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체험으로 내재화되는 참된 지식: 한동대 박성진 총장이 제시하는 기독교적 '앎'의 지평

OCJ 2026. 7. 15. 05:05

지식의 홍수 속에서 살아가는 현대 그리스도인들에게 참된 '앎'이란 무엇인가? 최근 한동대학교 박성진 총장이 기독교적 관점에서 바라본 지식의 본질과 이를 삶으로 내재화하는 체험의 중요성을 역설해 교계와 교육계의 큰 주목을 받고 있다. 박 총장은 지식이 단순한 정보 습득을 넘어 영성, 인성, 지성으로 통합되기 위해서는 반드시 삶의 고난과 실천이라는 체험의 용광로를 거쳐야 한다고 강조한다. 세속적 가치관과 다원주의 흐름 속에서 기독교 교육의 정체성을 고민하는 오세아니아 지역의 기독교 공동체에도 시사하는 바가 크다.

 


이성과 계시, 보수와 진보의 아름다운 조화

서양의 지식 체계는 이성을 기반으로 하는 헬라 사상과 하나님의 계시를 기반으로 하는 히브리 사상이라는 두 축으로 발전해 왔다. 박 총장에 따르면, 이성만을 강조하면 인간의 한계를 뛰어넘기 어렵고, 반면 계시만을 맹신하면 현실과 동떨어진 허황된 지식에 빠질 위험이 있다. 기독교적 지식은 이 두 가지가 조화를 이룰 때 비로소 온전해진다. 이는 아우구스티누스의 '고백록'이나 토마스 아퀴나스의 '신학대전'이 당대의 이성과 성경의 특별계시를 조화시키려 했던 숭고한 노력에서도 잘 드러난다.

아울러 지식은 역사적 연속성을 담보하는 보수의 가치와, 새로운 일을 행하시는 하나님의 역사 속에서 변화를 지향하는 진보의 가치가 균형을 이루어야 한다. 한 가지만 극단적으로 강조될 때 성장은 멈추거나 뿌리가 흔들리게 되며, 인류의 지식은 이 둘의 조화 속에서 비로소 건강하게 발전할 수 있다.

나무와 숲을 동시에 보는 '큰 그림'의 교육

오늘날 쏟아지는 비기독교적 지식의 범람 속에서 다음세대를 위한 영적 분별력 교육은 그 어느 때보다 절실하다. 박 총장은 점토 인형을 만들기 전에 철사로 뼈대를 세우듯, 교육이 지식의 전체적인 '큰 그림'을 먼저 제공해야 한다고 제안한다. 이를 통해 초기에 지식이 축적되어 임계치에 도달하면, 산발적인 지식의 퍼즐 조각들이 제자리를 찾아가며 학생 스스로 나무와 숲을 동시에 볼 수 있는 안목을 갖추게 된다.

이러한 지식 체계의 중심에는 신학, 인문학, 전문지식이라는 세 가지 축이 존재한다. 모든 전문지식은 하나님이 창조하신 세상을 탐구하는 도구이며, 이는 인간을 창조하신 하나님을 아는 지식(신학)과 인간에 대한 깊은 이해(인문학)를 바탕으로 해석될 때 비로소 온전한 가치를 지닌다. 호세아 4장 6절의 "내 백성이 지식이 없으므로 망하는도다"라는 경고는 단순한 학문적 지식을 넘어, 세상을 다각도로 바라보고 하나님을 경외하는 통전적 지식의 결여를 뜻한다.

믿음이라는 렌즈와 역사적 유산의 회복

동일한 과학적 사실이라 할지라도 그것을 해석하는 렌즈는 결국 개인의 '믿음'에 달려 있다. 천체물리학자 스티븐 호킹이 무신론적 관점에서 우주를 바라본 반면, 노벨 생리학상 수상자인 존 에클스나 수많은 크리스천 과학자들은 정교한 DNA 구조와 우주의 법칙 속에서 창조주 하나님의 손길을 발견하고 고백한다. 이는 전문지식에 대한 해석의 뿌리가 결국 신학적 신념과 맞닿아 있음을 보여준다.

또한, 박 총장은 우리가 누리고 있는 자유민주주의와 자본주의 시장경제와 같은 사회적 유산들이 종교개혁 이후 개신교 신앙인들에 의해 발전되어 온 역사적 사실을 상기시킨다. 오늘날 기독교인들 사이에서 이러한 역사의식이 점차 옅어지고 있는 현실을 지적하며, 지식이 형성된 역사적 배경과 기원을 올바르게 이해하는 것이 왜곡된 지식을 바로잡는 열쇠라고 조언한다.

삶의 체험을 통해 완성되는 참된 '야다(Yada)'의 앎

성경이 말하는 참된 지식은 머리로만 이해하는 추상적 개념이 아니다. 성경에서 '안다'는 것은 히브리어 '야다(Yada)'로, 아담과 하와가 동침하는 것과 같은 깊고 친밀한 인격적 관계와 체험을 뜻한다. 우리는 말씀을 배울 때 마음속 깊은 깨달음을 얻기도 하지만, 이 지식이 확실한 삶의 무기가 되기 위해서는 반드시 고난과 실천이라는 체험의 과정을 통과해야 한다.

예수 그리스도께서 겟세마네 동산의 기도를 거쳐 십자가에서 죽으심으로 부활의 첫 열매가 되셨듯, 죽음의 고통 속에서만 비로소 깨달을 수 있는 부활의 신앙과 지식이 존재한다. 박 총장은 신학과 인문학, 그리고 각자의 전문지식이 이처럼 삶의 고난과 순종이라는 체험을 통해 영성(Spirituality), 인성(Character), 지성(Intellect)으로 내재화될 때 비로소 세상을 변화시키는 기독교적 소명이 완성된다고 전했다.

[EDITOR'S NOTE]

정보는 넘쳐나지만 참된 지혜는 갈급한 시대에 살고 있습니다. 한동대 박성진 총장의 제언은 오늘날 기독교 교육과 성도들의 삶이 나아가야 할 이정표를 제시합니다. 성경을 읽고 교리를 공부하는 것은 소중한 출발점이지만, 그것이 삶의 현장에서 이웃을 사랑하고, 고난을 견디며, 십자가를 지는 '체험'으로 번역되지 않는다면 그 지식은 울리는 꽹과리에 불과할 것입니다. 

특히 다문화와 세속화의 거센 도전 앞에 직면한 호주, 뉴질랜드, 그리고 태평양 도서국 등 오세아니아의 기독교 교육기관들과 성도들 역시 머리의 지식을 넘어, 삶의 매 순간 그리스도와 깊이 연합하는 '야다'의 앎을 사모하기를 소망합니다. 우리의 삶이 하나님의 살아계심을 증명하는 가장 강력한 체험적 지식의 현장이 되기를 기도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