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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병근 칼럼 / 역사와 성경의 거울로 본 흥망성쇠의 사계절

OCJ 2026. 10. 9. 05:19

급변하고 불확실성이 높은 오늘날, 우리 개인과 조직, 그리고 국가가 나아가야 할 바른 길을 찾기란 결코 쉽지 않습니다. 이처럼 혼란스러운 시대를 보다 지혜롭게 살아가기 위해서는 과거의 발자취를 비춰주는 '역사의 거울'과 변하지 않는 진리를 담은 '성경의 거울'을 깊이 들여다볼 필요가 있습니다. 개인과 조직, 그리고 국가의 역사를 돌아보면 영원한 융성도, 영원한 쇠락도 없었습니다. 대자연에 봄, 여름, 가을, 겨울의 사계절이 있듯, 우리의 삶과 역사에도 어김없이 흥망성쇠의 계절이 순환합니다. 그렇다면 우리는 과연 언제 흥하고, 언제 망하는 것일까요?

 


역사의 거울, 그중에서도 천년 제국 로마의 역사는 이 흥망성쇠의 사계절을 뚜렷하게 보여줍니다. 로마가 이탈리아반도의 작은 도시국가에서 지중해의 패자로 성장하던 융성의 '봄과 여름' 시기에 그들은 결핍 속에서 절박했고, 외부의 도전에 직면하여 늘 깨어 있었습니다. 무엇보다 패배한 적국의 사람들에게도 기꺼이 시민권을 부여하는 놀라운 '포용력'을 지녔고, 지도층이 솔선수범하며 권력을 분산시키는 공화정이라는 '겸손과 절제'의 미덕을 유지했습니다.

하지만 '팍스 로마나(로마의 평화)'라 불리던 가장 찬란한 번영의 정점에 섰을 때, 서서히 타락의 '가을'이 시작되었습니다. 거대한 부가 축적되자 빈부격차가 극심해졌고, 지도층은 특권 의식과 사치에 빠졌습니다. 시민들 역시 '빵과 서커스(무상 복지와 오락)'에 취해 국가를 향한 헌신이라는 건강한 미덕을 상실해 갔습니다. '로마는 절대 무너지지 않는다'는 오만 속에 국방마저 외부 이민족 용병들에게 의존하게 되면서, 결국 로마는 외부의 침입 이전에 이미 내부의 도덕적 해이와 부패라는 혹독한 '겨울'을 맞이하며 쓸쓸히 붕괴하고 말았습니다.


성경의 거울, 그중에서도 특히 구약의 '사사기' 역사는 이 흥망성쇠의 사계절 원리를 가장 구체적이고 뼈아프게 비춰줍니다. 사사 시대의 이스라엘은 놀랍도록 일정한 순환 패턴을 보여줍니다. 하나님의 은혜로 구원과 평안을 누리는 번영의 '여름'이 찾아오면, 그들은 어김없이 하나님을 잊고 스스로의 힘을 믿으며 이방의 우상을 숭배하는 '가을'(타락)로 접어들었습니다.

이러한 영적 교만과 나태의 결과로 이방 민족의 압제와 고통이라는 혹독한 '겨울'(징계)을 맞이하게 되면, 그제야 비로소 자신들의 한계와 연약함을 깨닫고 절박하게 하나님께 부르짖었습니다. 이 간절한 회개와 부르짖음은 하나님이 세우신 사사를 통해 다시 융성의 '봄'(구원)을 불러왔습니다. 타락, 징계, 회개, 구원으로 끝없이 이어지는 사사기의 역사는, 인간이 흥하는 비결이 '절대자에 대한 절박한 의존과 겸손'에 있으며, 망하는 원인이 번영의 때에 찾아오는 '자기 의와 교만'에 있음을 명확히 증언합니다.

결국 로마의 역사와 성경의 진리가 공통적으로 말하는 흥망성쇠의 결정적인 기준은 '마음의 태도'입니다. 성공의 여름날에 교만이라는 잡초를 뽑아내지 않으면 반드시 상실의 겨울이 찾아옵니다. 반대로, 혹독한 쇠락의 겨울 한가운데서도 자신의 연약함을 자각하고 돌이킨다면, 그것은 새로운 융성의 봄을 준비하는 가장 귀한 씨앗이 됩니다. 오늘을 살아가는 우리는 역사의 현장과 성경(사사기)의 진리라는 두 개의 거울을 통해, 지금 내가 어느 계절을 지나고 있는지, 그리고 그 계절에 맞는 겸손과 지혜의 옷을 입고 있는지 끊임없이 돌아보아야 합니다.

"사람의 마음의 교만은 멸망의 선봉이요 겸손은 존귀의 길잡이니라" (잠언 18장 12절)

글쓴이: 김병근 (엠마오 상담대학 학장, Ph.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