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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아무것도 배우지 못했다': 호주 식량 시스템에 닥친 '위기'

OCJ|2026. 4. 21. 05:21

[OCJ 심층 분석] 중동 분쟁으로 촉발된 비료 공급망 붕괴… 수입 의존도 85% 호주 농업의 민낯과 식량 안보의 현주소

 

2026년 4월, 호주의 거대한 농경지가 보이지 않는 거대한 위협에 직면했다. 지난 2월 28일 발생한 미국과 이스라엘의 이란 공격으로 촉발된 중동 지역의 분쟁이 글로벌 공급망을 강타하면서, 호주 농업의 생명줄과도 같은 '비료' 수입에 심각한 제동이 걸린 것이다. 겉보기에는 9,000만 명을 먹여 살릴 수 있는 농업 대국이지만, 그 이면에는 수입산 화학 비료에 대한 절대적인 의존이라는 치명적인 약점이 자리 잡고 있다. 전문가들은 이번 사태가 호주 식량 시스템의 구조적 취약성을 여실히 드러낸 '경고장'이라며, 지속 가능하고 지역 중심적인 생산 방식으로의 근본적인 전환을 촉구하고 있다.

 

 

비료 대란과 붕괴된 공급망 호주 농업은 화학 비료, 특히 질소 비료의 핵심 원료인 요소(urea)에 절대적으로 의존하고 있다. 2024년 기준 호주가 사용한 비료는 약 870만 톤에 달하지만, 이 중 85% 이상이 수입산이며 상당수가 호르무즈 해협을 통과해 들어온다. 금요일에 해협이 임시로 개방되긴 했으나, 위기의 불씨는 여전히 남아있다.

 

2025년에만 380만 톤의 농업용 요소를 수입했던 호주는, 현재 정부 주도로 농번기에 필요한 요소의 20%만을 간신히 확보한 상태이며 여전히 125만 톤이 부족한 실정이다. 2023년 브리즈번 인근의 깁슨 아일랜드(Gibson Island) 공장이 저렴한 장기 가스 공급 확보 실패로 폐쇄된 이후, 호주 내 요소 생산 능력은 전무하다. 그 결과, 지난 7주 동안 수입산 요소 가격은 두 배 이상 폭등했다.

 

서호주 대학교(University of Western Australia)의 농업 경제학 교수인 마리트 크라그트(Marit Kragt)는 "당장은 필요한 비료가 있지만, 6월과 7월 물량을 확보하지 못하면 본격적인 위기(crunch)가 닥칠 것"이라고 경고했다. 그녀는 2022년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당시 비료와 곡물 가격이 동반 상승해 농가의 타격이 상쇄되었던 것과 달리, "현재의 충격은 훨씬 더 심각하다. 우리는 아무것도 배우지 못한 채 그저 값싼 수입품에만 의존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식량 안보의 환상과 서민 경제의 타격 호주가 식량 순수출국이라는 사실은 국내 식량 안보의 위기를 가리는 착시 효과를 일으킨다. 서스테인: 호주 식품 네트워크(Sustain: The Australian Food Network)의 닉 로즈(Nick Rose) 전무이사(executive director)는 "우리는 9,000만 명을 먹여 살릴 수 있는 고효율 대규모 농업 국가지만, 이는 막대한 비용을 수반하며 현재의 위기 속에서 그 취약성이 드러나고 있다"고 분석했다.

 

그리피스 대학교(Griffith University)의 식량 회복력 및 비상 대책 전문가인 킴벌리 레이스(Kimberley Reis)는 수출국이라는 이유로 호주가 식량 안보를 갖췄다고 주장하는 것은 "극도로 무지한(mind-numbingly unenlightened) 발언"이라고 강도 높게 비판했다. 실제로 '2025 푸드뱅크 기아 보고서(2025 Foodbank Hunger Report)'에 따르면, 호주 가정 5곳 중 1곳이 종종 끼니를 거르거나 하루 종일 굶는 것으로 나타났다.

 

농민 조합(farmers' unions)은 식품 가격이 최대 20% 상승할 수 있다고 경고하고 있다. 크라그트 교수는 그보다는 적은 폭의 인상을 예상하면서도, 지난 12개월 동안 이미 물가가 오른 상황에서 서민들에게는 뼈아픈 타격이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줄리 콜린스(Julie Collins) 농업부 장관(Agriculture Minister) 역시 지난 3월, 중동 분쟁을 언급하며 "우리가 안주할 수 없는 이유를 재확인시켜 준다"고 밝힌 바 있다.

 

지속 가능한 미래를 위한 전환점 이번 위기는 역설적으로 호주 농업이 나아가야 할 새로운 방향을 제시하고 있다. 화학 비료의 과도한 사용은 토양 수분 유지력 상실과 토양 황폐화로 이어진다. 기후변화·에너지·환경·수자원부(Department of Climate Change, Energy, the Environment, and Water)의 2021년 환경 상태 보고서에 따르면, 호주 농경지의 75%가 황폐화 징후를 보이고 있다. 농업 산업은 전 세계 온실가스 배출량의 10~12%를 차지하며, 비료 생산은 천연가스에 크게 의존한다.

 

전문가들은 공기, 물, 태양 에너지, 아몬드 껍질만을 이용해 질소 비료를 생산하는 미국의 니트리시티(Nitricity)나 그린 암모니아 분야를 혁신하고 있는 모나쉬 대학교(Monash University) 기반의 스타트업 주피터 이오닉스(Jupiter Ionics)와 같은 친환경 기술에 주목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또한, 지역 중심의 식량 생산 시스템으로의 전환도 감지되고 있다. 서스테인의 최근 설문조사에 따르면, 응답자의 약 22%가 집에서 직접 식량을 재배하고 있다고 답했다. 로즈 전무이사는 "이번 사태는 국가의 근간인 식량 문제에 대한 거대한 기회이자 모닝콜"이라고 평가했다.

 

인간이 구축한 거대한 글로벌 공급망과 효율성 중심의 시스템이 지구 반대편의 분쟁 하나에 얼마나 쉽게 흔들릴 수 있는지를 이번 '비료 대란'은 여실히 보여줍니다. 성경은 우리에게 피조 세계를 돌보고 관리하는 '청지기적 사명(Stewardship)'을 강조합니다(창세기 2:15). 눈앞의 이익과 값싼 수입산에 의존하여 땅을 황폐하게 만들고, 이웃의 굶주림(호주 가정 5곳 중 1곳)을 외면하는 구조는 하나님이 기뻐하시는 창조 질서와 거리가 멉니다.

 

오세아니아의 한인 기독교인들은 이 뉴스를 단순한 경제 위기로 넘길 것이 아니라, 우리의 일용할 양식이 궁극적으로 하나님의 은혜에 달려 있음을 겸손히 고백하는 계기로 삼아야 합니다. 나아가, 식량 위기로 인해 가장 먼저 타격을 받는 소외된 이웃들을 돌아보고, 하나님이 주신 땅을 지속 가능하게 가꾸는 생명 중심의 삶의 방식으로 돌이키는 지혜와 기도가 필요한 때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