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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던바의 수'로 본 목회의 본질: 150명의 한계와 '작음'의 영성

OCJ|2026. 2. 5. 02:06

 

로빈 던바 교수가 제시한 '던바의 수(Dunbar's Number)'는 한 개인이 안정적으로 유지할 수 있는 사회적 관계의 최대치를 약 150명으로 봅니다. 이는 단순히 교회 지인 150명을 의미하는 것이 아니라, 가족과 친구, 직장 동료를 포함한 내 삶의 모든 관계 총량을 뜻합니다.

 

목회적 관점에서 이 수치는 시사하는 바가 큽니다. 한 목회자가 성도의 사정을 깊이 파악하며 '밀착 돌봄'을 할 수 있는 이상적인 숫자는 통상 75명 내외, 많게는 50~70명 선입니다. 목사가 성도의 이름과 얼굴을 인격적으로 매칭할 수 있는 마지노선이 150명이며, 그 이상은 조직과 시스템에 의한 관리가 불가피합니다.

목회 인원별 돌봄의 한계

목회자가 성도의 일상을 깊이 파악하는 이상적인 숫자는 75명 내외입니다. 인원이 늘어날수록 돌봄의 성격은 다음과 같이 변화합니다.

인원 단계 특징 및 한계
50~75명 밀착 돌봄 심방과 상담을 통해 모든 교인의 사정을 깊이 파악 가능한 이상적 수치
150명 인지 한계 목사가 얼굴과 이름을 매칭할 수 있는 마지노선 
200명+ 조직 관리 인격적 관계 불가능. 시스템과 소그룹 리더를 통해서만 관리 가능

대형화 추구(전염병)가 낳은 비극

한계치를 넘어서면 돌봄의 품질이 저하되고 메시지가 타협되며, 목회자는 소진(Burnout)됩니다. 특히 '성장=축복'이라는 등식 아래 만연한 대형화 욕망은 다음과 같은 폐해를 낳습니다.

구분 주요 현상 결과
목양의 마케팅화 교인의 도구화, 효율성 추구 아픈 양보다 유능한 사람에게 집중하는 선별적 목회
징검다리 목회 '현재'와 '안식'의 부재 더 큰 성장을 위한 불한과 압박, 관계의 결핍 초래
소형 교회의 모순 대형 시스템 조기 도입 가족 같은 공동체성 해체, '밑 빠진 독' 운영 반복
CEO 리더십 관객과 연출자 관계 예배는 '쇼'가 되고 성도는 '데이터'로 관리됨

 

이 한계치를 넘어서는 무리한 대형화 추구는 필연적으로 부작용을 낳습니다. 식당이 감당 못 할 손님을 받아 서비스의 질이 떨어지듯, 목회 또한 '돌봄의 품질 저하'와 목회자의 영적 소진(Burnout)을 초래합니다.

 

더 심각한 것은 '목양'이 '마케팅'으로 변질된다는 점입니다. 성도를 돌봄의 대상이 아닌 교회 성장의 자원으로 보게 되고, 진정한 변화보다 대중의 기호에 맞춘 메시지로 타협하게 됩니다.

 

오늘날 한국 교회의 고도성장기와 맞물린 '성장=축복'이라는 도식은 교회 안에 생존 공포와 명예욕을 심어주었습니다. 목자가 사라진 자리에 'CEO'형 리더십이 들어서고, 성도는 예배라는 쇼의 '관객'으로 전락했습니다.

 

이제 우리는 '작음의 영성'을 회복해야 합니다. 작은 교회는 큰 교회로 가기 위한 징검다리가 아니라, 그 자체로 완성된 가치를 지닌 공동체입니다. 숫자에 집착하지 않고 성숙을 지향하며, 흩어지는 교회를 통해 삶의 자리에서 '작은 예수'로 살아가게 하는 것. 그것이 주님께서 강조하신 '작은 자'의 정신으로 돌아가는 길입니다.

 

이상진 목사 / 시드니 소망교회 담임, 시드니 신학대학 교수, Ph.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