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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아버지의 세상을 보러 나갑니다" — 찬송가 '참 아름다워라'와 몰트비 배콕의 유산

OCJ 2026. 7. 1. 05:29

[OCJ 기획 | 찬송가에 깃든 은혜]


자연의 푸르름이 온 땅을 덮을 때, 혹은 붉은 노을이 하늘을 수놓을 때 우리 입술에서 자연스럽게 흘러나오는 찬송이 있습니다. 바로 찬송가 478장(통일 78장) ‘참 아름다워라(This Is My Father’s World)’입니다. 

 

맑고 청아한 멜로디와 함께 창조 세계의 신비를 노래하는 이 찬송은 전 세계 그리스도인들에게 깊은 평안을 선물해 왔습니다. 하지만 이 아름다운 찬송 뒤에는, 서른두 살의 젊은 목회자가 매일 아침 자연을 벗 삼아 걸었던 고독한 산책길과, 마흔둘이라는 젊은 나이에 찾아온 갑작스러운 죽음, 그리고 슬픔 속에서 피어난 한 여인의 헌신이 숨겨져 있습니다. 

오세아니아 크리스천 저널(OCJ)은 오늘, 이 위대한 찬송 시를 남긴 몰트비 대번포트 배콕(Maltbie Davenport Babcock, 1858~1901) 목사의 삶과 그가 남긴 영적 유산을 깊이 있게 들여다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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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 아름다워라 주님의 세계는
저 솔밭 사이 부는 바람 잔잔한 소리와
저 맑은 새소리 내 아버지의 지으신 솜씨를
나 찬송하도다
```
1. 나이아가라 언덕을 달리던 청년 목사, 몰트비 배콕

1858년 미국 뉴욕주 시러큐스(Syracuse)의 명문가에서 태어난 몰트비 배콕은 다재다능함 그 자체였습니다. 시러큐스 대학교 시절 그는 뛰어난 투수이자 수준급 수영 선수였고, 오케스트라에서 오르간과 첼로를 연주할 만큼 음악적 재능도 탁월했습니다. 게다가 훤칠한 키에 수려한 외모, 따뜻한 인품까지 겸비하여 주변 사람들에게 늘 인기가 많았습니다.

신학을 공부하고 목사가 된 그는 1887년, 뉴욕주 락포트(Lockport)에 위치한 제일장교교회(First Presbyterian Church)로 부임하게 됩니다. 이곳은 세계적인 명소인 나이아가라 폭포와 온타리오 호수(Lake Ontario)에서 그리 멀지 않은 곳이었습니다.

배콕 목사는 매일 아침 일찍 일어나 락포트 언덕과 나이아가라 절벽 지대(Niagara Escarpment)를 달리는 것을 좋아했습니다. 온타리오 호수가 한눈에 내려다보이는 그 언덕 위에서, 그는 부는 바람을 맞고 새들의 노래를 들으며 하나님의 깊은 임재를 경험하곤 했습니다. 

그가 집을 나서며 아내 캐서린(Katherine Tallman Babcock)이나 교회 비서에게 던지던 특유의 쾌활한 인사가 있었습니다.

"나 잠깐 나갔다 올게요. 내 아버지의 세상을 보러 말이죠! (I’m going out to see my Father’s world!)"

그에게 대자연은 단순히 감상하는 풍경이 아니라, 하늘 아버지가 자녀를 위해 손수 가꾸어 놓으신 거대한 정원이자 예배당이었습니다. 그는 자연 속에서 호흡하며 느낀 감격들을 틈틈이 시로 적어 내려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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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찬란한 사역, 그리고 갑작스럽게 찾아온 어둠

배콕 목사의 사역은 날로 번창했습니다. 그의 설교는 지적이면서도 가슴을 울리는 뜨거움이 있었고, 특히 젊은이들과 소외된 이들에게 깊은 사랑을 베풀었습니다. 이후 그는 미국 장로교의 중심지 중 하나인 뉴욕 브릭 교회(Brick Presbyterian Church)의 담임목사로 청빙되어 당대 가장 영향력 있는 목회자로 주목받기 시작했습니다.

그러나 하나님의 섭리는 때로 인간의 생각을 뛰어넘습니다. 1901년 봄, 42세의 젊은 나이였던 배콕 목사는 성지순례 길에 올랐습니다. 그토록 갈망하던 이스라엘 땅을 밟고 돌아오던 중, 그는 이탈리아 나폴리에서 지중해열(Mediterranean Fever, 브루셀라증의 일종)이라는 갑작스러운 괴질에 걸리게 됩니다.

치명적인 고열과 섬망 속에서 고통받던 배콕 목사는 결국 1901년 5월 18일, 차디찬 이국의 병상에서 하나님의 부르심을 받았습니다. 너무나 젊고 유능한 목회자의 갑작스러운 비보에 미국 교계와 성도들은 깊은 슬픔과 충격에 빠졌습니다. "왜 하나님은 이토록 귀한 종을 이르게 데려가시는가?"라는 인간적인 질문이 꼬리를 물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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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슬픔 속에서 피어난 고백, '내 아버지의 세계'

남편을 잃은 슬픔에 잠겨 있던 아내 캐서린은 남편의 유품을 정리하던 중, 그가 생전에 락포트의 언덕을 거닐며 적어두었던 수많은 시편들을 발견하게 됩니다. 비록 남편은 이 세상에 없었지만, 그가 남긴 글 속에는 여전히 살아 숨 쉬는 하나님을 향한 순전한 사랑이 깃들어 있었습니다.

캐서린은 남편의 글들을 모아 <일상 생활을 위한 생각들 (Thoughts for Every-Day Living)>이라는 책을 발간했습니다. 이 책에 수록된 시 중 하나가 바로 총 16절로 구성된 "This Is My Father’s World (내 아버지의 세계)"였습니다.

이 시에 날개를 달아준 사람은 배콕 목사의 절친한 친구이자 찬양 사역자였던 프랭클린 셰퍼드(Franklin L. Sheppard, 1852~1930)였습니다. 셰퍼드는 친구가 남긴 시를 읽으며 깊은 은혜를 받았고, 자신이 어릴 적 어머니에게 배웠던 영국 전통 민요(Terra Beata, '축복받은 땅'이라는 뜻)의 멜로디를 이 시에 맞게 편곡하여 붙였습니다.

이렇게 탄생한 찬송가가 바로 오늘날 우리가 부르는 '참 아름다워라'입니다. 이 곡은 1915년 장로교 어린이 찬송가집에 처음 수록되면서 순식간에 전 세계 그리스도인들의 마음을 사로잡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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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고난의 시대, OCJ 독자들에게 전하는 영적 위로

우리가 이 찬송을 부를 때 주목해야 할 가장 깊은 영적 진리는 바로 마지막 절에 숨겨져 있습니다.

```
참 아름다워라 주님의 세계는
저 마귀 권세 심히 많아 온 갖가지 죄악 가득하나
내 아버지의 손길이 이 세상을 다스리시니
내 마음 늘 편하다
```

영어 원문 가사는 이 고백을 더욱 선명하게 보여줍니다.

"This is my Father's world. O let me ne'er forget that though the wrong seems oft so strong, God is the ruler yet."
(이것은 내 아버지의 세상입니다. 비록 악이 종종 너무나 강해 보일지라도, 하나님이 여전히 통치자이심을 내가 결코 잊지 않게 하소서.)

배콕 목사가 이 시를 쓸 때, 세상은 산업혁명 이후 물질만능주의와 영적 혼란으로 가득 차 있었습니다. 그리고 그의 개인적인 삶 역시 42세라는 이른 나이에 마침표를 찍어야 하는 비극을 마주했습니다. 

그러나 배콕 목사가 우리에게 던지는 메시지는 명확합니다. 세상이 아무리 어둡고, 악이 승리하는 것처럼 보이며, 우리의 삶에 이해할 수 없는 고난과 슬픔이 찾아올지라도, 이 세상은 여전히 '내 하늘 아버지의 세상'이라는 사실입니다. 

창조주 하나님은 결코 이 세상을 포기하지 않으셨으며, 그분의 선하신 손길이 지금도 온 우주와 우리의 삶을 통치하고 계십니다. 그렇기에 우리는 절망의 한복판에서도 "내 마음 늘 편하다"라고 고백할 수 있는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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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필로그

오늘 하루, 복잡한 일상에서 잠시 벗어나 창밖의 하늘을 바라보거나 바람 소리에 귀를 기울여 보십시오. 그리고 120여 년 전, 락포트의 언덕을 달리며 환하게 웃음 짓던 청년 배콕 목사의 고백을 우리의 고백으로 드려보기를 소망합니다.

"걱정하지 마십시오. 이 세상은 여전히 우리 아버지의 세상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