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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보기 →호주, '예술 없는 나라' 위기... 창의 계열 학과 등록률 급락
[OCJ 캔버라] 호주가 대학 내 창의 예술 관련 학과의 급격한 감소와 등록률 폭락으로 인해 문화적 공백 상태인 '예술 없는 나라(Artless country)'가 될 위험에 처했다는 경고가 나왔다. 가디언(The Guardian)과 주요 연구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 10년 동안 호주 전역에서 40개 이상의 예술 관련 학과와 학위가 폐지된 것으로 나타났다.

정책 실패와 치솟는 학비가 부른 '문화적 암흑기' 이번 위기의 주요 원인으로는 2020년 도입된 '취업 준비 졸업생(Job-Ready Graduates, JRG)' 정책이 지목된다. 이 정책은 학생들을 STEM(과학·기술·공학·수학) 분야로 유도하기 위해 인문학 및 예술 계열의 학비 부담을 대폭 인상했다. 전국예술교육옹호협회(NAAE)에 따르면, 이로 인해 창의 예술 전공 학생들의 기여금은 최대 113%까지 급증했다.
현재 호주에서 기본적인 예술 학위를 취득하기 위한 비용은 약 5만 달러(한화 약 4,500만 원)에 육박하며, 일부 복합 학위의 경우 8만 5,000달러까지 치솟았다. 그리피스 대학교(Griffith University)의 줄리안 슐츠(Julianne Schultz) 명예교수는 "2024년 기준 문화 및 사회 프로그램 등록 학생 수는 10년 전보다 약 1만 2,000명 감소했으며, 창의 예술 학위 학생 수는 지난 10년 사이 3분의 1이 줄어들었다"고 분석했다.
주요 대학들의 잇따른 학과 폐지와 통폐합 재정적 압박과 수요 감소를 이기지 못한 주요 대학들은 관련 학과를 잇따라 폐쇄하고 있다.
- 서던 크로스 대학교(SCU): 타이론 칼린(Tyrone Carlin) 부총장은 수요 감소를 이유로 2025년부터 시각 예술, 현대 음악, 디지털 미디어 학사 과정을 폐지한다고 발표했다.
- 호주 국립대학교(ANU): 제네비브 벨(Genevieve Bell) 부총장은 "분수에 넘치는 생활은 책임 있는 재정 상태가 아니다"라며 음악 학교와 예술 디자인 학교를 '창의 및 문화 실습 학교(School of Creative and Cultural Practice)'로 통폐합하는 구조조정안을 추진 중이다.
- 맥쿼리 대학교(Macquarie University): 예술 학부에서 42개의 정규직 자리를 감축하고 공연 예술 등 주요 전공을 중단하는 제안서를 내놓았다.
전문가 및 정치권의 반응 대학 연합체인 '유니버시티 오스트레일리아(Universities Australia)'의 루크 쉬히(Luke Sheehy) CEO는 JRG 정책이 학생들을 특정 분야로 유도하는 데 실패했으며, 오히려 학생과 대학에 과도한 비용 부담만 전가했다고 비판했다. 데이비드 포콕(David Pocock) 독립 상원의원 역시 "학생들이 정책 실패의 대가를 치르고 있다"며 5만 달러에 달하는 예술 학위 비용을 시급히 시정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반면, 2023년 졸업생 성과 조사(Graduate Outcomes Survey)에 따르면 인문·문화·사회과학 졸업생의 86%가 졸업 후 수개월 내에 취업에 성공하는 것으로 나타나, 예술 전공자들이 현대 직업 시장에서 요구하는 비판적 사고와 적응력을 갖추고 있다는 반론도 제기되고 있다.
[에디터의 노트] 예술은 한 국가의 정체성을 형성하고 인간의 삶을 풍요롭게 만드는 근간입니다. 창의적인 인재들이 경제적 장벽에 부딪혀 꿈을 포기하게 되는 현실은 우리 모두에게 깊은 울림을 줍니다. 예술이 사라진 자리에 남는 것은 차가운 수치뿐일지도 모릅니다. 다시금 창의성의 가치가 존중받고, 예술을 통해 사회가 치유와 희망을 얻을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되기를 소망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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