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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라인 쇼핑과 AI가 부추긴 패션계 '표절(Dupe)' 논란... 벼랑 끝에 선 소규모 디자이너들

OCJ 2026. 9. 1. 04:43

최근 온라인 쇼핑과 인공지능(AI) 기술의 발달로 패션계에서 이른바 '표절(Dupe·복제품)' 상품이 급증하며 논란이 일고 있습니다. 소셜 미디어를 통해 유행이 빠르게 확산하는 가운데, 호주의 소규모 디자이너들은 대형 유통업체들의 무단 복제에 맞서 지식재산권 보호를 호소하고 있습니다.

 


호주 멜버른 기반의 디자이너 베시 조셉(Bessie Joseph)의 사례는 이러한 현실을 여실히 보여줍니다. 그녀는 올해 2026년 4월 의류 브랜드 '카오스(Khaos)'를 창립하며, 독특한 프릴 장식이 달린 밝은 청록색 시스루 스커트를 시그니처 제품으로 선보였습니다. 하지만 최근 지인들로부터 호주의 대형 패션 소매업체인 유니버설 스토어(Universal Store)가 자사 자체 브랜드를 통해 자신의 디자인과 매우 유사한 제품을 더 저렴한 가격에 판매하고 있다는 소식을 접하게 되었습니다.

이에 조셉은 소셜 미디어를 통해 해당 업체를 공개적으로 비판하며 판매 중단(cease-and-desist) 요청 서한을 발송했습니다. 그녀는 "이 스커트를 디자인하고 제작하는 데 최소 6개월이 걸렸으나, 대기업은 사진 캡처 한 번으로 막대한 자본과 기술을 동원해 순식간에 복제품을 찍어냈을 것"이라며 분통을 터뜨렸습니다. 또한, 소규모 기업 입장에서는 디자인 저작권 등록 절차가 매우 복잡하고 비용이 많이 들어 사전에 법적 보호를 받기 어려웠다고 토로했습니다.

패션 및 지식재산권(IP) 전문 변호사이자 '패션 로 랩(Fashion Law Lab)'의 설립자인 머라이어 사드(Mariah Saad)는 이러한 현상이 소셜 미디어와 인공지능에 의해 더욱 가속화되고 있다고 지적합니다. 사드 변호사는 "브랜드가 온라인에서 화제를 모으면 불과 몇 주 만에 복제품이 시장에 풀리는 시대가 되었습니다. 특히 AI를 활용한 디자인 카피는 몇 년 전만 해도 존재하지 않았던 새로운 법적 과제로 떠오르고 있습니다"라고 설명했습니다. 그녀는 많은 호주 창작자들이 사업에 뛰어들 때 가장 중요한 자산인 지식재산권 보호에 대한 연구나 대비가 부족한 점을 깊이 우려했습니다.

반면, 미국 패션계의 베테랑 디자이너 니콜 밀러(Nicole Miller)는 패션계에서 복제품은 어느 정도 불가피한 현상이라는 시각을 공유했습니다. 1982년 자신의 이름을 딴 브랜드를 설립해 유명 모델들과 작업해 온 그녀는 "미국 법률상 프린트 디자인만 보호받을 뿐 실루엣 디자인 자체는 보호 대상이 아니다"라고 설명했습니다. 밀러는 "예전에는 내 디자인이 카피되는 것에 분노했지만, 지금은 오히려 내 디자인이 그만큼 매력적이라는 찬사로 받아들인다"며, 패션 트렌드의 빠른 순환 속도를 인정했습니다. 다만, 의류보다 디자인과 제조 과정이 복잡한 신발 산업에 대해서는 "훨씬 더 독창적인 요소가 많으므로 보다 철저한 보호가 필요하다"고 강조했습니다.

문제는 현재의 물가 상승(Cost-of-living) 위기 속에서 저렴한 복제품이 소비자들에게 거부할 수 없는 매력으로 다가온다는 점입니다. 디자이너 조셉 역시 이 점을 인지하고 있으며, 복제품 문제에 대한 경각심을 일깨우기 위해 일시적으로 원본 스커트의 가격을 유니버설 스토어의 복제품과 동일하게 인하하는 강수를 두기도 했습니다. 그녀는 인플루언서들과 동료 소규모 브랜드들이 보내준 뜨거운 지지에 감사를 표하며, 오리지널 디자인의 가치를 알아보고 이를 구매할 여력이 있는 소비자들이 소규모 기업을 계속해서 지지해 주기를 당부했습니다.

한편, 이번 사안을 보도한 SBS 뉴스는 디자인 복제 논란과 관련해 유니버설 스토어 측에 공식 입장을 요청한 상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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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디터의 노트]
패션계의 디자인 표절 논란은 어제오늘의 일이 아니지만, 최근 인공지능과 디지털 매체의 발달로 그 속도와 규모가 유례없는 수준에 이르고 있습니다. 창작자의 피땀 어린 노력이 거대 자본과 기술 앞에 쉽게 무력화되는 현실은, 법적 제도의 사각지대와 비용의 장벽이 얼마나 높은지 단적으로 보여줍니다. 물가 상승으로 인해 저렴한 제품을 찾는 소비자들의 심리도 십분 이해가 되나, 창작자의 정당한 권리를 존중하는 '윤리적 소비'의 가치 역시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한 시점입니다. 건강하고 공정한 시장 생태계를 유지하기 위해서는 맹점 없는 제도적 지원과 더불어 성숙한 시민 의식이 함께 발맞춰야 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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