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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회/QT

허물을 덮는 사랑의 십자가

OCJ|2026. 6. 12. 04:34

잠언 10:12 "미움은 다툼을 일으켜도 사랑은 모든 허물을 가리느니라"


잠언은 이스라엘의 지혜 문학으로 단순한 처세술이 아니라 하나님을 경외하는 삶의 구체적인 실천 방안을 제시합니다. 10장부터는 솔로몬의 단편적인 금언들이 본격적으로 시작되는데 의인과 악인의 삶의 태도와 그 결과를 대조적으로 보여줍니다. 12절은 내면의 동기인 미움과 사랑이 공동체 내에서 어떻게 다른 결과를 낳는지를 조명합니다.

 

고대 근동 사회에서 명예와 수치는 매우 중요한 가치였습니다. 누군가의 허물을 들추어내는 것은 그에게 치명적인 수치를 안겨주는 행위였으며 반대로 허물을 덮어주는 것은 자신의 희생을 감수하고 상대방의 명예와 존재를 지켜주는 가장 고귀한 신앙적 결단이었습니다. 이는 훗날 베드로전서 4장 8절에서 무엇보다 뜨겁게 서로 사랑할지니 사랑은 허다한 죄를 덮느니라는 말씀으로 발전하며 십자가에서 우리 죄를 덮으신 그리스도의 대속적 사랑을 미리 보여주는 예표가 됩니다.

사랑이라는 단어는 오늘날 너무나 흔하게 소비되지만 성경이 말하는 사랑은 감정의 유희가 아니라 뼈를 깎는 의지적 결단입니다. 오늘 본문은 사랑의 진면목이 허물을 대하는 태도에서 드러난다고 말합니다. 우리는 종종 정의라는 이름으로 타인의 약점과 실수를 날카롭게 지적하고 해부하려 듭니다. 그 이면에는 나 자신이 저 사람보다 낫다는 영적 교만이 숨어 있을 때가 많습니다.

 

미움은 작은 틈을 파고들어 공동체 전체를 무너뜨리는 다툼의 불씨가 됩니다. 반면 사랑은 그 허물을 가립니다. 가린다는 것은 죄를 묵인하거나 방조한다는 뜻이 아닙니다. 상대의 연약함을 나의 아픔으로 끌어안고 그 수치를 대신 짊어지는 십자가의 태도입니다. 우리 자신이 바로 그 사랑으로 구원받은 존재들 아닙니까. 하나님은 우리의 추악한 허물을 들추지 않으시고 예수 그리스도의 보혈로 덮어 주셨습니다.

 

오늘 우리가 만나는 가족 직장 동료 교회 지체들의 부족함이 보일 때 그것은 비판의 대상이 아니라 우리의 사랑이 필요한 빈자리입니다. 타인의 허물을 십자가의 은혜로 덮어줄 때 비로소 우리 삶의 자리에 생명의 꽃이 피어날 것입니다.

[오늘의 찬송: 찬송가 293장 - 주의 사랑 비칠 때에]
1절. 주의 사랑 비칠 때에 기쁨 오네 근심 걱정 물러가고 기쁨 오네 기도하게 하시며 희미한 것 물리치사 주의 사랑 비칠 때 기쁨 오네. 2절. 그 크신 사랑 내 맘에 충만하게 비칠 때에 찬송하네 그 사랑 내 맘에 참 기쁨 주시네.

[오늘의 기도]
사랑의 주님 십자가의 보혈로 제 인생의 모든 허물과 수치를 덮어주신 그 크신 은혜에 감사드립니다. 주님의 사랑을 입었다 하면서도 여전히 타인의 약점을 들추고 정죄하는 데 빠르지 않았는지 제 모습을 깊이 회개합니다. 제 안에 웅크린 영적 교만과 미움의 쓴 뿌리를 뽑아주시고 십자가의 긍휼을 허락해 주옵소서. 오늘 하루 만나는 모든 이들을 향해 정죄의 칼날이 아닌 용납의 품을 내어주게 하소서. 저의 언어와 태도가 누군가의 상처를 싸매고 허물을 덮어주는 따뜻한 치유의 도구가 되기를 원합니다. 예수님의 이름으로 기도드립니다. 아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