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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조의 신비는 획일성에 갇히지 않는다"… 과학자 김영웅 박사가 전하는 '질문하는 신앙'과 창조의 다양성

OCJ 2026. 7. 13. 04:36

최근 한국 교계에서 과학과 신앙의 관계를 둘러싼 논쟁이 뜨겁게 달아오르는 가운데, 한 그리스도인 과학자의 고백과 제언이 잔잔한 울림을 주고 있습니다. 기초과학연구원(IBS) 유전체교정연구단 선임연구원이자 에세이 작가인 김영웅 박사는 지난 7월 12일 언론 인터뷰를 통해 자신의 신앙 여정과 과학자로서 바라보는 창조의 신비에 대해 깊이 있는 통찰을 전했습니다.

 

 

그의 목소리는 지난 5월 한국의 주요 교단 중 하나인 기독교대한성결교회(기성)가 '유신진화론'을 이단으로 결의한 사태와 맞물려, 신앙과 이성의 조화를 고민하는 전 세계 그리스도인들에게 중요한 화두를 던지고 있습니다. 오세아니아를 비롯한 글로벌 기독교 공동체 역시 과학 기술의 급격한 발전 속에서 어떻게 건강한 창조 신앙을 지켜나갈 것인지 고민하는 시점이기에 그의 고백은 더욱 남다른 의미로 다가옵니다.

교회 안의 독선과 배제를 극복하고 하나님의 넓고 깊은 창조 섭리를 품어야 한다고 강조하는 김영웅 박사의 신앙적 성찰을 세 가지 핵심 주제로 나누어 살펴봅니다.

성공의 문턱에서 겪은 좌절, 그리고 '질문하는 신앙'으로의 전환


김영웅 박사의 신앙은 미국 유학 시절 겪었던 삶의 큰 시련을 통과하며 완전히 새롭게 빚어졌습니다. 경제적 여유 없이 막무가내로 떠난 미국 땅에서 그는 유일한 안식처가 되어줄 것이라 믿었던 교회에서 오히려 소외감과 환멸을 경험했습니다. 성공 가도를 달릴 때는 환대받았으나, 한 번 넘어지자 욥의 친구들처럼 자신을 바라보는 교인들의 시선 속에서 그는 교회가 약한 자를 위로하는 곳이 아닌, 사적 욕망과 기득권을 보호하는 곳으로 변질되었음을 뼈아프게 느꼈습니다. 

그러나 이 깊은 영적 침체기는 그를 '순응하는 신앙인'에서 '질문하는 신앙인'으로 성장시키는 결정적 계기가 되었습니다. 그는 캘리포니아에서 만난 평범한 교민과의 대화, 그리고 신학 서적들과의 치열한 만남을 통해 자신이 그동안 맹목적으로 믿어왔던 '진리'가 어쩌면 수많은 해석 중 하나일 뿐이었다는 사실을 깨달았습니다. 특히 창조과학의 획일적인 주장들을 비판적으로 검토하기 시작하면서, 과학과 신학의 대화(과신대) 활동에 참여하게 되었고, 이성과 신앙이 충돌하지 않고 서로를 풍성하게 채워줄 수 있음을 온몸으로 경험했습니다.

생물학의 언어로 고백하는 창조주 하나님의 설계


생명과학자로서 김 박사는 자신이 연구하는 세포와 유전자 속에서 날마다 하나님의 일하심과 신비를 발견합니다. 그의 저서 《과학자의 신앙 공부》에 등장하듯, 그는 인슐린, 알레르기, 줄기세포 같은 생물학적 원리들을 하나님의 성품과 복음의 공공성을 이해하는 독특한 통로로 삼습니다. 

그는 그리스도인을 '적혈구'에, 복음을 '헤모글로빈'에 비유하며, 산소이신 예수 그리스도와 결합하지 못한 채 영적 저산소증에 걸려 있는 오늘날 교회와 신자들의 모습을 안타까워합니다. 또한 우리 몸의 알레르기 반응이 다양성의 증거인 것처럼, 기독교 신앙 안에도 하나의 공통분모 위에서 다채로운 해석과 고백이 존재할 수 있다고 말합니다. 김 박사에게 과학은 하나님의 창조 세계가 '어떻게' 작동하는지를 밝혀내는 도구이며, 신학은 그 세계가 '왜' 존재하며 우리가 어떻게 살아야 하는지를 알려주는 나침반입니다. 따라서 과학적 발견은 신앙을 위협하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하나님의 창조를 더욱 깊고 풍성하게 예배하도록 돕는 선물입니다.

교회의 배제와 독단을 넘어 다양성의 공론장으로


김영웅 박사는 최근 한국 교계 일각에서 일어난 유신진화론 이단 결의에 대해 강한 우려와 비판의 목소리를 냈습니다. 그는 성경의 진리는 변하지 않지만 과학 이론은 시대에 따라 변화하고 발전하는 것인데, 교회가 특정 과학 이론이나 성경 해석을 절대화하여 교리화하려는 데서 비극이 시작된다고 지적합니다. 과학적 사실 여부를 떠나, 질문하고 토론하는 학문적 노력을 이단이라는 프레임으로 묶어 배제하는 행태는 예수 그리스도의 포용 정신과 어긋난다는 것입니다.

그는 창세기 1장에서 하나님이 수많은 종류의 생물을 창조하셨듯, 생명과 신앙의 가장 아름다운 핵심 가치는 '다양성'에 있다고 역설합니다. 따라서 교회는 임신 중절, 조력 존엄사, 성소수자 문제 등 현대 사회의 민감하고 복잡한 주제들을 무조건 정죄하고 진멸하려 하기보다, 대화의 테이블 위로 올려놓고 함께 고민하는 성숙함을 보여주어야 한다고 제안합니다. 배제와 정죄 대신 존중과 대화를 선택할 때 비로소 교회가 세상 속에서 잃어버린 신뢰를 회복할 수 있다는 것이 그의 흔들림 없는 확신입니다.

[EDITOR'S NOTE]
호주와 뉴질랜드 등 다문화·다종교 사회 속에서 살아가는 오세아니아의 그리스도인들 역시 신앙과 현대 과학의 긴장 관계를 자주 마주하곤 합니다. 사도 바울은 로마서 1장 20절을 통해 "창세로부터 그의 보이지 아니하는 것들...이 그가 만드신 만물에 분명히 보여 알려졌나니"라고 선포했습니다. 하나님이 만드신 대자연의 질서를 탐구하는 과학은 결코 신앙의 적이 될 수 없습니다. 

우리가 인간의 좁은 지식과 특정한 해석의 틀 안에 창조주 하나님을 가두고 다른 목소리를 '이단'이라는 이름으로 손쉽게 배제하려 할 때, 우리는 스스로 하나님의 위대하심을 제한하는 우를 범하게 됩니다. 김영웅 박사의 고백처럼, 우리 안의 정직한 질문들을 두려워하지 않고 창조의 다채로움을 포용하는 넉넉한 신앙 공동체로 나아갈 수 있기를 소망합니다. 오세아니아와 전 세계의 교회들이 정죄와 진멸의 언어가 아닌, 경청과 사랑의 언어로 세상과 소통하며 참된 복음의 공공성을 회복해 나가기를 간절히 기도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