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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뢰 잃은 한국교회, 담장 허물고 사회적 '환대의 허브'로 거듭나야"... 2026 국민미션포럼 개최

OCJ 2026. 9. 6. 03:36

개인주의가 심화되고 사회적 갈등과 고립이 깊어지는 시대 속에서, 신뢰를 잃어가는 한국교회가 스스로의 담장을 허물고 이웃을 조건 없이 품는 '환대의 공동체'로 거듭나야 한다는 자성의 목소리가 나왔다. 국민일보 종교국 주최로 지난 9월 3일 서울 여의도 국민일보빌딩 12층 컨벤션홀에서 열린 '2026 국민미션포럼'에서는 신학, 사회학, 건축학 등 각 분야의 전문가들이 모여 한국교회가 직면한 위기를 진단하고 실천적인 대안을 모색했다. 참석자들은 교회가 단순히 사람들을 초청하는 단계를 넘어, 이주민과 다음세대 등 소외된 이웃에게 조건 없이 곁을 내어주는 진정한 환대의 길로 나아가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대인 신뢰도 27% 시대, '끼리끼리'를 넘어선 교량형 교회로


기조강연에 나선 이재열 서울대 사회학과 명예교수는 한국 사회가 겪고 있는 심각한 신뢰의 결핍을 지적했다. 세계가치관조사 결과에 따르면 한국의 대인신뢰도는 27.3%에 불과하며, 이는 국민의 70% 이상이 처음 만나는 타인을 경계한다는 의미다. 이 교수는 한국 사회의 자본이 사적 연고 중심의 '결속형'에만 치우쳐 있고, 낯선 집단을 연결하는 '교량형'이나 제도와 사람을 잇는 '연계형' 자본은 극단적으로 부족하다고 분석했다. 이러한 상황에서 전국적인 조직망을 갖추고 정기적인 만남을 이어가는 교회 공동체가 사회적 신뢰를 회복하는 '교량형 허브' 역할을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오라'에서 '내가 간다'로, 공간과 사역의 패러다임 전환


건축가인 유현준 홍익대 교수는 교회가 복음의 본질은 지키되, 공간적으로는 세상에 가장 부드럽고 열려 있는 곳이 되어야 한다고 제안했다. 유 교수는 교회 앞 주차장을 지하로 내리고 그 자리에 주민 누구나 쉴 수 있는 마당을 조성하거나, 건물의 1층에 처마 공간을 두어 비를 피할 수 있게 하는 등 물리적 장벽을 낮추는 구체적인 건축적 대안을 제시했다. 또한 재정적 여건으로 리모델링이 어려운 교회들을 향해 스마트폰의 운영체제 업데이트처럼 기존 공간의 사용 방식과 운영 소프트웨어를 바꾸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환대의 공간을 창출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목회적 관점에서의 전환도 강력히 촉구되었다. 개회예배 설교를 맡은 유진소 호산나교회 목사는 탕자의 비유를 들며 교회가 무너진 인간의 존엄을 회복시키는 '아버지의 집'이 되어야 한다고 전했다. 이어 서울중앙교회 홍대센터처치의 최성원 목사는 기성교회가 청년들을 향해 '우리 방식대로 할 수 있으면 오라'며 일방적인 초청만 해왔던 것을 회개하며, 예수 그리스도의 성육신처럼 교회가 먼저 세상 속으로 다가가 '있는 그대로 오라'고 수용하는 것이 진정한 환대라고 역설했다.

곁을 내어주는 관계, 또 다른 환대를 낳는 '거룩한 전염성'


이번 포럼에서는 실제 목회 현장에서 일어난 감동적인 환대의 사례들도 공유되었다. 경북 구미국제교회의 권주은 목사는 일회성 재정 지원이나 프로그램보다 이주민들에게 진정한 '친구'가 되어주는 관계 중심의 사역을 소개했다. 특히 출산을 앞두고 갈 곳이 없던 중국인 이주민 산모 부부를 위해, 만삭이었던 권 목사의 아내 박정림 목사가 사택 문을 열어 한 지붕 아래서 함께 산후조리를 했던 일화를 전했다. 이러한 따뜻한 환대를 경험한 중국인 부부는 이후 스리랑카 이주민 부부의 산후조리를 돕는 등, 환대가 또 다른 환대를 낳는 거룩한 전염성을 보여주었다. 

또한 말씀심는교회의 백은실 사모는 성도들의 닫힌 마음의 문을 여는 데 있어 따뜻한 '밥상 나눔'이 지닌 강력한 치유와 회복의 힘을 강조하며, 일상 속에서 체화된 환대 사역의 중요성을 일깨웠다.

[EDITOR'S NOTE]
세상의 신뢰를 잃어버린 한국교회가 '환대'라는 성경적 본질을 붙잡고 담장을 허물기 시작했다는 소식은 깊은 울림을 줍니다. 이러한 도전은 비단 한국교회만의 과제가 아닙니다. 오세아니아 지역의 교회들 역시 급격한 세대 갈등, 청년층의 이탈, 그리고 다문화·이주민 사회로의 급변 속에서 고립과 불신의 벽에 직면해 있습니다. 

예수 그리스도께서는 하늘 영광을 버리고 친히 인간의 몸을 입어 우리 가운데 거하시는 '성육신적 환대'를 보여주셨습니다. 교회가 세상 속에서 다시금 빛과 소금이 되기 위해서는, 우리만의 단단한 결속에서 벗어나 낯선 타자를 향해 다리를 놓는 교량형 공동체로 나아가야 합니다. 물리적인 담장을 낮추는 것뿐만 아니라, 상처받고 소외된 영혼들이 언제든 찾아와 쉴 수 있는 마음의 공간을 넓히는 오세아니아와 전 세계의 모든 교회들이 되기를 소망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