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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오스크 앞에서 멈춰 선 어르신들… 디지털 소외 극복을 위한 교회의 '디지털 돌봄'이 필요하다

OCJ 2026. 7. 3. 04:53

최근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올라온 한 청년의 글이 많은 이들의 가슴을 울렸습니다. 모바일 애플리케이션으로 기차표를 예매해 편안히 좌석에 앉아 가던 청년은, 현장 발권밖에 할 줄 몰라 표를 구하지 못하고 열차 통로에 입석으로 서서 가는 어르신들을 보며 마음이 무거웠다고 고백했습니다. "우리 부모님도 스마트폰 앱을 쓸 줄 몰라 늘 제가 대신 예매해 드린다"며 어르신들을 위한 대책을 묻는 그의 글은, 디지털 전환이 가져온 편리함이 모두에게 공평하게 주어지지 않고 있음을 단적으로 보여줍니다. 스마트 기기가 일상화된 오늘날, 기술의 장벽 앞에 소외된 고령층을 품는 교회의 역할이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해지고 있습니다.

 

▲키오스크를 이용 중인 어르신 모습. (사진출처 = 연합뉴스)


편리함 이면의 그늘, 생존을 위협하는 디지털 격차


스마트폰 앱을 통한 교통편 예매, 병원 진료 접수와 수납을 위한 무인 단말기(키오스크), 식당 주문과 택시 호출에 이르기까지 일상의 거의 모든 영역이 디지털로 빠르게 재편되고 있습니다. 그러나 이러한 급격한 변화는 고령층에게 보이지 않는 거대한 문턱이 되고 있습니다. 교육부의 조사에 따르면 60세 이상 고령층의 77.7%가 디지털 기기 사용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반면, 청년층(18~39세)은 그 비율이 8.9%에 불과해 세대 간 격차가 심각한 수준인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또한 과학기술정보통신부의 조사에서도 고령층의 디지털 정보화 수준은 일반 국민의 71.8%에 그쳐 사회적 취약계층 중에서도 가장 낮은 수준을 기록했습니다. 전문가들은 이러한 디지털 소외가 단순한 일상의 불편을 넘어 고령층의 이동권, 정보 접근권, 나아가 생존권까지 위협하는 심각한 사회 문제라고 경고합니다.

교회 안으로 들어온 장벽과 한국 교회의 선제적 대응


디지털화의 흐름은 교회 공동체 내에서도 예외가 아닙니다. 많은 교회들이 모바일 주보와 온라인 헌금 시스템을 도입하고 있으며, 최근에는 헌금 종류를 선택해 카드로 결제하는 '헌금 키오스크'까지 등장했습니다. 재정 관리의 편의성과 투명성을 높인다는 장점이 있지만, 디지털 기기에 서툰 고령 성도들에게는 예배의 자리마저 또 하나의 진입 장벽이 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옵니다.

이에 한국의 일부 교회들은 디지털 소외를 줄이기 위한 적극적인 교육에 발 벗고 나섰습니다. 

1. 인천 부평구의 주안장로교회는 지역 어르신들을 대상으로 '재밌게 배우는 스마트폰 활용법' 강좌를 개설해 스마트폰 기초 사용법, 메신저 활용, 키오스크 조작법, 그리고 고령층을 노린 보이스피싱 예방법까지 세심하게 교육하고 있습니다.
2. 서울 성북구의 장위순복음교회와 청춘행복학교 역시 '시니어 스마트폰 활용 단기 특강'을 마련해 어르신들이 실생활에서 디지털 기기를 두려움 없이 사용할 수 있도록 돕고 있습니다.

오세아니아와 글로벌 교회가 보여주는 '디지털 돌봄'의 모델


이러한 디지털 소외 극복을 위한 노력은 한국을 넘어 오세아니아 지역과 글로벌 교계에서도 핵심적인 사역으로 떠오르고 있습니다. 호주 시드니온누리교회는 컴버랜드 지역의 어르신들을 초청해 디지털 교육 행사를 성공적으로 개최한 바 있습니다. 수십 명의 지역 어르신과 청년 봉사자들이 일대일로 매칭되어 진행된 이 교육은, 교회가 지역사회의 소외된 이웃을 돌보고 세대 간의 소통을 이루는 훌륭한 모형을 제시했습니다.

또한 최근 출간된 제네바 블랙머(Geneva Blackmer)의 저서 'Disconnected: Aging and Belonging in the Digital Church'는 디지털 시대 속 교회의 사명을 신학적으로 조명합니다. 이 책은 디지털 소외가 단순한 기술적 문제가 아니라 교회의 본질인 '소속감(Belonging)'과 '정의(Justice)', 그리고 '공동체성(Community)'의 문제라고 지적합니다. 저자는 성경이 고령 성도들을 존중하고 품을 것을 명령하고 있음을 상기시키며, 기술의 발전 속에서도 어느 세대도 뒤처지지 않는 포용적인 목회 환경을 구축해야 한다고 강조합니다.

[EDITOR'S NOTE]
기술이 인간의 편리를 위해 발전할 때, 역설적으로 가장 약하고 소외된 이들이 먼저 밀려나는 모습을 보게 됩니다. 성경은 우리에게 "모든 사람을 존경하며 형제를 사랑하라"(베드로전서 2:17)고 가르칩니다. 또한 하나님의 형상(Imago Dei)으로 창조된 모든 인간은 나이와 신체 조건에 상관없이 존엄성을 지닙니다. 교회가 디지털 기술을 도입하는 목적은 행정적 편리함에 있는 것이 아니라, 복음을 전하고 성도들을 하나로 연결하는 데 있어야 합니다. 오세아니아와 한국의 교회들이 앞장서서 어르신들의 손을 잡고 디지털 세상을 함께 걸어가는 '디지털 돌봄'의 모습은 참된 기독교적 사랑의 실천입니다. 기술이 장벽이 아닌 사랑의 다리가 되도록, 누구도 소외되지 않는 따뜻한 사랑의 공동체를 만들어 가기를 소망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