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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생의 목양 뒤 찾아온 번아웃... 은퇴 목회자 4명 중 1명 '오직 온전한 쉼을 원한다'"

OCJ|2026. 6. 16. 05:52

평생을 교우들의 영혼을 돌보고 교회를 지키기 위해 헌신해 온 담임목사들의 상당수가 은퇴 후 최우선 계획으로 '온전한 쉼'을 바라고 있는 것으로 조사되었다. 그러나 동시에 현실적인 노후 생계 준비와 새로운 형태의 사역을 향한 고민도 깊어지고 있어, 은퇴 이후의 삶을 준비하는 목회자들을 향한 교계의 다각적인 관심과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는 목소리가 높다.

 


쉼을 향한 간절한 갈망과 번아웃의 현실
목회데이터연구소(이하 목데연)가 지난 6월 1일부터 14일까지 구독자 중 담임목사 401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목회 은퇴 후 계획' 설문조사(제135차 넘버즈 Poll) 결과가 발표되었다. 조사 결과에 따르면, 목회자들의 은퇴 후 계획 중 '쉬고 싶다'는 응답이 25%로 가장 높게 나타났다. 이는 한 평생을 목양과 행정, 성도들과의 관계 속에서 쉼 없이 달려온 목회자들이 직면한 깊은 육체적·정신적 피로를 대변한다. 교회를 이끄는 영적 리더로서 늘 긴장 상태를 유지해야 했던 이들에게 은퇴 이후의 '온전한 안식'은 가장 간절한 소망이 되고 있다.

생계형 경제활동과 대안적 사역 사이의 고민
안식을 향한 바람 뒤에는 차가운 현실과 뜨거운 사역적 열망이 공존하고 있다. 이번 조사에서 '기독교 사역 외 일반적인 경제활동을 하고 싶다'는 응답과 '선교사나 교회 이외의 기독교 사역을 하고 싶다'는 응답이 각각 20%로 동일하게 나타났다. 

이는 많은 목회자들이 은퇴 후 주거 문제나 생활비 등 구체적인 노후 대책이 마련되지 않아 일반 경제 전선에 뛰어들어야 하는 안타까운 현실을 보여준다. 다른 한편으로는 기성 교회의 담임목사라는 직임은 내려놓더라도, 선교지나 특수 사역지에서 복음 전파의 사명을 이어가고자 하는 목회적 정체성이 여전히 강하게 작용하고 있음을 드러낸다.

이 외에도 지역사회에 기여하고자 하는 '일반 사회봉사'를 계획한다는 응답이 12%, '해외 선교'를 가겠다는 응답이 11%로 그 뒤를 이었다. 또한 일반 성도로 남고 싶다거나, 노년부 사역을 지원하는 교회에서 봉사하고 싶다는 의견, 주일 설교자가 없는 시골의 작은 교회들을 순회하며 예배를 돕겠다는 따뜻한 헌신의 다짐들도 확인되었다.

오세아니아 교회가 마주한 동일한 도전
이러한 은퇴 목회자들의 고민은 비단 한국 교회만의 문제가 아니다. 호주와 뉴질랜드 등 오세아니아 지역의 목회자들 역시 은퇴를 앞두고 심각한 정체성 혼란과 경제적 불안을 겪고 있다. 호주 NCLS(National Church Life Survey) 연구소와 빌리 그레이엄 센터 등의 조사에 따르면, 호주 목회자들의 번아웃 비율은 역사상 최고 수준에 도달해 있으며, 많은 이들이 사역적 고립감과 재정적 압박 속에서 조기 은퇴나 사역 중단을 고민하고 있다.

특히 호주와 뉴질랜드의 많은 은퇴 목회자들은 평생 사택에 거주하다가 은퇴 시점에 주거지를 상실하는 주택 문제, 연금 부족으로 인한 노후 빈곤 문제를 겪는다. 이에 뉴질랜드 침례교 및 장로교단 등은 은퇴 목회자들이 교회 내에서 설 자리를 잃는 심리적 소외 현상이나 후임 목회자와의 관계 설정 어려움을 겪지 않도록 돕는 다양한 은퇴 가이드라인과 '인생의 3분의 3' 설계 툴킷을 보급하는 등 대책 마련에 나서고 있다.

[EDITOR'S NOTE]
성경은 "잘 다스리는 장로들은 배나 존경할 자로 알되 말씀과 가르침에 수고하는 이들에게는 더욱 그리할 것이니라"(디모데전서 5장 17절)고 말씀하며, 평생을 복음 전파와 성도 돌봄에 바친 목회자들을 향한 교회의 영적, 물질적 돌봄 의무를 가르칩니다. 예수님께서도 사역에 지친 제자들을 향해 "너희는 따로 한적한 곳에 가서 잠깐 쉬어라"(마가복음 6장 31절)고 권하셨습니다.

오늘날 목회자들의 은퇴 후 '쉼'에 대한 갈망과 현실적 노후 고민은 개별 목회자 개인의 짐이 아닌, 우리 공동체 전체가 함께 짊어져야 할 십자가입니다. 오세아니아를 비롯한 전 세계 교회는 목회자들이 은퇴 후 경제적 곤궁함 없이 온전한 영육의 안식을 누리고, 나아가 새로운 형태의 사역으로 하나님 나라에 기여할 수 있도록 제도적 안전망과 따뜻한 정서적 지지 체계를 구축해야 할 것입니다. 평생을 양 떼를 위해 눈물 흘린 목회자들이 은퇴 후에도 존엄함과 기쁨을 잃지 않도록 돕는 것이야말로 교회의 가장 아름다운 사랑의 실천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