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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리뷰] <콘클라베>: "확신은 믿음의 적이다"… 흔들리는 교회에 던지는 묵직한 질문

OCJ|2025. 12. 29. 08:45

 

"확신이야말로 침묵의 가장 큰 적입니다. 만약 확신만이 존재하고 의심이 없다면, 신비는 사라질 것이고 믿음 또한 필요 없을 것입니다." (Certainty is the great enemy of unity... If there was only certainty and no doubt, there would be no mystery and therefore no need for faith.)

교황이 선종했습니다. 바티칸의 굳게 닫힌 문 뒤, 전 세계 가톨릭 추기경들이 모여 새로운 교황을 선출하는 비밀 회의, '콘클라베(Conclave)'가 시작됩니다.

 

영화 <콘클라베>는 성스러운 붉은 제의를 입은 성직자들의 이야기지만, 그 안을 들여다보면 욕망과 계략, 그리고 인간적인 나약함이 소용돌이칩니다. 하지만 이 영화가 크리스천들에게 주는 울림은 그 '추악함'의 폭로에 있지 않습니다. 오히려 그 불완전함 속에서 기어이 일하시는 하나님의 섭리를 보여주기 때문입니다.

 

오늘은 이 치열한 영적 전쟁터에서 발견한 '의심하는 믿음'의 가치에 대해 이야기하려 합니다.


1. 팩트 체크: 거장이 빚어낸 웰메이드 스릴러

먼저 영화의 객관적인 정보를 살펴봅니다. 이 영화는 단순한 종교 영화가 아닌, 작품성 높은 스릴러로 인정받고 있습니다.

  • 감독: 에드워드 버거 (Edward Berger) - 넷플릭스 <서부 전선 이상 없다>로 아카데미를 휩쓴 감독입니다.
  • 주연: 랄프 파인즈 (로렌스 추기경 역) - <해리포터>의 볼드모트, <그랜드 부다페스트 호텔>로 유명한 대배우가 고뇌하는 리더의 모습을 완벽히 연기합니다.
  • 원작: 로버트 해리스(Robert Harris)의 동명 베스트셀러 소설.
  • 해외 반응: 영화 비평 사이트 로튼 토마토(Rotten Tomatoes)에서 평론가 점수 92%를 기록하며 "2024년 가장 강렬하고 지적인 스릴러"라는 평을 받았습니다.

2. 인사이트: 기독교적 시선으로 본 <콘클라베>

① "가장 위험한 사람은 교황이 되고 싶어 하는 자다"

영화 속 추기경들은 저마다의 이유로 교황이 되려 하거나, 특정 후보를 밉니다. 보수와 진보, 야망과 계략이 충돌합니다. 이때 로렌스 추기경은 중요한 통찰을 내뱉습니다. "교황좌를 탐내는 자야말로, 그 자리에 가장 어울리지 않는 자다."

 

[Christian Insight] 이는 예수님의 가르침을 정면으로 상기시킵니다. 제자들이 "누가 크냐"고 다툴 때, 주님은 "으뜸이 되고자 하는 자는 모든 사람의 종이 되어야 한다(마가복음 10:44)"고 하셨습니다. 한국 교회와 우리 내면을 돌아봅시다. 우리는 '섬김의 자리'를 원하는 것입니까, 아니면 '영향력 있는 자리'를 원하는 것입니까? 영화는 권력을 향한 욕망이 얼마나 교묘하게 '사명'이라는 이름으로 포장될 수 있는지 경고합니다.

② '확신'이라는 우상 vs '고뇌'라는 기도

영화의 핵심 메시지는 로렌스 추기경의 설교에 담겨 있습니다. 그는 "맹목적인 확신(Certainty)"을 경계합니다. 자신이 하나님의 뜻을 다 안다고 자부하는 자들은 타인을 정죄하고 교회를 분열시킵니다. 오히려 흔들리며 고뇌하는 자, 자신의 부족함을 아는 자가 진정한 믿음의 사람임을 역설합니다.

 

[Christian Insight] 성경의 위대한 인물들은 모두 '흔들리는 자'들이었습니다. 물 위를 걷다 빠진 베드로, 십자가 앞에서 도망친 제자들... 하나님은 그들의 '완벽한 확신'이 아닌, "나의 믿음 없는 것을 도와주소서(마가복음 9:24)"라는 절박한 기도를 들으셨습니다. 이 영화는 우리에게 위로를 건넸니다. 당신의 믿음이 흔들리고 있나요? 괜찮습니다. 그 흔들림이 곧 하나님을 향한 갈망의 증거일 수 있습니다.

③ 질그릇에 담긴 보배 (고린도후서 4:7)

영화의 결말은 충격적입니다. (스포일러를 최소화하자면) 가장 완벽해 보이는 후보들은 탈락하고, 전혀 예상치 못한, 가장 낮고 흠이 있어 보이는 인물이 주목받습니다.

 

[Christian Insight] 하나님은 지혜로운 자를 부끄럽게 하려고 세상의 미련한 것들을 택하십니다. 콘클라베의 그 웅장한 의식 속에서도 결국 드러나는 것은 '인간의 나약함'입니다. 하지만 영화는 그 나약함이 실패가 아니라, 하나님의 은혜가 들어올 빈 공간임을 보여줍니다. 우리는 깨지기 쉬운 질그릇입니다. 하지만 그렇기에 그 안에 담긴 보배(예수 그리스도)가 더욱 빛날 수 있습니다.


3. 평론가의 한마디

영화 <콘클라베>는 바티칸의 시스티나 성당을 배경으로 하지만, 그 이야기는 오늘날 우리가 속한 모든 공동체, 그리고 우리 자신의 마음속 이야기입니다.

 

"하나님은 왜 침묵하시는가?"라고 묻고 싶을 때, 이 영화를 보십시오. 그 침묵 속에서 인간의 욕망이 걸러지고, 가장 낮은 자의 모습으로 오시는 하나님의 뜻을 발견하게 될 것입니다. 스릴러의 긴장감 끝에 찾아오는 묵직한 영적 감동, 크리스천 필람 무비로 추천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