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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보기 →네덜란드서 12세 미만 아동 안락사 첫 시행… 교계, "취약한 생명 보호가 최우선 가치되어야" 우려
최근 네덜란드에서 관련 법 개정 이후 최초로 12세 미만 아동에게 안락사가 시행된 사실이 공식 확인되면서, 생명윤리와 조력사망을 둘러싼 전 세계적인 논란이 다시금 뜨겁게 달아오르고 있습니다. 특히 기독교계와 생명 보호 단체들은 안락사의 허용 범위가 스스로 온전한 판단을 내리기 어려운 아동과 장애인 등 사회적 약자층으로 무분별하게 확대되는 흐름에 대해 깊은 우려를 표명하고 있습니다.

아동에게까지 넓혀진 안락사의 문
소피 헤르만스 네덜란드 보건장관은 의회에 보낸 서한을 통해 2025년 말 12세 미만 아동의 안락사 사례가 감독기구에 보고되었다고 밝혔습니다. 해당 아동의 나이, 성별, 질환 등 구체적인 신원 정보는 사생활 보호를 위해 공개되지 않았으나, 이는 네덜란드가 2024년 안락사 허용 대상을 1세에서 12세 사이의 아동으로 확대한 이후 보고된 첫 번째 사례입니다.
네덜란드는 지난 2002년 세계 최초로 성인 안락사를 합법화한 이후, 기존에는 1세 미만 영아와 12세 이상 미성년자에게만 제한적으로 안락사를 허용해 왔습니다. 그러나 불치병으로 극심한 고통을 겪는 아동의 고통을 덜어주어야 한다는 의료계의 요구에 따라 법을 개정해 1~12세 아동에게도 예외적으로 안락사를 적용할 수 있도록 길을 열었습니다. 의사의 불치 판정과 부모의 동의, 그리고 아동 본인의 참여가 필수 조건이지만, 의사결정 능력이 미성숙한 아동에게까지 죽음을 선택할 권리를 부여하는 것이 타당한가에 대한 논쟁은 피할 수 없게 되었습니다.
전 세계로 확산되는 조력사망과 약자의 위기
이러한 흐름은 네덜란드에만 국한되지 않습니다. 벨기에는 이미 2014년에 안락사 연령 제한을 완전히 폐지했으며, 캐나다는 2016년 의료조력사망(MAID)을 합법화한 데 이어 2021년에는 말기 환자가 아니더라도 회복 불가능한 질환이나 장애가 있는 사람으로 대상을 넓혔습니다.
문제는 안락사 제도가 확대될수록 사회적 취약계층이 보호받기보다 오히려 죽음을 선택하도록 압박받는 부작용이 속출한다는 점입니다. 실제로 캐나다에서는 빈곤, 노숙, 돌봄 공백 등 경제적·사회적 어려움을 견디지 못해 조력사망을 선택한 안타까운 사례들이 잇따라 보고되면서 사회적 공분을 샀습니다. 이에 캐나다 의회 위원회는 정신질환만을 이유로 한 조력사망 허용을 무기한 배제하라고 권고하는 등 제도 보완에 나서고 있습니다.
기독교계의 경고: 자기결정권의 한계와 생명의 존엄성
국내외 기독교계와 생명윤리 전문가들은 안락사 옹호론자들이 주장하는 '자기결정권'이 아동이나 장애인, 중증 질환자처럼 스스로 온전한 판단을 내리기 어려운 이들에게 동일하게 적용되어서는 안 된다고 강력히 경고합니다.
성산생명윤리연구소 문지호 부소장은 데일리굿뉴스 등과의 인터뷰에서 부모의 동의가 있다 할지라도 그것이 당사자인 아동의 온전한 의사인지, 혹은 주변의 무언의 압력이나 유도에 의한 것인지 판단하기는 매우 어렵다고 지적했습니다. 그는 아동이나 장애인처럼 스스로를 방어하고 판단하기 어려운 이들은 사회가 더욱 두텁게 보호해야 하며, 돌봄의 책임을 가족에게만 전가할 것이 아니라 국가와 의료계가 함께 분담하는 제도적 안전망을 강화해야 한다고 제언했습니다.
교회가 세워야 할 생명 존중의 문화
최근 발표된 네덜란드 보건부 보고서에 따르면, 네덜란드 전체 사망자 중 안락사가 차지하는 비중은 1999년 1.9%에서 2024년 약 6%로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안락사가 한 번 허용되면 그 대상과 적용 범위가 걷잡을 수 없이 넓어지며, 생명에 대한 사회적 감수성이 무뎌질 수 있음을 보여주는 경고등입니다.
이에 교계는 교회가 단순히 안락사 법안에 반대하는 목소리를 내는 것을 넘어, 모든 생명은 하나님의 형상대로 창조되었다는 성경적 가치를 온 사회에 확산시켜야 한다고 입을 모읍니다. 인간을 경제적 효용성이나 간병의 부담이라는 잣대로 평가하지 않고, 생명 그 자체로 바라보는 돌봄 공동체를 교회가 먼저 구축해야 한다는 책임론이 힘을 얻고 있습니다.
[EDITOR'S NOTE]
네덜란드의 아동 안락사 첫 시행 소식은 생명의 주권이 오직 창조주 하나님께 있음을 고백하는 그리스도인들에게 깊은 탄식과 성찰을 안겨줍니다. 특히 안락사 및 조력사망(Voluntary Assisted Dying) 제도가 점진적으로 도입 및 시행되고 있는 호주와 뉴질랜드 등 오세아니아 지역의 기독교 공동체에도 이번 사건은 결코 남의 일이 아닙니다.
고통을 끝내기 위해 생명을 끝내야 한다는 세상의 논리 앞에, 교회는 고통 속에서도 하나님의 은혜와 존엄을 지킬 수 있도록 돕는 진정한 '돌봄과 동행의 공동체'가 되어야 합니다. 아동과 환우, 그리고 간병의 무거운 짐을 진 가정들이 절망 속에서 죽음을 선택하지 않도록, 오세아니아의 모든 교회가 사랑의 안전망을 촘촘히 짜고 생명의 문화를 선도해 나가기를 기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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