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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46년 성경의 '동성애자' 번역, 80년 만에 제기된 오역 논란과 그 파장

OCJ|2026. 5. 15. 05:28

오늘은 최근 한국에서도 상영되며 큰 반향을 일으키고 있는 다큐멘터리 영화 '1946: 문화를 바꾼 오역(1946: The Mistranslation That Shifted Culture)'이 던지는 신학적, 역사적 화두를 조명해 보고자 합니다.

 


1946년 출판된 영어 성경 개정표준역(RSV)에 '동성애자(homosexual)'라는 단어가 최초로 등장했습니다. 이 다큐멘터리의 제작진은 이 번역이 명백한 '오역'에서 비롯되었다는 사실을 추적하며, 이 단어가 성경에 삽입된 이후 기독교계와 성소수자 커뮤니티에 미친 깊은 영향을 탐구했습니다. 지난 5월 6일, 서울 마포구에서는 한국의 여러 성소수자 인권 단체들의 주최로 이 다큐멘터리의 공동체 상영회와 관객과의 대화(GV)가 열렸습니다. 이어 5월 7일에는 제작진과의 인터뷰가 진행되어 그들의 연구 과정과 한국 교회를 향한 메시지가 공유되었습니다.

제작진이 주목한 부분은 고린도전서 6장 9절에 등장하는 두 개의 그리스어 단어, '말라코이(malakoi)'와 '아르세노코이타이(arsenokoitai)'입니다. 연구자 캐시 볼독과 에드 옥스포드는 예일대학교 기록 보관소에서 당시 RSV 번역위원장이었던 루터 위글(Luther A. Weigle) 박사의 자료를 조사했습니다. 그 결과, 1959년 데이비드 피어론(David Fearon)이라는 이름의 신학생이 번역팀에 서신을 보내 이 두 단어를 '동성애자'로 묶어 번역한 것은 오류이며, 권력을 이용한 착취나 성적 학대의 의미를 지닌 '성적 타락자(sexual pervert)'로 번역하는 것이 타당하다고 지적한 사실을 발견했습니다. 놀랍게도 위글 박사는 이 오류를 인정했고, 1971년 개정판에서는 해당 단어가 '성적 타락자'로 수정되었습니다.

하지만 정정된 번역이 나오기 전까지 25년의 시간 동안, 이 오역은 이미 다른 성경 번역본들로 빠르게 퍼져 나갔습니다. 캐시 볼독은 "1970년대 말 정치가 개입하면서 동성애 이슈가 정치적 도구로 전락했고, 다른 번역본들은 정치적, 경제적 이유로 이 오류를 수정하지 않았다"고 설명했습니다. 결과적으로 이 번역은 '전환 치료'를 비롯한 성소수자에 대한 차별과 혐오가 신앙의 이름으로 정당화되는 안타까운 계기가 되었습니다.

다큐멘터리 감독 샤론 라키 로지오는 목회자의 딸로서 자신의 성적 지향과 신앙 사이에서 겪었던 뼈아픈 갈등을 털어놓았습니다. 그녀는 부모님과 깊은 대립을 겪었지만, 이 연구를 통해 "부모님이 틀린 것이 아니라 잘못된 정보를 가지고 있었을 뿐"이라는 사실을 깨달았다고 말했습니다. 에드 옥스포드 역시 자신의 정체성으로 인해 겪었던 오랜 우울증과 갈등을 고백하며, 성경을 깊이 연구함으로써 오히려 성경을 통해 동성애에 대한 새로운 시각을 얻게 되었다고 전했습니다.

제작진은 한국 교회와 기독교인들을 향해서도 진심 어린 당부를 남겼습니다. 캐시 볼독은 "교회 리더십에 대한 진지한 교육이 필요하며, 성경의 번역이 역사를 통해 변해 온 문화적, 이념적 결정이었음을 깨달아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에드 옥스포드는 "무언가를 완벽히 파악할 때까지는 부디 사랑의 편에 서 달라"고 호소했습니다. 샤론 감독은 "바울의 서신도 중요하지만, 무엇보다 자신과 하나님, 이웃을 사랑하라는 예수님의 가장 단순하고도 명확한 계명으로 돌아가야 한다"고 덧붙였습니다.

오류를 겸허히 인정하고 본질적인 사랑의 메시지로 돌아가자는 이들의 진정성 있는 호소는, 현재 관련 이슈로 깊은 갈등을 겪고 있는 한국 사회와 교회에 시사하는 바가 큽니다. 성경을 대하는 우리의 태도가 어떠해야 하는지, 그리고 율법의 문자 너머에 있는 하나님의 참된 사랑을 어떻게 실천할 것인지 깊이 성찰해 보아야 할 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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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디터의 노트]
성경 번역의 역사적 배경을 이해하는 것은 우리가 텍스트를 얼마나 신중하게 다루어야 하는지를 보여 줍니다. '1946' 다큐멘터리가 제기하는 문제는 단순히 특정 단어의 오역 논란을 넘어, 그 번역이 수십 년간 한 공동체에 미친 막대한 고통과 상처를 직면하게 합니다. 교회가 교리와 문자적 해석을 앞세우기보다, 예수 그리스도가 강조하신 '이웃 사랑'의 본질로 돌아갈 때 진정한 치유와 화해가 시작될 수 있을 것입니다. 이번 보도가 독자 여러분께 성경을 더 깊고 넓은 시각으로 묵상하는 계기가 되기를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