책정하고 정당한 대우를 해준 뒤 더 좋은 사역을 요구하는 문화가 정착되어야 한다고 제안하며, 전도사를 단순한 노동자가 아닌 배움의 과정에 있는 '견습생'이자 동역자로 존중하는 스승과 제자의 관계를 만들어가야 한다고 역설했습니다.

위기에서 꽃핀 평신도 동역, 영등포교회의 5배 부흥 사례

두 번째 발제에서 김신은 목사(영등포교회)는 '부교역자 수급난 속에서 발견한 평신도 지도사의 가능성'을 주제로, 실제 사역 현장에서 평신도를 세워 위기를 극복한 생생한 사례를 공유했습니다. 도심 공동화 현상을 겪고 있던 영등포교회는 2024년 말 다음 세대 부서를 담당하던 교역자가 갑자기 사임하면서 심각한 청빙난에 직면했습니다. 오랜 기다림 끝에 지원자가 없자, 교회는 눈을 안으로 돌려 아동 보육 분야에서 10년 이상의 전문 경력을 가진 평신도 성도를 발굴해 영유치부 사역의 책임자로 세웠습니다.

결과는 놀라웠습니다. 전문성을 가진 평신도 지도사가 중심이 되자 교사들은 더 큰 책임감을 느끼고 움직였으며, 부모와의 소통은 세밀해졌고 아이들의 눈높이에 맞는 세심한 교육과 돌봄이 자연스럽게 이루어졌습니다. 김 목사 부임 당시 4명에 불과했던 영유치부 부서는 현재 20명으로 5배나 성장하는 열매를 맺었습니다.

김 목사는 평신도 지도사를 단순히 '교역자가 없으니 교사가 대신한다'는 식의 임시방편으로 접근해서는 안 된다고 경고했습니다. 그는 평신도 지도사가 가진 전문성과 헌신을 철저히 존중하되, 신학적이고 목회적인 영역은 담임목사가 함께 감독하고 보완하는 '건강한 동역의 구조'를 만들어가는 것이 핵심이라고 덧붙였습니다.

교단별로 본격화되는 평신도 교육사 제도와 과제

마지막 발제자인 명지대학교 박종현 객원교수는 '평신도 교육사 제도 현황'을 주제로 코로나19 이후 가속화된 사역자 구인난에 대응하는 한국 교계의 움직임을 분석했습니다. 현재 대한예수교장로회(예장) 통합 총회는 부산신학교 등을 통해 2년 4학기 과정의 '평신도 교회학교 교육사' 과정을 운영하며 총회 명의의 수료증을 발급하고 있습니다. 예장 고신 총회 역시 소속 교회의 절반이 교회학교를 운영하지 못하는 절박한 현실 속에서 1년 2학기 집중 훈련 과정을 신설했으며, 예장 합동 총회 또한 2024년 총회 승인을 거쳐 총신대학교에서 양성 과정을 운영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흐름 속에서 박 교수는 평신도 교육사 제도가 가진 현실적 고민도 짚어냈습니다. 평신도에게 신학 교육을 제공하는 것이 자칫 기존 부교역자들의 설 자리를 좁히거나 진로를 축소할 수 있다는 예민한 시선이 존재하기 때문입니다. 현재는 주로 교육전도사의 공백을 평신도 교육사로 메우는 초기 단계에 머물러 있지만, 교단 차원의 공식적인 논의와 제도적 보완이 지속된다면 더욱 성숙한 동역 모델로 자리 잡을 것으로 기대됩니다.

오세아니아 교회를 향한 시사점과 상생의 길

이번 신촌포럼에서 다루어진 논의는 호주, 뉴질랜드, 피지 등 오세아니아 지역의 한인 이민 교회들과 현지 다문화 교회들에게도 매우 시급하고 중요한 화두를 던집니다. 오세아니아 지역의 교회들 역시 지리적 고립성과 소규모 공동체의 한계로 인해 다음 세대를 전담할 사역자를 청빙하는 데 극심한 어려움을 겪고 있기 때문입니다. 많은 이민 교회가 무급 혹은 극히 적은 사례비로 사역자들의 일방적인 헌신만을 요구해 왔던 관행 속에서, 사역자들이 이탈하고 교회학교가 폐쇄되는 위기는 결코 남의 일이 아닙니다.

한국 교회의 평신도 지도사 모델은 오세아니아 교회들에게 전문성을 가진 이민 1.5세대나 2세대 평신도들을 발굴해 훈련하고, 이들을 단순한 '봉사자'가 아닌 전문적인 '동역자'로 대우하며 세워갈 수 있는 구체적인 이정표를 제시합니다. 또한, 사역자들의 열악한 처우를 개선하고 이들을 견습생이자 미래의 영적 리더로 존중하는 문화적 체질 개선이 병행될 때, 비로소 오세아니아 땅에서도 지속 가능한 다음 세대 사역의 기초가 다져질 수 있을 것입니다.

[EDITOR'S NOTE]

에베소서 4장 11-12절 말씀처럼, 주님께서는 교회를 세우기 위해 사도와 선지자, 복음 전하는 자뿐만 아니라 목사와 교사를 주셨습니다. 이는 성도를 온전하게 하여 봉사의 일을 하게 하며 그리스도의 몸을 세우려 하심입니다. 오늘날 교역자 수급난이라는 눈앞의 결핍은, 어쩌면 우리 교회가 그동안 목회자 일인 중심의 사역 구조에 안주해 왔음을 깨닫게 하시는 하나님의 경종일지도 모릅니다.

오세아니아의 넓은 대지 위에서 복음의 씨앗을 뿌리는 교회들이 이제는 평신도의 소중한 은사와 전문성을 발견하고, 그들을 단순한 '대체재'가 아닌 그리스도의 몸을 함께 세워가는 '동역자'로 기쁘게 맞이하기를 소망합니다. 동시에, 다음 세대 목회를 책임질 젊은 사역자들을 향해 합당한 존중과 현실적인 배려를 아끼지 않는 사랑의 공동체로 거듭나기를 기도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