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더보기 →메마른 대지 위에 생명의 떡을: '슈퍼 엘니뇨'의 굶주림과 우리의 일용할 양식
[OCJ 논설] 주요 이슈: WFP(세계식량계획)의 '슈퍼 엘니뇨'로 인한 극심한 식량 위기 경고 및 기후 주간(Climate Week NYC)에서 화두로 떠오른 미래 농업 혁신과 인도주의 구호의 과제

2026년 9월 18일, 우리가 살아가는 이 지구촌의 한편에서는 인공지능과 우주 탐사의 눈부신 혁신을 논하고 있지만, 다른 한편에서는 가장 원초적인 생존의 조건인 식량이 고갈되어 수백만 명이 죽음의 문턱을 넘나들고 있다. 이번 주 유엔 세계식량계획(WFP)은 남수단을 비롯한 아프리카 전역이 '슈퍼 엘니뇨'로 인한 극심한 가뭄과 기상이변으로 비옥했던 농경지마저 황폐화되었으며, 당장 10월부터 자금 부족으로 수백만 명을 위한 생명줄과 같은 식량 지원이 끊길 위기에 처했다고 경고했다.
동시에 뉴욕 기후 주간(Climate Week NYC) 등 국제무대에서는 세계 식량 안보의 미래와 농업 혁신이 핵심 화두로 떠올랐고, 국제사회의 구호 자금이 자국 우선주의나 정치적 이해관계에 흔들려서는 안 된다는 우려 섞인 목소리도 터져 나오고 있다.
이 거대한 식량 위기는 단순한 자연재해의 결과가 아니다. 이는 기후 변화를 방치한 인류의 탐욕, 식량을 무기화하는 지정학적 갈등, 그리고 가난한 자들의 고통을 외면해 온 전 지구적 불평등 구조가 빚어낸 참상이다. 오늘날 첨단 기술을 활용한 정밀 농업, 기후 탄력성을 갖춘 유전자 개량 작물 등 미래 농업 혁신은 눈부시게 발전하고 있다.
그러나 이러한 기술적 진보가 거대 자본의 이윤 창출에만 머문다면, 정작 흙바닥에서 주려 죽어가는 가장 취약한 이웃들에게는 '그림의 떡'일 뿐이다. 진정한 미래 농업의 혁신은 기술의 우수성을 넘어, 그것이 어떻게 글로벌 인도주의 구호와 결합하여 생명을 살리는 공공의 도구로 쓰일 수 있는가에 달려 있다.
예수님은 굶주린 무리를 긍휼히 여기시며 제자들에게 "너희가 먹을 것을 주라"고 단호히 명령하셨다. 주님이 가르쳐 주신 기도 역시 '나의' 양식이 아닌 '우리에게 일용할 양식을 주시옵고'라는 공동체적 연대의 간구였다. 오늘날 기독교인과 교회는 이 시대의 오병이어를 어떻게 나눌 것인가를 치열하게 고민해야 한다.
단순히 남는 것을 적선하는 차원을 넘어, 굶주림을 야기하는 기후 위기 극복에 적극 동참하고, 식량 분배의 정의를 실현하기 위한 사회적·제도적 목소리를 내야 한다. 나아가 국제 사회의 인도주의 구호가 어떠한 정치적 장벽 없이 온전히 약자를 향해 흘러갈 수 있도록 감시하고 기도하는 파수꾼이 되어야 한다.
땅은 하나님이 모든 생명이 더불어 살아가도록 내어주신 거룩한 식탁이다. 그 식탁 한구석에서 누군가가 배를 곯고 있다면, 우리는 결코 평안히 포만감을 누릴 수 없다. 지금은 메마른 대지 위에 떨어지는 한 방울의 물조차 절실한 때다. 최첨단 농업 기술이라는 인간의 지혜와, 대가 없이 생명을 살리는 그리스도의 사랑이 만나 전례 없는 기아의 위기를 극복하는 기적이 일어나기를 소망한다. 다가오는 겨울의 문턱에서, 우리의 빵을 나누어 생명의 온기를 전하는 거룩한 부름에 모두가 응답할 때다.
대답하여 이르시되 너희가 먹을 것을 주라 하시니... - 마가복음 6:37
#식량위기 #미래농업 #인도주의 #기후변화 #일용할양식
'오피니언 > OCJ시선' 카테고리의 다른 글
| 바벨탑이 된 인공지능, 브레이크 잃은 속도전 속에 '안전의 방주'를 묻다 (0) | 2026.09.17 |
|---|---|
| 딥페이크의 늪에 빠진 시대, 진실과 인간 존엄성을 지키는 방파제가 필요하다 (0) | 2026.09.16 |
| 청년의 절망을 먹고 자라는 연금, 세대 갈등을 넘어 ‘상생의 언약’으로 나아가야 (0) | 2026.09.15 |
| 생명의 코드를 다시 쓰다: 후성유전학의 진보가 들려주는 은혜의 메타포 (0) | 2026.09.14 |
| 포성 속의 평화 협상: 총을 내려놓지 않는 자와의 대화가 남기는 질문 (0) | 2026.09.13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