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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보기 →'던바의 수'로 본 목회의 본질: 150명의 한계와 '작음'의 영성

로빈 던바 교수가 제시한 '던바의 수(Dunbar's Number)'는 한 개인이 안정적으로 유지할 수 있는 사회적 관계의 최대치를 약 150명으로 봅니다. 이는 단순히 교회 지인 150명을 의미하는 것이 아니라, 가족과 친구, 직장 동료를 포함한 내 삶의 모든 관계 총량을 뜻합니다.
목회적 관점에서 이 수치는 시사하는 바가 큽니다. 한 목회자가 성도의 사정을 깊이 파악하며 '밀착 돌봄'을 할 수 있는 이상적인 숫자는 통상 75명 내외, 많게는 50~70명 선입니다. 목사가 성도의 이름과 얼굴을 인격적으로 매칭할 수 있는 마지노선이 150명이며, 그 이상은 조직과 시스템에 의한 관리가 불가피합니다.
목회 인원별 돌봄의 한계
목회자가 성도의 일상을 깊이 파악하는 이상적인 숫자는 75명 내외입니다. 인원이 늘어날수록 돌봄의 성격은 다음과 같이 변화합니다.
| 인원 | 단계 | 특징 및 한계 |
| 50~75명 | 밀착 돌봄 | 심방과 상담을 통해 모든 교인의 사정을 깊이 파악 가능한 이상적 수치 |
| 150명 | 인지 한계 | 목사가 얼굴과 이름을 매칭할 수 있는 마지노선 |
| 200명+ | 조직 관리 | 인격적 관계 불가능. 시스템과 소그룹 리더를 통해서만 관리 가능 |
대형화 추구(전염병)가 낳은 비극
한계치를 넘어서면 돌봄의 품질이 저하되고 메시지가 타협되며, 목회자는 소진(Burnout)됩니다. 특히 '성장=축복'이라는 등식 아래 만연한 대형화 욕망은 다음과 같은 폐해를 낳습니다.
| 구분 | 주요 현상 | 결과 |
| 목양의 마케팅화 | 교인의 도구화, 효율성 추구 | 아픈 양보다 유능한 사람에게 집중하는 선별적 목회 |
| 징검다리 목회 | '현재'와 '안식'의 부재 | 더 큰 성장을 위한 불한과 압박, 관계의 결핍 초래 |
| 소형 교회의 모순 | 대형 시스템 조기 도입 | 가족 같은 공동체성 해체, '밑 빠진 독' 운영 반복 |
| CEO 리더십 | 관객과 연출자 관계 | 예배는 '쇼'가 되고 성도는 '데이터'로 관리됨 |
이 한계치를 넘어서는 무리한 대형화 추구는 필연적으로 부작용을 낳습니다. 식당이 감당 못 할 손님을 받아 서비스의 질이 떨어지듯, 목회 또한 '돌봄의 품질 저하'와 목회자의 영적 소진(Burnout)을 초래합니다.
더 심각한 것은 '목양'이 '마케팅'으로 변질된다는 점입니다. 성도를 돌봄의 대상이 아닌 교회 성장의 자원으로 보게 되고, 진정한 변화보다 대중의 기호에 맞춘 메시지로 타협하게 됩니다.
오늘날 한국 교회의 고도성장기와 맞물린 '성장=축복'이라는 도식은 교회 안에 생존 공포와 명예욕을 심어주었습니다. 목자가 사라진 자리에 'CEO'형 리더십이 들어서고, 성도는 예배라는 쇼의 '관객'으로 전락했습니다.
이제 우리는 '작음의 영성'을 회복해야 합니다. 작은 교회는 큰 교회로 가기 위한 징검다리가 아니라, 그 자체로 완성된 가치를 지닌 공동체입니다. 숫자에 집착하지 않고 성숙을 지향하며, 흩어지는 교회를 통해 삶의 자리에서 '작은 예수'로 살아가게 하는 것. 그것이 주님께서 강조하신 '작은 자'의 정신으로 돌아가는 길입니다.
이상진 목사 / 시드니 소망교회 담임, 시드니 신학대학 교수, Ph.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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