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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보기 →생활고에 쓰레기통까지 뒤진다… '생존 위기'에 몰린 호주인들
최근 호주 전역을 덮친 생활비 위기(Cost of living crisis)가 이제는 기본적인 생존마저 위협하는 '생존 위기(Cost of surviving crisis)'로 악화되고 있습니다. 구세군(Salvation Army)과 식품 구호 단체 오즈하베스트(OzHarvest) 등 주요 자선단체의 최근 보고서에 따르면, 심각한 재정적 어려움으로 인해 끼니를 거르는 것은 물론, 쓰레기통을 뒤지거나 상한 음식을 먹는 호주인들이 급증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구세군이 5월 27일 발표한 최신 보고서는 구호 지원을 요청한 4,400명의 호주인을 대상으로 한 조사 결과를 담고 있습니다. 이 조사에 따르면, 응답자의 무려 91%가 지난 12개월 동안 끼니를 거른 적이 있으며, 그중 3분의 1은 매일 식사를 건너뛰고 있다고 응답했습니다.
더욱 충격적인 사실은 응답자의 약 19%(거의 5명 중 1명)가 쓰레기통에서 음식을 구한 적이 있다고 답했으며, 60%는 유통기한이 지났거나 상한 음식을 먹었다고 응답한 점입니다. 또한, 음식이나 음료가 일찍 동나는 것을 막기 위해 물을 섞어 먹었다는 응답자도 67%에 달했습니다.
구세군의 워런 엘리엇(Warren Elliot) 소령은 "이는 연금 수급자나 복지 혜택을 받는 가정만의 문제가 아니며, 일반 노동자 가정(Working families) 역시 새로운 수준의 스트레스와 생활고를 겪고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특히 중동 지역의 전쟁 등으로 인해 악화된 유류비와 물가 상승이 큰 타격을 주면서, 응답자의 90%가 차량에 주유를 하거나 대중교통 요금을 지불하지 못한 경험이 있는 것으로 조사되었습니다.
이러한 극심한 재정적 압박은 호주인들의 정신 건강에도 치명적인 악영향을 미치고 있습니다. 부모들은 자녀를 먹이기 위해 자신의 식사를 포기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부모 응답자의 35%는 "지난 12개월 동안 자녀가 밥을 굶은 채 학교에 간 적이 있다"고 답했습니다. 빅토리아주에 거주하는 한 49세 여성 응답자는 "아이들에게 실패자가 된 것 같은 자괴감이 든다"며, "성탄절이나 생일 같은 특별한 날이 오면 기뻐하기보다는 수주 전부터 극심한 스트레스와 수치심을 느낀다"고 토로했습니다.
애들레이드에 위치한 구호 단체 '커뮤니티 헬프 앤 투게더니스(Community Help and Togetherness)'의 로즈 달링(Rose Darling) 위원장에 따르면, 과거에는 주로 독거노인이나 한부모 가정이 지원을 요청했으나 최근에는 '세입자(Renters)'라는 새로운 집단이 긴급 지원을 청하고 있습니다. 치솟는 임대료를 감당하느라 다른 모든 필수 생활비 지불에 어려움을 겪고 있기 때문입니다. 달링 위원장은 학교에 지원한 남은 빵을 받으며 "아빠와 있을 때는 먹을 것이 없었는데 빵을 주셔서 너무 기쁘다"고 말한 한 소년의 일화를 전하며 안타까움을 표했습니다.
식량 지원 수요가 폭증하면서 자선단체들의 업무량은 극에 달했으며, 지원품이 부족해 발길을 돌려야 하는 사람들도 속출하고 있습니다. 오즈하베스트가 875개 자선단체를 대상으로 실시한 '프론트라인 보고서(Frontline Report)'에 따르면, 매달 35만 명이 식량 구호를 요청하는 가운데 7만 4천 명 이상의 사람들이 지원을 받지 못하고 발길을 돌리고 있습니다.
오즈하베스트의 창립자 로니 칸(Ronni Kahn)은 이러한 현실을 "충격적이고 비통한 상황"이라며, "생활비 위기가 이제는 생존의 위기가 되었다. 우리 사회의 많은 시스템이 무너졌다"고 강하게 비판했습니다.
현장 전문가들과 자선단체들은 정부가 극심한 재정적 고통과 노숙을 예방하기 위한 선제적 조치에 대대적으로 투자해야 한다고 촉구합니다. 한 번 노숙 상태에 빠지면 다시 안정적인 가정으로 복귀하도록 돕는 것이 훨씬 어렵기 때문입니다. 호주 연방 정부는 국가 식품 안보 전략을 출범하고 주요 자선단체에 자금을 지원하고 있으나, 현장의 막대한 수요를 감당하기에는 턱없이 부족한 실정입니다. 현재의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취약계층을 보호하기 위한 실질적이고 즉각적인 국가적 자원 투입이 절실해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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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디터의 노트]
호주와 같이 세계적인 경제 규모를 갖춘 풍요로운 국가에서 이토록 많은 이들이 기본적인 식량조차 구하지 못해 쓰레기통을 뒤져야 한다는 사실은 우리 사회의 구조적 안전망이 얼마나 취약해졌는지를 뼈아프게 보여줍니다. 특히 자라나는 아이들이 굶주린 채 학교에 간다는 것은 미래 세대에 대한 사회적 방임에 가깝습니다. 생활고를 단순히 개인의 능력 문제로 치부할 것이 아니라, 치솟는 임대료와 물가를 안정시키고 소외된 이웃을 돌보기 위한 국가적 차원의 적극적 개입과 우리 이웃 공동체의 따뜻한 관심이 그 어느 때보다 필요한 시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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