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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보기 →"목회자 생계, 개교회의 몫이 아닌 공교회의 책임"…기장, '목회자 참여소득' 대안 제시
벼랑 끝에 선 목회자들의 경제적 현실
한국기독교장로회(기장) 총회가 목회자들의 최저 생계 보장과 지속 가능한 목회 환경을 조성하기 위해 개교회주의를 넘어선 공교회적 책임을 강조하고 나섰다. 기장 총회 목회자최저생계비연구 특별위원회는 지난 7월 30일 서울 종로구 총회본부 대회의실에서 '제110회 총회 목회자 최저생계비 공청회'를 열고, 목회자 생계 문제를 개교회의 책임이나 개인의 희생으로 치부하던 기존의 시각에서 벗어나 교단 차원의 새로운 소득 보장 방안을 논의했다.

현재 한국교회 소형 교회와 농어촌 교회, 그리고 부교역자들이 마주한 경제적 현실은 매우 엄중하다. 특별위원회가 발표한 교역자 생활비 자료에 따르면, 기장 총회 소속 단독목회자의 월평균 기본 사례비는 약 140만 원, 부교역자는 약 180만 원 수준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기장 총회는 현재 예산 4,000만 원 이하, 월 생활비 140만 원 미만 등의 기준을 충족하는 교역자에게 '생활보장제'를 통해 월 최대 42만 원을 지원하고 있으나, 이를 모두 합산하더라도 단독목회자의 월 소득은 182만 원에 그친다. 이는 2026년 최저임금 기준 월 환산액인 215만 6,880원보다 약 33만 원이나 적은 금액이다. 특별위원회 정용택 전문위원은 "현행 지원 방식만으로는 목회자의 기본 생활과 지속 가능한 사역을 보장하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개교회주의가 낳은 양극화와 구조적 과제
이날 주제강연을 맡은 정재영 교수(실천신학대학원대학교)는 한국교회 목회자의 빈곤 문제를 개인의 무능이나 청빈의 미덕이 아닌, 한국 개신교의 쇠퇴와 개교회주의가 맞물려 발생한 구조적 문제로 진단했다. 정 교수는 사회학적 분석을 통해 과거 목회자의 과잉 공급과 교회 성장 정체가 겹치면서 목회자 간 소득 양극화가 심화되었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2023년 기준 목회자 월 평균 사례비는 216만 원으로, 2012년의 213만 원과 비교해 물가 상승률을 감안하면 실질 소득이 오히려 감소한 셈이다.
정 교수는 이러한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다음과 같은 대안적 방안들을 제시했다.
1. 개교회의 성장을 목회 성공으로 여기는 개교회주의적 배타성을 탈피하고 공교회성을 회복해야 한다.
2. 교단 차원에서 실질적인 사례비 기준과 원칙을 수립해야 한다.
3. 신학교 정원 조정을 통해 목회자 수급을 조절하고 무분별한 개척을 지양해야 한다.
4. 목회자 이중직을 현실적으로 수용하고 국민기초생활보장제도 등 국가의 공적 복지 제도를 적극 활용해야 한다.
상생과 자립을 위한 '기장형 목회자 참여소득'
이러한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특별위원회가 제시한 핵심 대안은 바로 '참여소득(Participatory Income)' 제도다. 참여소득은 목회자의 소득이 일정 기준에 미치지 못할 경우, 개교회와 노회, 총회가 부족분을 함께 분담하여 보완하는 교단 차원의 보충형 소득 보장 제도다. 기존의 단순한 시혜적 생계 지원을 넘어, 목회자가 행하는 예배, 교육, 상담, 돌봄, 지역사회 봉사 등 다양한 목회 활동의 사회적·영적 가치를 '사회적 기여'로 공식 인정하자는 취지다.
정용택 전문위원은 "참여소득은 가족 돌봄이나 자원봉사처럼 공동체 유지에 필수적인 활동을 사회적 기여로 인정해 주는 선진적 제도"라며, "교단이 목회자에게 최소한의 생활 기반을 제공하고, 목회자는 그 토대 위에서 생계 걱정 없이 교회와 지역사회를 더 책임 있게 섬기는 상생 모델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는 기존의 생활보장제를 완전히 폐기하는 것이 아니라, 한 단계 발전시킨 '생활보장제 2.0'으로의 전환을 의미한다.
사역의 지속 가능성을 위한 교단의 공동 책임
이번 공청회는 목회자 생계 문제를 더 이상 개인의 영성과 헌신이라는 프레임에 가두지 않고, 공교회가 함께 짊어져야 할 본질적 사명으로 선언했다는 점에서 교계 안팎에 큰 울림을 주고 있다. 이훈삼 기장 총회 총무는 인사말을 통해 "목회자가 생계 걱정 없이 사역에 전념하도록 돕는 것은 특혜가 아니라, 교회가 존재 목적과 사명을 이어가기 위해 반드시 마련해야 할 공동의 토대"라고 강조했다.
기장 총회는 이번 공청회에서 수렴된 현장의 목소리를 바탕으로 구체적인 제도화 방안을 다듬어 갈 계획이다. 또한 목회자 수급 불균형 문제와 생계 보장을 보다 통합적이고 장기적으로 연구할 수 있는 전담 위원회 구성을 총회에 헌의할 예정이어서, 향후 한국교회 전반의 공교회성 회복 운동에 중요한 이정표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
[EDITOR'S NOTE]
성경은 "일꾼이 그 삯을 받는 것은 마땅하다"(누가복음 10:7)고 말씀하시며, 그리스도의 몸 된 교회가 서로 고통과 기쁨을 함께 나누어 분쟁이 없게 하라고 가르칩니다(고린도전서 12:25-26). 그동안 한국교회는 '거룩한 가난'이라는 명목 아래 목회자들의 경제적 고통을 방임하거나, 대형 교회와 소형 교회 간의 극심한 양극화를 개교회의 책임으로 돌려왔던 것이 사실입니다. 이번 기장 총회가 제안한 '목회자 참여소득'은 초대교회가 물건을 서로 통용하며 가난한 자가 없게 했던 유무상통(有無相通)의 정신을 현대적으로 재해석한 아름다운 시도입니다. 목회자가 생계의 불안에서 벗어나 하나님이 맡기신 양 떼를 기쁨으로 돌볼 수 있도록, 이 따뜻한 논의가 한국을 넘어 오세아니아와 전 세계 한인 교회 공동체 전반으로 확산되기를 소망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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