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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보기 →서호주(WA) AI 단속 카메라 벌금 논란... '안전벨트 잠시 만졌다고 550달러 벌금은 황당'
최근 서호주(WA)에 새롭게 도입된 인공지능(AI) 기반 교통 단속 카메라가 수만 명의 운전자에게 무차별적인 벌금을 부과하면서 시민들의 거센 반발을 사고 있습니다. 특히 안전벨트를 올바르게 착용하고 있던 승객이 잠시 끈을 만진 행위까지 적발해 550달러(약 50만 원)의 벌금을 부과하는 상황이 이어지며, 단속의 실효성과 공정성에 대한 논란이 커지고 있습니다.

현지 보도에 따르면, 서호주에 거주하는 전 인도네시아 주재 서호주 위원이자 사업가인 로스 테일러(Ross Taylor) 씨는 자신의 가족이 겪은 황당한 일을 계기로 정부의 AI 단속 시스템에 전면으로 이의를 제기하고 나섰습니다.
사건의 발단은 지난해 박싱데이(Boxing Day)인 12월 26일로 거슬러 올라갑니다. 테일러 씨의 딸 리사(Lisa) 씨가 꽉 막힌 프리웨이(고속도로)에서 운전을 하던 중, 조수석에 앉아 있던 11살 신경다양성(자폐 진단 대기 중) 딸의 무릎 위로 반려견 프렌치 불독이 뛰어올랐습니다. 아이가 반려견을 안기 위해 안전벨트의 어깨끈(sash) 부분을 아주 짧은 순간 밀어낸 찰나가 AI 카메라에 포착된 것입니다.
당시 리사 씨는 복잡한 도로 상황에 집중하느라 이 짧은 순간을 정확히 인지하지 못했습니다. 하지만 무려 5개월 가까운 시간이 흐른 뒤, 리사 씨는 조수석 승객의 안전벨트 오착용 규정 위반으로 550달러의 벌금과 함께 8점의 벌점 고지서를 받았습니다. 평소라면 서호주의 안전벨트 규정 위반 벌점은 4점이지만, 박싱데이 연휴는 '이중 벌점(Double Demerits)'이 적용되는 기간이었기 때문에 벌점이 두 배로 부과된 것입니다.
테일러 씨는 '5개월 전에 벌어진 1초 남짓한 상황을 두고, 이제 와서 11살 자폐 아동에게 왜 그랬는지 물어보는 것이 과연 상식적인 일입니까?'라며 분통을 터뜨렸습니다.
이러한 피해는 테일러 씨 가족만의 문제가 아니었습니다. 그가 온라인에 억울함을 호소하는 단체를 개설하자마자, 비슷한 피해를 본 수백 명의 서호주 주민들이 모여들었습니다. 이들 중 대다수는 노약자, 낭포성 섬유증 환자, 말을 하지 못하는 어린이 등으로, 좌석에 단단히 고정된 상태에서 아주 잠시 어깨끈을 만지거나 움직였다는 이유로 벌금 폭탄을 맞았습니다.
실제로 AI 카메라 시스템이 적발한 규모는 엄청납니다. 통계에 따르면 2025년 10월 8일부터 2026년 4월 17일까지 약 6개월간 서호주에서만 무려 5만 4천 건에 달하는 위반 고지서가 발부되었습니다. 이는 하루 평균 약 300건에 달하는 수치이며, 부과된 벌금 총액은 2,900만 달러(약 260억 원)를 넘어섭니다. 다만, 시민들의 적극적인 항의와 이의 제기로 인해 지난해 10월 이후 약 6,000건 이상의 벌금이 취소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테일러 씨는 서호주의 안전벨트 준수율이 98%로 세계 최고 수준이라는 점을 지적합니다. 그는 '이미 도로 안전을 훌륭히 준수하고 있는 시민들을 상대로 모든 기술과 경찰력을 동원해 존재하지도 않는 위기 상황을 만들어내고 있습니다'라고 강력히 비판했습니다. 또한 서호주 교통부가 승객의 사소한 움직임과 실제 위험한 미착용 상태를 전혀 구분하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물론 경찰과 당국은 운전 시 전방을 주시하고 승객의 안전벨트 착용 상태를 확인하는 것은 운전자의 책임이라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시민들은 운전자가 안전 운전에 집중하는 동안 뒷좌석이나 조수석 승객이 일시적으로 벨트를 만지는 것까지 빈틈없이 통제할 수는 없다며, 이 비합리적인 단속 시스템의 즉각적인 대대적 수정을 촉구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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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디터의 노트]
서호주 정부가 도로 안전을 명목으로 도입한 첨단 AI 기술이 오히려 선량한 시민들에게 감당하기 힘든 과도한 징벌을 가하고 있습니다. 법률과 제재의 근본적인 목적은 시민의 생명을 지키고 안전한 환경을 조성하는 데 있습니다. 그러나 기계적인 잣대만을 적용해 일상적인 움직임조차 범법 행위로 규정한다면, 이는 기술이 주는 혜택이 아닌 '감시'로 변질될 우려가 큽니다. 호주에 거주하시거나 방문할 계획이 있는 한인 교민 여러분께서도 운전 중 조수석과 뒷좌석 승객, 특히 자녀들이 안전벨트를 바르게 착용하고 어깨끈을 임의로 조작하지 않도록 각별히 유의하시기를 당부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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