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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보기 →"목회자 청빙은 오디션이 아닌 신학적 사건"... 한국교회 건강한 세대교체 길을 묻다
향후 10년 내 한국교회 목회자 3명 중 1명이 은퇴를 맞이할 것으로 전망되는 가운데, 교회의 미래를 결정짓는 목회자 세대교체와 청빙 과정을 전면 재점검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습니다. 교회개혁실천연대(개혁연대)는 지난 7월 21일 서울 중구 공간새길에서 ‘건강한 목회자 세대교체를 위한 교회의 역할’을 주제로 ‘2026 교회개혁 포럼’ 2차 세션을 개최했습니다. 이번 포럼에서는 기업의 직원 채용 방식을 답습한 오늘날의 ‘오디션식 경쟁 설교’ 청빙 관행을 비판하고, 청빙을 공동체의 공적 절차이자 거룩한 신학적 사건으로 회복해야 한다는 대안이 제시되어 교계의 이목을 집중시키고 있습니다.

세대교체, 한국교회의 피해갈 수 없는 시대적 과제
한국교회는 지금 목회자 세대교체라는 거대한 전환기를 지나고 있습니다. 통계에 따르면 향후 10년 안에 한국교회 담임 목회자의 30% 이상이 은퇴를 맞이할 예정이며, 대한예수교장로회 합동 등 주요 교단의 경우 전체 교회의 60% 이상이 새로운 담임목사를 청빙해야 하는 상황에 직면해 있습니다. 그동안 많은 교회들이 준비되지 않은 리더십 교체 과정에서 불투명한 밀실 결정, 세습 논란, 스펙 위주의 심사, 그리고 여러 후보를 매주 강단에 세워 평가하는 경쟁 설교 등으로 극심한 내부 갈등과 성도 간 분열을 겪어왔습니다. 이번 포럼은 이러한 고질적인 문제를 극복하고 공동체가 함께 건강한 미래를 그려나가기 위한 실천적 지혜를 모으는 자리로 마련되었습니다.
"설교 오디션과 기업식 채용 넘어야"... 청빙의 '신학적 정당성' 회복
첫 번째 발제자로 나선 장로회신학대학교 성석환 교수(공적신학과교회연구소 부소장)는 현재 한국교회의 청빙 문화가 신학적으로 심각하게 왜곡되어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성 교수는 "사무엘이 이새의 집에서 외모가 아닌 중심을 보고 다윗을 찾아갔듯이, 청빙은 이력서와 설교 영상으로 직원을 뽑는 오디션이 아니라 공동체가 예의를 갖춰 목회자를 찾아 모셔오는 거룩한 과정"이라고 정의했습니다.
그는 한국교회에서 가장 선호되는 '공개 공모 방식' 역시 시장 질서와 자본주의 시스템을 그대로 답습하는 한계를 지닌다고 꼬집었습니다. 또한 전임자가 후임을 지명하는 '승계 방식'은 사유화의 위험이 있고, 유력 인사들이 제안하는 '추천 방식'은 인맥 중심의 불합리성을 낳으며, 이 두 가지를 병행하는 방식은 교회의 분열을 초래할 수 있다고 분석했습니다. 성 교수는 "사람을 채용한다는 비즈니스적 생각에서 모든 문제가 시작된다"며, 청빙의 민주적 절차뿐만 아니라 그것이 지닌 '신학적 정당성'을 반드시 점검해야 한다고 역설했습니다.
해외 개혁교회 사례와 대안... '교회 프로필'과 '단일 후보 추천'
성석환 교수는 16세기 제네바 개혁교회 칼뱅의 모델과 독일, 미국, 호주 등 해외 주요 개혁교회의 청빙 사례를 비교하며 한국교회가 나아갈 구체적인 대안을 제시했습니다. 해외 개혁교회의 경우, 개별 교회가 청빙을 진행하기에 앞서 교회의 현재 상황과 미래 비전을 담은 '교회 프로필'을 먼저 작성합니다. 이후 노회 등 상급기관이나 전문 신학 검증 기관이 후보자의 신학적 정당성과 자질을 철저히 검증하고, 최종적으로 회중 앞에는 단 1명의 후보만을 추천하여 경쟁 설교를 지양합니다.
이에 기초하여 성 교수는 한국교회를 위한 구체적인 개선안으로 다음의 세 가지를 제안했습니다.
1. 교회의 비전과 정체성을 담은 '교회 프로필'을 사전에 작성할 것.
2. 후보자 검증의 주체를 다원화하여 노회나 신뢰할 수 있는 외부 전문기관에 신학적 검증을 위탁할 것.
3. 경쟁 설교를 지양하고 철저한 검증을 거친 최종 단일 후보 1인만을 회중에게 추천하는 원칙을 회복할 것.
더불어 청빙위원회를 구성할 때 연령과 성별의 대표성을 골고루 확보하여 공동체 전체의 뜻이 반영되도록 해야 한다고 덧붙였습니다.
"환대와 존중"... 새로운 리더십의 연착륙을 위한 성도들의 역할
이어 발제한 신도중앙감리교회 정삼희 목사는 '새로운 목회 리더십 전환을 위한 성도들의 역할'을 주제로 실제적인 목회 현장의 경험을 나누었습니다. 정 목사는 청빙 과정에서 불필요한 갈등을 예방하기 위해 교단 법과 내부 규정을 철저히 준수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습니다. 또한 새로운 목회자가 부임한 이후에는 전임 목회자의 영향력을 일시적으로 최소화하고, 성도들이 신임 목회자와 그의 가족을 공동체의 새로운 가족으로 따뜻하게 환대해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정 목사는 "담임목사를 청빙하는 과정에서는 우리 교회 상황에 적합한지 철저하게 검증해야 하지만, 일단 청빙 절차를 거쳐 공동체가 받아들였다면 그 목회자가 하나님께 받은 은사와 소명을 최대한 발휘할 수 있도록 성도들이 신뢰하고 돕는 것이 성숙한 교회의 모습"이라고 강조했습니다. 결국 완벽한 제도보다 중요한 것은 청빙이라는 거룩한 여정을 온 교우가 함께 만들어가고 그 결과에 기쁨으로 순종하는 공동체의 영적 성숙이라는 점에 포럼 참석자들은 깊이 공감했습니다.
[EDITOR'S NOTE]
목회자 청빙은 단순히 교회의 행정적 공백을 메우기 위한 '구인 광고'나 '직원 채용'이 아닙니다. 그것은 하나님께서 예비하신 영적 지도자를 온 교회가 무릎으로 구하며, 성령의 인도하심을 따라 그 부르심을 공적으로 확증하는 '거룩한 예배'이자 '신학적 사건'입니다.
오늘날 많은 한국교회가 세상의 효율성과 시장 논리를 좇아 목회자들을 무대 위에 세우고 비교하는 '설교 오디션'의 유혹에 빠져 있는 것은 아닌지 뼈아프게 돌아보아야 합니다. 양들을 위해 목숨을 버리는 선한 목자를 구하면서, 마치 기업의 최고경영자(CEO)를 뽑듯 스펙과 화려한 언변만을 평가하는 모순을 멈추어야 합니다.
새로운 리더십을 맞이하는 세대교체의 전환기는 교회가 분열하는 위기가 아니라, 공동체의 존재 이유와 비전을 재확인하는 축복의 기회가 될 수 있습니다. 우리 주 예수 그리스도께서 교회의 머리이심을 온전히 인정할 때, 청빙의 모든 과정은 인간의 정치를 넘어 하나님의 주권적 섭리를 경험하는 은혜의 통로가 될 것입니다. 오세아니아를 비롯한 전 세계 한인 교회들도 이러한 개혁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이며, 더욱 성숙하고 투명하며 신학적으로 건강한 청빙 문화를 세워나가기를 간절히 기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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