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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주 식탁의 숨겨진 모순: 생활고로 유통기한 지난 음식 찾지만 연간 760만 톤은 버려져

OCJ 2026. 8. 18. 05:04

최근 호주에서 생활비 위기가 심화되면서 많은 호주인들이 식비를 아끼기 위해 유통기한이 지난 음식까지 섭취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하지만 이와 동시에 식품 라벨에 표기된 날짜에 대한 오해로 인해 매년 760만 톤 이상의 멀쩡한 음식이 버려지는 모순적인 상황이 벌어지고 있습니다.

 


금융 비교 사이트 파인더(Finder)의 최근 설문조사에 따르면, 응답자의 14%가 돈을 절약하기 위해 기한이 지난 음식을 먹은 적이 있다고 답했습니다. 또한 1,010명의 참가자 중 68%는 식료품을 감당하기 위해 다양한 비용 절감 조치를 취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이러한 상황에서도 많은 가정에서는 식품 안전과 직결된 '소비기한(use-by)'과 품질의 척도인 '품질유지기한(best-before)'의 의미를 정확히 알지 못해 불필요한 금전적 손실을 겪고 있습니다. 엔드 푸드 웨이스트 오스트레일리아(End Food Waste Australia)와 함께 관련 연구를 진행한 RMIT 대학교 루카스 파커 부교수는 "소비자의 약 50% 이상이 두 기한의 차이를 알지 못해 혼란을 겪고 있습니다"라고 지적했습니다.

2021년 호주 정부가 지원한 전국 단위 연구와 기후변화·에너지·환경·수자원부(DCCEEW) 통계에 따르면, 호주에서는 1인당 약 300kg, 총 760만 톤의 음식물 쓰레기가 매년 발생하고 있습니다. 이로 인해 호주 경제는 366억 달러의 비용을 치르고 있으며, 가정마다 매년 최대 2,500달러어치의 음식을 버리는 것으로 추산됩니다. 특히 음식물 폐기의 가장 흔한 이유 중 하나로 '기한 경과'가 꼽혔습니다.

호주 및 뉴질랜드 식품기준청(FSANZ)에 따르면, '소비기한(use-by)'은 해당 날짜까지만 섭취가 안전하다는 것을 의미하며, 기한이 지나면 합법적으로 판매할 수 없습니다. 신선육과 같이 부패하기 쉬운 제품에 주로 적용됩니다. 반면 '품질유지기한(best-before)'은 날짜가 지나도 품질이 최상은 아닐 수 있지만 여전히 안전하게 섭취 및 판매가 가능하다는 것을 뜻하며, 시리얼이나 파스타 등 상온 보관 제품에 주로 사용됩니다.

이에 식품 구호 단체인 오즈하베스트(OzHarvest)는 20년 이상 유지되어 온 날짜 표기 시스템을 개편해야 한다고 촉구하고 있습니다. 이 단체의 카틴카 데이 정책 옹호 부문 총괄은 우유와 같은 제품의 표기를 '소비기한'에서 '품질유지기한'으로 변경하여, 소비자가 직접 냄새를 맡고 상태를 확인하는 '후각 테스트(sniff test)'를 통해 식품의 상태를 판단하도록 장려해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최근 네슬레(Nestlé) 역시 일부 매기(MAGGI) 인스턴트 라면 포장에 "기한이 지났다면 냄새를 맡고, 살펴보고, 맛을 보아 음식물 쓰레기를 줄이세요"라는 문구를 추가하며 이러한 움직임에 동참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식품 안전 전문가들은 이러한 후각 테스트가 모든 식품에 일괄적으로 적용되어서는 안 된다고 경고합니다. 호주 식품안전정보위원회(Food Safety Information Council)의 리디아 부흐트만 CEO는 "일부 식품은 냄새가 완전히 정상이어도 질병을 유발하는 박테리아나 바이러스를 포함할 수 있기 때문에 냄새에만 의존하는 것은 위험할 수 있습니다"라고 강조했습니다.

뉴사우스웨일스 대학교(UNSW) 식품 미생물학 부교수인 줄리언 콕스 박사 역시 식품의 종류에 따라 위험도가 크게 다르다고 설명했습니다. 통조림이나 시리얼처럼 상온 보관이 가능한 식품은 기한이 지나도 냄새로 상태를 확인하는 것이 대체로 안전하지만, 자른 멜론과 같이 부패하기 쉬운 식품은 외관과 냄새가 정상이어도 유해균이 번식하기 매우 쉽다고 지적했습니다. 또한 고기류의 경우에는 반드시 표기된 소비기한을 엄격히 지켜야 한다고 당부했습니다.

전문가들은 서늘하고 어두운 곳에 올바르게 보관하는 것만으로도 품질유지기한이 있는 식품의 수명을 크게 연장할 수 있다고 조언합니다. 명확한 라벨 이해와 올바른 보관법은 생활비를 절약할 뿐만 아니라, 엄청난 규모의 환경적 손실을 막는 중요한 첫걸음이 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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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디터의 노트]
치솟는 물가로 가계의 식탁 부담이 커지는 가운데, 우리가 매일 마주하는 식품 라벨에 대한 오해가 엄청난 경제적, 환경적 낭비로 이어지고 있다는 점은 깊은 시사점을 던져줍니다. 주어진 자원을 아끼고 바르게 사용하는 것은 단순히 생활비를 절약하는 것을 넘어, 우리가 사는 지구를 돌보는 청지기적 실천이기도 합니다. 식품의 안전을 지키면서도 낭비를 최소화할 수 있도록 일상 속 현명한 소비 습관을 돌아보아야 할 때입니다.

#호주 생활비 #음식물 쓰레기 #소비기한 #식품 안전 #환경 보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