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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주 경찰의 '비살상 무기' 사용 급증, 군중 통제 목적의 남용과 인권 침해 우려

OCJ|2026. 6. 9. 04:32

[OCJ 심층 보도] 호주 경찰 당국이 시위대 및 군중 통제를 위해 이른바 '비살상(Less lethal)' 무기 사용을 급격히 늘리고 있는 가운데, 이러한 무기들이 사실상 심각한 상해나 사망을 초래할 수 있다는 전문가들의 강력한 경고가 제기되었습니다. 또한, 경찰이 무기 사용의 투명성을 회피하고 있어 호주 사회 내에서 공권력 남용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습니다.

 


최근 발표된 가디언(The Guardian) 등 언론의 심층 조사 결과에 따르면, 호주 각 주의 경찰은 스펀지 탄환, 캡사이신(OC) 스프레이, 페퍼볼 발사기, 섬광 수류탄 등의 진압 장비를 시위 현장에 적극적으로 투입하고 있습니다. 인권의사회(Physicians for Human Rights)의 의료 고문인 로히니 하르(Rohini Haar) 박사는 "이 모든 무기는 사람을 죽일 수 있다"고 지적하며, 무기 제조업계에 대한 글로벌 규제나 호주 내 국가 차원의 사용 표준이 전무한 상황을 비판했습니다. 특히 호주 일선 경찰서에서 도입한 이들 장비 대부분은 미국의 대형 군사 및 경찰 무기 제조업체들로부터 공급된 것으로 확인되었습니다.

무엇보다 가장 큰 문제는 이들 장비의 실제 위험성입니다. 빅토리아주와 뉴사우스웨일스(NSW)주 경찰이 주로 사용하는 40mm 발사기용 스펀지 및 폼 바톤(Foam baton) 탄환은 발사 시 무게와 속도를 고려할 때 사실상 '고무탄'과 다름없는 위력을 지닙니다. 근거리에서 발사될 경우 외상성 뇌 손상을 일으킬 수 있으며, 스팅어 수류탄(Stinger grenades)과 같은 교란 장비 역시 폭발 시 발생하는 파편으로 인해 영구적인 흉터와 화상을 남길 수 있습니다. 실제로 빅토리아주의 한 시위 참가자는 경찰이 던진 스팅어 수류탄에 다리에 영구적인 상해를 입었으며, 캡사이신 스프레이의 무분별한 살포로 인해 시력 손상을 호소하는 피해자들의 민사 소송도 줄을 잇고 있습니다.

이와 함께 테이저건(전기충격기)의 사용 빈도 역시 폭발적으로 증가했습니다. 정보공개 청구를 통해 확보된 NSW주 통계에 따르면, 경찰의 테이저건 조준 및 발사 건수는 2020-21년 569회에서 2024-25년 1,403회로 5년 새 두 배 이상 급증했습니다. 비살상 무기의 치명적 위험성을 가장 잘 보여주는 비극은 2023년 발생한 클레어 나울랜드(Clare Nowland) 사망 사건입니다. 당시 요양원에 거주하던 95세의 치매 노인이 NSW 경찰관이 쏜 테이저건에 맞아 넘어지며 두개골 골절로 사망했습니다. 해당 경찰관 크리스천 화이트(Kristian White)는 2024년 11월 과실치사 혐의로 배심원단의 유죄 판결을 받은 바 있습니다. 아울러 2023년에는 단 4개월 만에 빅토리아주와 NSW주에서 3명이 비살상 발사체와 테이저건에 의해 연이어 사망하는 안타까운 사건도 발생했습니다.

상황이 이러함에도 불구하고 호주 경찰 당국의 투명성은 턱없이 부족한 실정입니다. 빅토리아주를 비롯한 대부분의 경찰 부서는 '작전 및 지역사회 안전'을 명목으로 보유 중인 무기의 제조사나 모델명, 정확한 사용 횟수 등의 공개를 단호히 거부하고 있습니다. 과잉 진압으로 인한 법적 분쟁 역시 급증하고 있으며, NSW주 경찰은 2024-25년도에만 폭행 및 불법 구금 등의 혐의로 접수된 수백 건의 민사 소송을 처리하며 4,026만 달러(한화 약 360억 원)의 배상금과 비용을 지불한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인권 단체와 법률 전문가들은 최루액과 폭발물, 발사체 등이 시위 현장에서 일상적으로 사용되는 작금의 '경찰의 군사화' 현상에 깊은 우려를 표명하고 있습니다. 단순히 총기를 대체한다는 명분으로 도입된 비살상 무기가 군중을 강제 해산시키는 폭력적인 도구로 변질되는 것을 막기 위해, 보다 투명한 정보 공개와 국가적 차원의 엄격한 사용 규제가 시급히 마련되어야 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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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디터의 노트]
'비살상(Less lethal)'이라는 용어는 종종 대중과 공권력 모두에게 해당 무기의 치명성을 과소평가하게 만드는 착시 효과를 불러일으킵니다. 현장 경찰관의 안전과 치안 유지도 중요하지만, 시위 현장과 시민을 향한 무분별한 무력 사용은 심각한 인권 침해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95세 치매 노인 클레어 나울랜드의 비극이 우리에게 던진 뼈아픈 교훈처럼, 시민의 안전한 사회를 지키기 위해 부여된 공권력은 반드시 그에 걸맞은 투명성과 생명 존중의 책임의식을 동반해야 합니다. 호주 사회가 공권력의 군사화를 경계하고, 경찰 무기 사용에 대한 철저한 국가적 규제 및 감시 체계를 조속히 확립하기를 기대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