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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주 연합교회, "예배당은 작아져도 교회의 영향력은 커진다"... 다문화·글로벌 신앙 공동체로의 비전 제시

OCJ 2026. 8. 18. 04:46

호주 연합교회(UCA)의 공식 매체인 '인사이츠(Insights) 매거진'은 최근 서구 교회의 쇠퇴라는 표면적 현상 너머에 존재하는 글로벌 기독교의 폭발적인 성장과 다문화적 연대의 필요성을 강조하는 새로운 목회적 비전을 제시했습니다. 호주 연합교회 선교 및 교육부에서 교회 개척 및 선교적 갱신을 이끌고 있는 그레이엄 조셉 힐(Graham Joseph Hill) 박사는 기고문을 통해, 지역 예배당의 물리적 크기는 작아질지라도 전 세계적이고 다문화적인 관점에서 교회의 영적 영향력과 지평은 오히려 더욱 확장되고 있다고 선언했습니다.

 


텅 빈 예배당의 슬픔을 넘어: 글로벌 교회의 역동적 성장

많은 호주 지역 교회들이 겪고 있는 성도 수 감소와 고령화는 오늘날 기독교 자체가 소멸해 가고 있다는 착각을 불러일으키곤 합니다. 힐 박사는 뉴사우스웨일스(NSW)주의 한 시골 마을 예배당에서 단 19명의 성도만이 모여 예배를 드리며 과거 200명이 넘는 이들로 가득 찼던 시절을 그리워하는 한 노성도의 안타까운 사연을 소개했습니다. 그러나 그는 바로 그 일요일 아침에 나이지리아 라고스, 케냐 나이로비, 대한민국 서울, 브라질 상파울루의 교회들은 발 디딜 틈 없이 성도들로 가득 차 넘쳐나고 있었다는 사실을 상기시켰습니다.

역사적으로 기독교의 인구통계학적 중심은 끊임없이 이동해 왔습니다. 1900년에는 전 세계 5억 5,800만 명의 기독교인 중 약 3억 8,100만 명이 유럽에 거주하며 전체의 3분의 2를 차지했습니다. 그러나 2010년에 이르러 전 세계 기독교인은 23억 명으로 급증한 반면, 아프리카는 1,000만 명에서 4억 9,300만 명으로, 아시아는 2,200만 명에서 3억 5,200만 명으로, 라틴아메리카는 6,200만 명에서 5억 4,400만 명으로 폭발적인 성장을 기록했습니다. 반면 유럽 기독교인의 비중은 전체의 4분의 1 수준으로 축소되었습니다. 이는 서구 중심의 기독교 시대가 가고, 비서구권인 '다수 세계(Majority World)'가 기독교의 새로운 중심축으로 우뚝 섰음을 보여줍니다.

성령이 디자인하신 다중심적·다국어적 교회

성경은 처음부터 단 하나의 문화나 언어로만 통일된 교회를 지향하지 않았습니다. 창세기 12장에서 하나님께서 아브라함을 부르실 때 이미 "땅의 모든 족속"이 복을 얻을 것이라는 우주적 약속을 담으셨으며, 오순절 성령 강림 사건 역시 각국의 언어로 하나님의 큰일을 듣게 하심으로써 다국어적이고 다중심적인 교회의 탄생을 알렸습니다.

힐 박사는 사도행전 15장의 예루살렘 공의회가 이방인 신자들에게 유대교적 문화를 강요하지 않기로 결의한 사건을 언급하며, 성령께서는 각 사람의 모국어와 고유한 문화 속에서 복음이 꽃피우기를 원하신다고 강조했습니다. 따라서 호주 교회가 나아가야 할 방향은 과거의 백인 중심적 영광에 머무는 것이 아니라, 이미 호주 사회 곳곳에 깊숙이 자리 잡은 다양한 다문화·다인종 신앙 공동체와 협력하여 성령의 풍성한 역사를 함께 경험하는 것입니다.

건강한 연대를 위한 세 가지 경계점

다수 세계 및 다문화 교회와의 진정한 연대를 이루기 위해 호주 교회는 다음과 같은 세 가지 성찰적 태도를 가져야 합니다.

1. 단순한 숫자적 지표와 참된 제자도를 구별해야 합니다. 교인의 숫자가 늘어나는 것과 영적으로 성숙한 제자가 되는 것은 별개의 문제이며, 과거 서구 교회가 겪었던 명목주의적 신앙의 한계를 경계해야 합니다.

2. 양적 성장과 영적 건강성을 혼동해서는 안 됩니다. 다수 세계의 급격한 성장 이면에는 가난한 이들의 절박함을 자양분 삼아 왜곡된 물질적 축복을 약속하는 '번영신학'의 폐해가 존재함을 직시하고 영적 분별력을 유지해야 합니다.

3. 다문화 교회를 향한 온정주의나 낭만화를 경계해야 합니다. 비서구권 교회를 단순히 지친 서구 신앙을 치유하기 위한 영적 도구나 이국적인 구경거리로 취급하는 것은 또 다른 형태의 영적 식민주의가 될 수 있습니다. 이들을 동등한 주체이자 동역자로 존중해야 합니다.

다문화 공존을 위한 구체적인 삶의 실천

호주 연합교회는 이러한 비전이 단순한 구호에 그치지 않도록 일상에서 실천할 수 있는 구체적인 행동 방안을 제안했습니다.

먼저 서재의 책장부터 변화를 주어야 합니다. 아프리카의 콰메 베디아코(Kwame Bediako), 아시아의 고야마 고스케(Kosuke Koyama), 라틴아메리카의 레네 파디야(René Padilla) 등 다수 세계와 원주민 신학자들의 저서를 깊이 읽으며 서구 중심적 신학의 좁은 시야를 넓히는 노력이 필요합니다.

또한 자신이 살고 있는 지역 사회의 다문화 이웃들을 돌아보아야 합니다. 현재 호주의 많은 도시에는 한국어, 사모아어, 통가어, 아랍어, 페르시아어 등을 사용하는 수많은 다문화 회중들이 예배당을 빌려 예배를 드리고 있습니다. 이들과 함께 식탁의 교제를 나누며 서로의 신앙 이야기를 경청하고, 더 나아가 교단 구조 내에서 이들이 실질적인 리더십을 발휘할 수 있도록 제도적 장벽을 허무는 일에 동참해야 합니다.

[EDITOR'S NOTE]
호주 교회의 예배당이 비어가는 현실 속에서 들려오는 "예배당은 작아졌지만, 교회는 더 커졌다"는 메시지는 우리에게 깊은 위로와 도전을 줍니다. 우리는 종종 눈앞에 보이는 낡은 건물과 줄어드는 성도 수에 매몰되어, 온 우주와 열방 가운데 지금도 살아 역사하시는 하나님의 거대한 구원 드라마를 보지 못할 때가 많습니다. 

특별히 호주 땅에서 나그네이자 동시에 하늘나라의 시민으로 살아가는 한인 이민 교회와 성도들은 더 이상 소수민족이라는 변두리 의식에 갇혀 있을 필요가 없습니다. 우리는 하나님께서 이 마지막 때에 호주와 오세아니아 땅을 새롭게 하시기 위해 보내신 글로벌 기독교의 핵심 통로이자 성령의 동역자들입니다. 우리의 예배 처소가 비록 작고 초라해 보일지라도, 온 땅의 언어와 문화를 통해 찬양받기 원하시는 주님의 거대한 우주적 교회에 우리가 온전히 연결되어 있음을 신뢰합시다. 예배당의 크기가 아닌, 주님의 사랑과 공의의 크기로 세상을 변화시키는 오세아니아의 모든 성도들이 되기를 소망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