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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빙 공고 넘치는데 지원자는 제로"... 한국교회 부교역자 수급난, '어시스턴트 포비아' 극복할 대안은?

OCJ 2026. 7. 3. 05:00

지원자 없는 청빙 공고와 마비되는 목회 현장

한국교회 곳곳에서 "부교역자 구하기가 하늘의 별 따기"라는 탄식이 터져 나오고 있습니다. 각종 청빙 게시판에는 교육전도사와 부목사를 모집하는 공고가 끊임없이 올라오지만, 지원자가 없어 목회 공백이 장기화되는 현상이 일상이 되었습니다. 서울 영등포의 한 교회는 지난해 말 교육 담당 교역자가 갑작스럽게 사임한 뒤 반년이 넘도록 후임자를 찾지 못해 담임목사가 홀로 교육 부서까지 도맡아 운영하고 있습니다. 이처럼 부교역자 수급난은 이제 개별 교회의 인력난을 넘어 한국교회 전체의 생존과 다음세대의 지속 가능성을 위협하는 구조적 위기로 깊어지고 있습니다.

 


실제 통계에서도 이러한 위기의 심각성이 고스란히 드러납니다. 목회데이터연구소가 전국 담임목사 5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조사에 따르면, 최근 전임 전도사나 부목사를 모집하는 과정에서 '지원자가 전혀 없었다'고 답한 비율이 무려 83%에 달했습니다. 또한 응답자의 86%는 앞으로 부교역자 청빙이 지금보다 훨씬 더 어려워질 것으로 내다봤습니다. 당사자인 부교역자들 역시 91%가 현장에 사역 기피 현상이 존재한다는 점에 깊이 동의하고 있었습니다.

'어시스턴트 포비아'의 이면과 세대 간 인식 격차

최근 교계에서는 부교역자들이 전통적인 교회 사역을 기피하거나, 전임 사역 대신 파트사역과 다른 직업을 병행하며 목회 현장을 떠나는 흐름을 일컬어 '어시스턴트 포비아(Assistant Phobia)'라는 신조어로 부르고 있습니다. 이러한 현상의 기저에는 학령인구 감소로 인한 신학교 신입생 미달과 미래 교역자 자원의 감소라는 구조적 요인이 자리 잡고 있습니다. 

그러나 보다 본질적인 원인은 열악한 처우와 세대 간의 인식 차이에 있습니다. 통계 조사에 따르면 전도사들의 월평균 사례비는 장학금을 포함해 약 108만 원 수준으로, 이를 사역 시간으로 환산하면 시간당 약 9,600원에 불과해 법정 최저임금인 10,320원에도 미치지 못하는 실정입니다. 이 때문에 전도사 4명 중 1명 이상은 생계를 위해 아르바이트를 병행하고 있으며, 이들의 아르바이트 수입이 교회 사례비보다 오히려 높은 기형적인 구조가 나타나고 있습니다.

더욱이 구인난의 원인을 바라보는 시각도 평행선을 달리고 있습니다. 담임목사들은 부교역자들의 '사명감 부족'(35%)을 주요 원인으로 지적하는 반면, 부교역자들은 '적은 사례비'(전도사 39%, 부목사 49%)를 가장 큰 원인으로 꼽았습니다. 다만 부교역자들이 사역지를 선택할 때 가장 중요하게 고려하는 요인은 사례비보다 '담임목사의 성품과 목회 역량'(59%)인 것으로 나타나, 권위적인 조직 문화의 개선과 담임목회자의 건강한 리더십이 구인난 해결의 핵심 열쇠임을 보여줍니다.

평신도 지도사, 대체재를 넘어선 든든한 목회 동역자로

이러한 위기 속에서 한국교회는 외부 청빙에만 의존하던 기존의 방식을 탈피하여, 내부의 헌신된 평신도를 전문 사역자로 세우는 '평신도 지도사(교육사)' 제도에 주목하고 있습니다. 최근 열린 제46회 신촌포럼에서는 부교역자 공백을 평신도 동역을 통해 극복한 실제적인 대안들이 심도 있게 논의되었습니다.

대표적인 성공 사례로 영등포교회의 영유치부 사역이 제시되었습니다. 이 교회는 교육 교역자의 갑작스러운 사임 이후, 아동 보육 분야에서 10년 이상의 전문 경력을 가진 평신도를 발굴하여 부서 책임자로 임명했습니다. 단순히 사역을 맡기고 방치하는 것이 아니라, 담임목사가 매달 정기적으로 교육 방향과 말씀의 핵심을 점검하는 철저한 '목회적 감독' 시스템을 병행했습니다. 그 결과 4명에 불과했던 영유치부 출석 인원이 20명으로 크게 성장하는 놀라운 변화를 경험했습니다.

전문가들은 평신도 지도사를 단순히 교역자 부족을 메우기 위한 임시방편이나 '대체재'로 보아서는 안 된다고 강조합니다. 오히려 하나님께서 교회에 선물로 주신 각자의 은사와 전문성을 활용해 교회를 함께 세워가는 '동역자'로 바라보아야 한다는 것입니다. 이를 위해 교회는 평신도들이 체계적인 성경 교육과 기초 신학 훈련을 받을 수 있는 전문적인 교육 시스템을 마련하고, 이들이 사역에 주도적으로 참여할 수 있도록 과감한 역할 위임과 인식 개선에 나서야 합니다.

[EDITOR'S NOTE]
"교역자를 구(求)하는 것을 넘어, 교역자를 구(救)해야 할 때입니다."

오늘날 한국교회가 직면한 부교역자 수급난은 소명이라는 이름 아래 일방적인 희생과 헌신만을 요구해 온 과거의 관행에 대한 엄중한 경고일지 모릅니다. 부교역자들은 소모품이 아니라, 그리스도의 한 몸을 이루는 소중한 지체이자 동역자입니다. 그들의 삶과 사역을 존중하고 최소한의 처우를 보장하는 것은 교회의 마땅한 책임입니다. 

동시에 평신도 지도사 제도의 활성화는 위기에서 비롯된 어쩔 수 없는 선택이 아니라, '만인제사장'이라는 성경적 가치를 온전히 실현하고 평신도를 세상의 사역자로 파송하는 은혜의 기회가 될 수 있습니다. 오세아니아의 한인 교회들과 이민 목회 현장 역시 인력난과 다음세대 교육의 위기에서 자유롭지 못합니다. 이럴 때일수록 사역자들을 따뜻하게 품고, 평신도들의 은사를 발굴하여 함께 동역하는 건강한 목회 생태계를 회복하기를 간절히 소망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