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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쁘신 줄 알지만..." 호주 대학 과밀 학급 사태, 교육 질 저하 우려

OCJ 2026. 5. 28. 04:02

[호주 교육] 최근 호주 내 대학교들의 학급 규모가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급격히 팽창하면서, 교육의 질 저하와 교직원들의 과로 문제가 심각한 수준에 이르렀다는 조사 결과가 발표되었습니다.

 


호주 전국고등교육노조(NTEU)는 2026년 5월 27일(현지시간) ‘과부하: 호주 대학 학급 규모 위기(Overloaded: Australia's University Class Size Crisis)’라는 제목의 주요 보고서를 발표했습니다. 2025년 초, 전국 4,421명의 대학 교직원을 대상으로 실시된 이 대규모 설문조사에 따르면, 응답자의 62%가 2019년 이후 튜토리얼(소규모 그룹 수업) 및 실험 실습 학급 규모가 증가했다고 답했으며, 이 중 35%는 그 변화가 ‘매우 상당하다’고 지적했습니다.

이번 보고서의 세부 지표를 살펴보면 상황의 심각성을 더욱 뚜렷하게 확인할 수 있습니다. 교직원들이 이상적인 교육 환경으로 꼽는 10~19명 규모의 튜토리얼 비율은 기존 21%에서 단 9%로 절반 이하로 급감했습니다. 반면, 30명 이상의 학생이 몰리는 과밀 튜토리얼의 비율은 27%에서 54%로 두 배나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이러한 양적 팽창은 곧바로 교육의 질적 하락으로 이어지고 있습니다. 조사에 참여한 교직원의 83%는 학생들을 개별적으로 지원할 수 있는 능력이 훼손되었다고 응답했으며, 78%는 학생들의 참여도와 학습 성과가 악화되었다고 평가했습니다. 반면, 학생 성과가 개선되었다고 답한 비율은 단 1.7%에 불과했습니다.

현장 교직원들은 학급 규모가 너무 커져 학생들의 이름조차 외우기 힘들고, 수업이 끝난 후 과제나 질문을 확인받기 위해 학생들이 길게 줄을 서야 하는 안타까운 현실을 토로하고 있습니다. 한 응답자는 "학생들이 교직원에게 상담을 요청할 때 주저하며, 종종 '바쁘신 줄 알지만...'이라고 사과하며 대화를 시작합니다"라고 전하며, 배우고자 하는 학생들이 오히려 과로에 시달리는 교수진에게 부담을 준다고 느끼는 안타까운 현실을 지적했습니다. 또 다른 익명의 교직원은 160시간 동안 강좌를 조정하는 업무를 수행하고도 단 17시간에 해당하는 임금만 지급받았으며, 어떤 교원은 지난 4년 중 2년 치는 무료로 초과 근무를 했다고 밝히는 등 교직원들의 희생도 임계점에 달했습니다.

NTEU의 앨리슨 반스(Alison Barnes) 전국 위원장은 "학생들은 필요한 관심과 지도를 받지 못하고 있으며, 이는 교육 수준의 하락으로 직결됩니다"라고 경고했습니다. 반스 위원장은 "이 문제는 호주 사회 전반에 걸쳐 수 세대 동안 위험한 파급 효과를 미칠 수 있습니다"라며, 대학 경영진과 연방 정부가 이 위기를 너무 오랫동안 방치해 왔다고 강하게 비판했습니다.

노조 측은 이번 사태의 근본적인 원인으로 만성적인 재정 부족과 지난 2021년 모리슨 전 연방 정부가 도입한 '취업 준비 졸업생(Job-ready Graduates)' 정책을 지목하고 있습니다. 해당 정책 도입 이후 인문학, 사회과학, 경영학, 법학 등 여러 학문 분야에서 대학의 구조적 재정난이 가중되었다는 분석입니다. 앤서니 알바니즈(Anthony Albanese) 현 연방 정부는 2024년 '대학 협정(Universities Accord)' 보고서를 통해 대대적인 개혁을 권고받았으나, 아직 이를 타개할 구체적인 새 재정 지원 모델을 발표하지 않은 상태입니다.

NTEU는 호주의 미래 세대를 위해 인문학과 사회과학을 포함한 모든 학문 분야에서 학생당 지원금을 조속히 회복해 줄 것을 연방 정부에 강력히 촉구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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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디터의 노트]
배움의 전당이어야 할 대학이 심각한 재정 구조 문제로 인해 본연의 기능을 위협받고 있습니다. "바쁘신 줄 알지만..."이라며 조심스레 질문을 건네는 학생들의 모습은, 재정 효율성이라는 명목 아래 학생 개개인에 대한 존중과 돌봄이 희생되고 있는 오늘날의 뼈아픈 교육 현실을 보여줍니다. 교육은 단순한 정보의 전달이 아닌, 인격적인 교류와 깊이 있는 성장의 과정이어야 합니다. 호주 사회가 이러한 위기 신호를 깊이 새겨, 학생과 교원 모두가 존중받고 회복될 수 있는 온전한 교육 환경을 속히 마련하기를 기대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