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더보기 →호주 불법 담배 암시장 확산, '악몽의 시나리오' 도래하나… 담배 업계 밀실 로비 논란
[리포트] 최근 호주 연방 의회 상원 조사위원회(Senate inquiry)가 호주 전역을 휩쓸고 있는 불법 담배 암시장의 실태와 그 파장을 집중적으로 조명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보건 단체들은 거대 담배 기업들이 이러한 위기를 틈타 수십 년간 이어온 금연 정책을 되돌리고 세금 인하를 압박하고 있다며 강한 우려를 표명하고 나섰습니다.

호주의 주요 보건 단체인 암 위원회(Cancer Council), 심장 재단(Heart Foundation), 공중보건 협회(Public Health Association) 등은 이번 주 상원 조사위원회의 2차 공개 청문회에 맞춰 공개서한을 발표했습니다. 이들은 특히 다국적 담배 기업인 '필립 모리스(Philip Morris)' 관계자들이 이달 초 비공개로 청문회에 출석해 증언한 사실에 대해 강력히 비판했습니다. 암 위원회의 아니타 디세이(Anita Dessaix) 공중보건위원장은 "담배 업계가 카메라가 꺼진 밀실에서 증언하도록 허용된 것은 담배규제기본협약(FCTC)을 명백히 위반한 것"이라며, 공중보건 정책 수립 과정이 담배 업계의 간섭으로부터 보호되어야 한다고 지적했습니다.
자유당 소속 리아 블라이스(Leah Blyth) 상원의원이 위원장을 맡고 있는 이번 '불법 담배 산업 조사위원회'는 불법 담배 시장의 규모와 경제적, 사회적, 보건적 영향을 조사하고 있습니다. 특히 최근 몇 년간 담배 소매점을 겨냥한 방화와 강력 범죄가 급증함에 따라, 밀수 경로와 조직범죄 집단의 개입 여부도 핵심 조사 대상입니다.
필립 모리스 측은 비공개 청문회에서 정부가 담배 소비세를 인하하여 합법적인 담배 가격을 낮추면 불법 시장의 위기가 완화될 것이라고 주장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호주 독립 식료품점 협회(Master Grocers Australia)의 마틴 스털링(Martin Stirling) 최고경영자(CEO) 역시 세금 인하를 촉구하며, "소비자들은 불법 제품을 원해서가 아니라 가격적인 압박 때문에 어쩔 수 없이 구매하고 있다"라고 증언했습니다.
하지만 노동당 소속 도린다 콕스(Dorinda Cox) 상원의원은 이러한 주장에 대해 "정책적 결정을 내리기에는 일화적인 증거에 불과하며 근거가 부족하다"라고 일축했습니다. 짐 찰머스(Jim Chalmers) 재무장관 역시 세금 인하가 불법 판매 감소로 이어질 것이라 확신할 수 없다며 소비세 인하 요구에 선을 그었습니다. 최근 발표된 예산안에 따르면, 불법 담배 시장의 급증으로 인해 연방 정부의 담배 세수는 2030년까지 연간 20억 달러 수준으로 급감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습니다.
무엇보다 심각한 것은 불법 담배 시장이 강력 범죄와 직결되고 있다는 점입니다. 호주 연방경찰(AFP)의 힐다 시렉(Hilda Sirec) 국가안보수사 부청장은 "조직 폭력배 간의 세력 다툼과 재산 피해가 여러 주에 걸쳐 발생하고 있다"라고 증언했습니다. 호주 범죄정보위원회(ACIC)의 애덤 마이어(Adam Meyer) 부청장 역시 "불법 담배 상권을 장악하려는 조직 간의 다툼으로 인해 담배 소매점 등에서 200건 이상의 방화가 발생했으며, 최소 3명이 목숨을 잃었다"라고 밝히며, 범죄의 파장이 지역사회 전체로 번지고 있다고 경고했습니다.
이러한 범죄 위협은 합법적인 소매업자들에게도 큰 타격을 주고 있습니다. 중소기업 및 가족 기업 옴부즈맨의 에이든 스토러(Aidan Storer) 대변인은 합법적인 담배 판매점은 물론, 범죄 고위험 지역으로 인식된 인근 상가들의 보험료까지 급등하고 있다고 우려를 표했습니다.
연방 상원 조사위원회는 올해 중반경에 청문회 조사 결과를 바탕으로 최종 보고서를 발표할 예정입니다. 불법 담배 근절과 공중 보건 보호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기 위한 호주 정부의 향후 대응에 귀추가 주목됩니다.
---
[에디터의 노트]
호주의 불법 담배 문제는 단순한 세수 감소나 탈세의 차원을 넘어, 지역사회의 안전을 직접적으로 위협하는 심각한 조직범죄로 변질되었습니다. 방화와 살인이 잇따르는 이른바 '악몽의 시나리오' 속에서 합법적인 상인들이 고통받고 있습니다. 그러나 동시에 거대 담배 기업들이 이러한 치안 불안을 명분 삼아 금연 정책을 후퇴시키려는 움직임 또한 경계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습니다. 치안 유지와 공중 보건의 가치를 동시에 지켜낼 수 있는 지혜롭고 균형 잡힌 정책 마련이 그 어느 때보다 시급한 시점입니다.
'뉴스 > 오세아니아' 카테고리의 다른 글
| 18세 멜버른 10대 소녀 비앙카 애들러, 호주 최연소 에베레스트 등정의 새 역사를 쓰다 (0) | 2026.05.21 |
|---|---|
| 생활고에 차량 정비 미루는 호주인 430만 명… 전문가들 "치명적 결과 초래할 수 있어" 경고 (0) | 2026.05.21 |
| 시드니 일가족 참변으로 '페미사이드(여성 살해) 특검' 도입 요구 재점화... 정부와 현장의 엇갈린 시선 (0) | 2026.05.21 |
| 호주 관광 시장, 중국인 관광객 급증으로 본격 '성장 모드' 진입 (0) | 2026.05.21 |
| 호주 브리즈번 버닝스 매장 폭발물 허위 신고로 대피 소동… 12세 소년 기소 (0) | 2026.05.20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