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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본주의의 월드컵: 치솟는 티켓 가격에 밀려난 평범한 축구 팬들

OCJ|2026. 6. 5. 04:19

오는 2026년 북중미(미국, 캐나다, 멕시코)에서 열리는 FIFA 월드컵을 앞두고, 천정부지로 치솟는 티켓 가격 탓에 축구 팬들이 경기장 출입을 포기하는 사태가 벌어지고 있습니다. 이번 대회는 역사상 처음으로 '다이내믹 프라이싱(수요에 따라 가격이 변동하는 탄력 요금제)'이 도입되면서, 축구가 지닌 본연의 대중적 가치보다 상업주의가 지나치게 우선시되고 있다는 비판이 제기되고 있습니다.

 


호주 시드니에 거주하는 축구 팬 웨이드 씨의 사례는 이러한 현실을 잘 보여줍니다. 2022년 카타르 월드컵 당시 낯선 이들과 얼싸안으며 축구의 진정한 아름다움을 경험했던 그는, 2026년 월드컵에 진출한 호주 국가대표팀(사커루)의 경기를 아들과 함께 보기 위해 4주간의 연차를 계획했습니다. 하지만 캐나다 밴쿠버에서 열리는 튀르키예와의 조별리그 첫 경기 티켓 한 장이 무려 600달러를 넘는다는 사실을 확인하고는 결국 여행을 포기해야만 했습니다.

이번 2026년 월드컵은 참가국이 32개국에서 48개국으로 늘어나고 경기 수도 64경기에서 104경기로 확대된 역대 최대 규모의 대회입니다. 그러나 규모의 확장과 함께 티켓 가격도 유례없는 수준으로 폭등했습니다. 지난 4월 영국 가디언지의 보도에 따르면 결승전 최고가 티켓은 약 1만 5,300달러에 달했으며, 5월 AP통신은 FIFA 공식 웹사이트에서 결승전 최고 등급 티켓 가격이 무려 4만 6,000달러까지 치솟았다고 보도했습니다.

현재 조별리그 호주 대 튀르키예 경기의 최저가 티켓은 약 529달러, 호주 대 미국 경기는 1,000달러를 상회합니다. 지난 2022년 카타르 대회 조별리그 티켓이 약 100달러에서 320달러 선이었던 것과 비교하면 매우 충격적인 인상폭입니다. 이에 대해 FIFA 측은 북미 스포츠 엔터테인먼트 시장의 수요와 공급 원칙이 반영된 결과이며, 대회 수익금은 전 세계 축구 발전을 위해 재투자된다고 해명했습니다. 실제로 FIFA는 2022년 월드컵을 통해 318만 장 이상의 티켓을 판매하며 약 9억 5,500만 달러의 수익을 올렸고, 총 대회 관련 수익은 87억 달러에 달했습니다. 또한 대회 이후 카타르와 함께 5,000만 달러 규모의 '레거시 펀드(Legacy Fund)'를 조성하여 세계보건기구(WHO) 및 유엔난민기구(UNHCR) 등과 사회 공헌 프로그램에 투자하고 있습니다. 원문 기사에는 해당 펀드가 6,900만 달러로 보도되었으나, 이는 FIFA 공식 발표에 따라 5,000만 달러로 바로잡아 전해드립니다.

전문가들은 이러한 현상이 엘리트 축구 문화 전반에 걸친 상업화의 결과라고 지적합니다. 스포츠 거버넌스 전문가인 보니타 메르시아데스 씨는 "합리적인 가격의 티켓은 전체 좌석의 단 1.6%에 불과하며, FIFA가 이번 대회를 평범한 서포터 중심이 아닌 '프리미엄 이벤트'로 포장하고 있다"고 비판했습니다. 축구 해설가 사이먼 힐 씨 역시 "노동자 계층에 뿌리를 두었던 축구가 점차 그 정체성을 잃고 있다"며, 경기장 입장권 비용을 지불하지 못한 젊은 세대가 TV 중계로 몰리면서 현장의 진정한 응원 문화가 훼손될 것을 우려했습니다.

특히 2026년 결승전에서는 월드컵 역사상 최초로 미국의 슈퍼볼과 유사한 하프타임 쇼가 열릴 예정입니다. 마돈나, 샤키라, 그리고 한국의 방탄소년단(BTS) 등 세계적인 팝스타들이 무대에 오르며 화려한 볼거리를 제공할 계획입니다. 그러나 이는 축구 본연의 재미보다 엔터테인먼트 쇼에 치중하는 상업적 행보라는 엇갈린 시선도 존재합니다. 스포츠는 팬들 없이는 아무런 의미가 없습니다. "마치 자본주의의 월드컵 같다"는 웨이드 씨의 씁쓸한 한마디는, 진정으로 축구를 사랑하는 일반 팬들이 점차 밀려나고 있는 현대 축구계에 무거운 질문을 던지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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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디터의 노트]
현대 스포츠에서 상업화를 완전히 배제하기란 어렵습니다. 거대한 북미 시장과 다이내믹 프라이싱의 결합은 FIFA에게 막대한 경제적 이익을 안겨줄 것입니다. 그러나 축구가 '세계인의 게임(The World Game)'이라는 수식어를 얻을 수 있었던 가장 큰 이유는 빈부격차를 막론하고 누구나 즐길 수 있는 포용성과 평범한 팬들의 열정이 있었기 때문입니다. 프리미엄 엔터테인먼트로 변모해가는 2026년 월드컵이 소외되는 서민층 축구 팬들의 상실감을 어떻게 보듬을 수 있을지, 전 세계 축구계의 깊은 고민이 필요한 시점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