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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교 탄압' 논란 부른 세법 시행령 개정... 문을 연 장본인은 '신천지 해외 송금'이었다

OCJ 2026. 8. 30. 06:10

올해 초 정부가 단행한 세법 시행령 개정으로 인해 한국 교회의 해외 선교비 송금에 '증여세 폭탄' 우려가 제기되며 교계가 긴장하고 있다. 일부 교계 단체와 목회자들은 이를 두고 "정부의 선교 탄압이자 종교 억압 정책"이라며 강력하게 반발하고 있으나, 취재 결과 이번 법 개정의 결정적 단초를 제공한 것은 이단 신천지예수교증거장막성전(신천지)의 해외 송금 및 세무 소송이었던 것으로 밝혀졌다.

 


신천지의 50억 증여세 소송과 대법원 판결

이번 시행령 개정의 뿌리는 신천지가 국세청을 상대로 제기한 증여세 부과 처분 취소 소송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신천지는 지난 2012년부터 2017년 사이 미국 로스앤젤레스(LA)와 남아프리카공화국에 위치한 해외 지교회에 선교비 명목으로 약 85억 원을 송금했다. 이에 대해 서울지방국세청은 2020년 해당 자금의 성격을 '해외 자금 은닉 및 탈루'로 판단하고, 가산세를 포함해 약 50억 원의 증여세를 부과했다.

신천지는 이에 불복해 소송을 제기했고, 2025년 대법원은 신천지의 손을 들어주었다. 당시 대법원은 조세 법규 해석은 법문 그대로 해야 한다는 '조세법률주의' 원칙에 따라, 당시 시행령에 공익법인의 혜택을 '국내 거주자나 내국법인'으로 한정하는 명시적 제한 규정이 없었기 때문에 과세 처분이 위법하다고 판결했다. 다만 대법원은 판결문에서 증여세 회피를 위한 악용 가능성을 차단하기 위해서는 비과세 대상 공익법인의 범위를 국내 거주자로 제한하는 취지를 법령에 명시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에 국세청은 관련 시행령 개정을 기획재정부에 건의했고, 이것이 결국 올해 2월 27일 공포된 세법 시행령 개정으로 이어지게 되었다.

종교 공익법인 범위 축소와 교계의 우려

개정된 상속세 및 증여세법 시행령 제12조 제1항과 법인세법 시행령 제39조에 따르면, 종교사업의 범주가 기존 '종교의 보급 기타 교화에 현저히 기여하는 사업'에서 '국내 비영리내국법인 및 거주자가 운영하는 사업'으로 대폭 축소되었다. 이에 따라 국내 교회가 해외 지교회나 현지 법인, 혹은 세법상 비거주자인 선교사 개인에게 선교비를 송금할 경우 공익법인 지위를 인정받기 어려워져 송금액 전체에 증여세가 부과될 위험이 생겼다. 특히 수증 기관이 세금을 낼 능력이 없을 경우, 송금한 국내 교회가 연대납세의무를 지게 되어 막대한 세금 부담을 안게 될 수 있다.

이번 개정은 한국 교회뿐만 아니라 호주, 뉴질랜드 등 오세아니아 지역을 비롯해 전 세계 선교지에서 묵묵히 헌신하고 있는 한인 선교사들과 이들을 후원하는 한인 교회 공동체에도 적지 않은 긴장감을 불어넣고 있다. 

이로 인해 한국교회총연합(한교총, 대표회장 김정석 목사)과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교회협, 총무 박승렬 목사) 등 교계 주요 연합 기관들은 깊은 우려를 표명해 왔다. 김정석 대표회장은 지난 7월 22일 한성숙 국무총리를 만난 자리에서 "선교 기금에 대한 과세는 해외 선교를 통한 한국의 국위선양과 구호 활동을 위축시킬 수 있다"고 우려를 전했으며, 8월 25일 김민석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방문했을 때도 정부와 종교계 간의 협의를 공식 요청했다.

일부 보수 교계 단체와 목회자들은 이번 개정을 종교 탄압 프레임으로 규정하기도 했다. 한국교회언론회는 8월 5일 성명을 통해 정부 정책의 철회를 주장했으며, 세계로교회 손현보 목사는 유튜브 영상을 통해 이재명 정부가 해외 선교를 위축시키기 위해 말도 안 되는 명분으로 증여세를 부과했다며 반교회적 개정이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그러나 한국세계선교협의회(KWMA) 이강욱 협동총무는 지난 8월 7일 열린 공청회에서 "이번 세법 개정이 기독교만을 표적으로 삼은 탄압이라는 소문은 사실이 아니다"라며, 특정 이단 단체의 법적 허점 악용을 막기 위한 정부의 조치가 정상적인 선교 활동에까지 불똥이 튄 상황이라고 선을 그었다.

"위기를 기회로" 전문가들이 제안하는 투명성 강화

교계 세무 및 선교 전문가들은 이번 사태를 무조건적인 반발보다는 한국 교회의 재정 투명성을 높이고 선교 패러다임을 전환하는 계기로 삼아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1. 철저한 사후 관리와 증빙 서류 구비: 한교총 세정대책위원회 전문위원장 김영근 회계사는 해외 선교비가 비종교적 목적으로 유출되지 않는다는 신뢰를 과세 당국에 주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를 위해 선교지 국가가 인정하는 공식 영수증을 철저히 확보하고, 국내 전문가의 검증 보고서를 제출하는 등의 자구책이 필요하다고 제안했다. 또한 선교사들의 종교인 소득 신고를 제도화하는 방안도 제시됐다.

2. 선교 패러다임의 근본적 전환: 강대흥 KWMA 사무총장은 법령과 세계 선교 환경이 급변하는 상황에서 과거의 방식을 고수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한국 교회가 해외에 직접 땅을 사고 건물을 짓는 하드웨어 중심의 선교에서 벗어나, 현지인 리더를 전도하고 양육하여 그들이 스스로 교회를 개척하도록 돕는 '사람 중심'의 선교 패러다임으로 전환해야 한다는 설명이다.

3. 교단 차원의 통일된 가이드라인 수립: 동서대학교 이선복 교수는 선교 단체나 개별 교회가 회계 전문성 부족으로 실수를 범하지 않도록, KWMA나 주요 교단 차원에서 통일된 재정 관리 가이드라인을 마련해 배포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EDITOR'S NOTE]
성경은 우리에게 "뱀같이 지혜롭고 비둘기같이 순결하라"(마태복음 10:16)고 가르칩니다. 이번 세법 시행령 개정 논란은 겉보기에는 선교 활동을 위축시키는 큰 위기처럼 보이지만, 실상은 한국 교회가 세상 법정 앞에서도 흠 없고 투명한 재정 구조를 확립하라는 하나님의 엄중한 경고이자 기회일 수 있습니다. 이단 단체의 편법과 자금 은닉 시도로 인해 정당한 선교 사역이 오해받는 안타까운 상황 속에서, 교회가 해야 할 일은 감정적인 '탄압' 프레임 뒤에 숨는 것이 아닙니다. 오히려 더욱 정직하고 투명하게 선교 기금을 관리하여 세상의 빛과 소금으로서의 신뢰를 회복해야 합니다. 나아가 이번 기회를 통해 건물과 땅이라는 눈에 보이는 업적 중심의 선교에서, 현지 영혼을 진정으로 세우고 동역하는 본질적인 선교로 체질을 개선하는 은혜가 있기를 소망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