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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보기 →호주, 의사 진료 없이 약국에서 피임약 처방 전면 확대… 의료계는 ‘안전성 우려’ 반발
최근 호주 전역에서 일반의(GP)의 진료 없이 약국에서 피임약을 직접 처방받을 수 있도록 하는 제도가 확대되고 있습니다. 이는 바쁜 현대인들의 의료 접근성을 높이기 위한 주정부 차원의 조치이지만, 호주 왕립 일반의 협회(RACGP)를 비롯한 의료계는 환자의 안전을 이유로 강하게 반발하고 있어 논란이 일고 있습니다.

뉴사우스웨일스(NSW) 주정부는 최근 450만 달러를 투입하여 약사들이 18세 이상 여성을 대상으로 피임약을 처방할 수 있도록 하는 새로운 정책을 발표했습니다. 제임스 쿡 대학교(James Cook University)에서 관련 수료증을 취득하고 생식 건강 교육을 이수한 약사들은 의사의 사전 처방전 없이도 피임약을 처방할 수 있게 됩니다. 주정부는 초기 5,000건의 상담 비용을 전액 지원하며, 이후에는 환자가 20~60달러의 상담료를 부담하게 될 예정입니다.
크리스 민스(Chris Minns) NSW 주총리는 이번 조치에 대해 “수백만 명의 호주 여성을 위한 기본적이고 필수적인 의료 서비스”라고 강조했습니다. 그는 “바쁜 여성들이 단지 처방전을 받기 위해 의사를 예약하고 방문해야 하는 기존의 방식은 더 이상 실용적이지 않다”며, 의료 서비스의 편의성을 높이겠다는 의지를 표명했습니다. 빅토리아주 역시 다가오는 2026년 7월부터 850개 참여 약국을 통해 성인을 대상으로 의사 처방 없는 피임약 처방을 허용할 계획이며, 퀸즐랜드(QLD)와 태즈메이니아(TAS)에서는 이미 훈련된 약사를 통한 처방이 이루어지고 있습니다.
그러나 호주 왕립 일반의 협회(RACGP)는 이러한 정책 변화에 심각한 우려를 표명하고 있습니다. 협회 측은 “의료 접근성을 높이기 위해 안전 기준을 낮추는 것은 결코 바람직한 방법이 아니다”라고 지적했습니다. 특히, 진단과 처방, 그리고 약품 조제 및 판매가 약국이라는 한 공간에서 이루어질 경우 발생할 수 있는 '이해상충(Conflict of interest)' 문제를 제기했습니다. 또한, 약국 환경에서는 의사와 같이 포괄적인 임상 평가와 부작용 확인, 장기 피임법(LARC) 등에 대한 충분한 전문적 상담이 이루어지기 어렵다는 점을 강조했습니다.
정부의 이번 조치는 약국을 일차 의료의 새로운 대안으로 삼아 환자의 편의성을 극대화하려는 시도로 평가받고 있습니다. 하지만, 의료계가 제기하는 오진 위험성 및 안전성 저하 문제 역시 간과할 수 없는 과제입니다. 향후 해당 제도가 정착되는 과정에서 환자의 안전을 보장할 수 있는 보다 철저한 제도적 보완이 필요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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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디터의 노트]
의료 서비스의 문턱을 낮추는 것은 바쁜 일상을 살아가는 현대인들에게 매우 반가운 소식입니다. 특히 필수 의약품에 대한 접근성 향상은 실질적인 삶의 질 개선으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하지만, 진단과 처방이라는 의료의 본질적 과정이 상업적 환경에서 다루어질 때 발생할 수 있는 위험성도 간과해서는 안 될 것입니다. 인간의 생명과 건강을 다루는 문제에 있어 편의성이 환자의 안전성보다 우선될 수는 없습니다. 보건 당국은 제도의 확대에 앞서 의료계의 깊은 우려를 경청하고, 환자들이 신뢰할 수 있는 튼튼한 의료 안전망과 면밀한 상담 체계를 구축하는 데 지혜를 모아야 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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