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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주 정계, 빅토리아주 총리 겨냥한 '마녀' 비하 트럭 시위에 여야 한목소리로 규탄

OCJ|2026. 6. 9. 04:13

최근 호주 멜버른 도심에 재신타 앨런(Jacinta Allan) 빅토리아주 총리를 마녀로 묘사한 대형 전광판 트럭이 등장해 호주 정계에 큰 파장이 일고 있습니다. 해당 트럭은 앨런 총리가 검은색 마녀 모자를 쓴 인공지능(AI) 합성 이미지와 함께 '마녀를 버려라(Ditch the Witch)'라는 문구를 내걸고 거리를 순회했습니다.

 


이번 사태에 대해 앤서니 알바니즈(Anthony Albanese) 호주 연방 총리를 비롯한 정치권 인사들은 성차별적 정치 공세라며 강하게 규탄했습니다. 알바니즈 총리는 8일 국회의사당에서 열린 기자회견을 통해 "정책에 대한 이견은 얼마든지 가질 수 있지만, 이처럼 개인을 비하하는 방식은 중단되어야 합니다"라고 강조했습니다. 또한 "어린 소녀들이 주 총리를 마녀로 묘사한 것을 보게 될 것"이라며 깊은 우려를 표명했습니다.

'마녀를 버려라'라는 문구는 호주 정치사에서 매우 뼈아픈 역사를 지니고 있습니다. 지난 2011년, 호주 최초의 여성 총리였던 줄리아 길라드(Julia Gillard) 전 총리를 겨냥한 탄소세 반대 시위 당시 등장했던 구호와 정확히 일치하기 때문입니다. 길라드 전 총리는 자신의 소셜 미디어를 통해 "정치권의 성차별이 완화되고 있다고 믿었으나, 과거의 진부하고 낡은 방식이 다시 부활한 것을 보니 매우 슬픕니다"라고 심경을 밝혔습니다.

이번 광고 캠페인의 배후에는 멜버른 남부에서 성매매 업소(Gotham City)를 운영하는 프랑코 풀레오(Franco Puleo) 등 일부 지역 사업가들이 있는 것으로 확인되었습니다. 보도에 따르면 약 10만 5천 달러가 투입된 이 캠페인에 대해 풀레오 씨는 "앨런 총리가 대중의 질문에 답하지 않고 책임을 지지 않기 때문이며, 이는 성차별이 아닌 빅토리아주 대중의 감정을 대변한 것일 뿐"이라고 주장하며 논란을 부인했습니다.

그러나 여당인 노동당뿐만 아니라 자유당 소속의 제인 홈(Jane Hume) 부대표와 제스 윌슨(Jess Wilson) 야당 의원 등 보수 진영에서도 "성차별은 정치에 설 자리가 없다"며 초당적인 비판을 쏟아내고 있습니다.

오는 2026년 11월 빅토리아주 주 총선을 앞두고 지지율 하락 등 정치적 도전에 직면한 앨런 총리는, 이번 캠페인에 대해 "민주주의에서 이견은 당연하지만, 이것이 여성을 향한 공격이라는 점에서 우려합니다"라고 단호한 입장을 밝혔습니다. 이번 사건은 호주 정치권 내 여성 리더십에 대한 해묵은 편견과 올바른 정치적 비판의 경계에 대한 논쟁을 다시 한번 촉발시키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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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디터의 노트]
과거 2011년 줄리아 길라드 전 총리에게 가해졌던 성차별적 공격이 15년이 지난 2026년에 다시 등장했다는 점은 호주 사회에 깊은 시사점을 던집니다. 정책에 대한 건전한 비판은 민주주의의 근간이지만, 성별을 겨냥한 인신공격적 표현은 정치권의 성숙도를 저해합니다. 그러나 여야를 막론하고 보수 진영의 정치인들까지 한목소리로 이번 사태를 규탄하고 나선 것은, 혐오에 기반한 네거티브 공세가 더 이상 주류 정치에서 환영받지 못한다는 성숙한 시민의식을 보여주는 대목이라 할 수 있습니다. 존중과 품위를 잃지 않는 건강한 정치 토론의 장이 절실해 보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