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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리스토퍼 놀런의 ‘오디세이’ 활시위와 종말의 나팔 소리: 우리에게 주어진 회개의 기회

OCJ 2026. 8. 28. 04:45

미국 미드웨스턴 침례신학대학원의 이상환 교수(해석학)가 국민일보와의 공동 기획 칼럼을 통해 크리스토퍼 놀런 감독의 영화 '오디세이' 속 활시위 소리와 성경이 예고하는 재림의 나팔 소리를 비교하며 현대 그리스도인들에게 깊은 영적 각성을 촉구했다. 이 교수는 영화 속 오디세우스가 사냥을 시작하기 전 활시위를 튕기는 독특한 설정과 호메로스의 원작 속 단 한 번 울리는 활시위 소리의 차이를 분석하며, 주님의 재림과 마지막 심판이 다가오는 오늘날 우리가 경고의 소리를 어떻게 들어야 하는지 심도 있게 다루었다.

 


신사적인 사냥꾼의 의식과 참주인의 귀환 선언


크리스토퍼 놀런 감독의 영화 '오디세이'에서 주인공 오디세우스는 사냥을 앞두고 활시위를 한 번 튕겨 "퉁..." 하는 소리를 내는 습관이 있다. 이는 사냥을 시작하겠다는 신호다. 숨어서 사냥감을 기습하는 것을 비겁하고 수치스럽게 여겼던 고대 그리스의 명예로운 가치관에 따른 행동으로, 짐승에게조차 달아나거나 맞설 기회를 주는 정면 승부의 선언이다. 

그러나 이 반복적인 의식은 호메로스의 원작 서사시에는 존재하지 않는 영화적 설정이다. 원작에서 활시위 소리는 오직 이야기의 절정에서 단 한 번만 울린다. 아무도 시위를 당기지 못하던 거대한 활을 오디세우스가 마침내 당겨 튕겼을 때, 그 소리는 마치 제비 소리와 같았고, 성 안을 가득 채우던 구혼자들의 얼굴은 순식간에 핏기를 잃었으며 하늘에서는 천둥이 울렸다. 

원작의 활시위 소리가 "내가 돌아왔다"는 참주인의 엄숙한 귀환 선언이었다면, 놀런 감독의 영화 속 활시위 소리는 "이제 심판을 시작하니 선택하라"는 경고의 메시지다. 이 두 소리는 오디세우스가 거지로 변장해 자신의 성에 들어간 종막에 이르러 하나로 겹쳐진다. 주인이 죽었다고 지레짐작하고 그의 재산을 탕진하며 아내 페넬로페를 위협하던 욕망의 무리에게 이 소리는 퇴로가 끊긴 심판의 사형 선고가 되었다.

오래 참아온 주인의 침묵과 기회의 시간들


많은 이들이 문을 잠그고 구혼자들의 퇴로를 차단한 오디세우스의 행동을 비겁하다고 생각할지 모른다. 그러나 이 교수는 그들에게 도망갈 기회가 이미 수없이 주어졌음을 지적한다. 오디세우스가 살아 있을지 모른다는 소문이 이타케에 전해졌을 때 그들은 주인의 집에서 물러날 수 있었지만, 주인의 오랜 침묵을 죽음으로 단정 짓고 경고를 무시했다. 주인의 재산을 축내고 남겨진 가족을 위협했던 매 순간이 그들에게는 돌이킬 수 있는 기회였으나, 그들은 양심을 외면했다. 마지막 활시위 소리는 비겁한 기습이 아니라, 오래 참아온 경고가 끝나고 마침내 시작된 정의로운 심판이었다.

성경 역시 이와 같은 종말론적 소리를 예고한다. 데살로니가전서 4장 16절은 "주께서 호령과 천사장의 소리와 하나님의 나팔 소리로 친히 하늘로부터 강림하시리니"라고 기록하고 있다. 주님의 귀환 소리에도 두 가지 의미가 겹쳐 있다. 끝까지 주님을 기다리며 충성했던 이들에게는 마침내 참주인을 마주하는 '기쁨의 선언'이지만, 주님의 것을 제 것인 양 삼키고 주인 행세를 했던 자들에게는 피할 수 없는 '심판의 선포'가 된다. 동일한 소리가 누군가에게는 혼인 잔치의 시작을, 다른 누군가에게는 두려운 사형 선고를 의미하는 것이다.

오늘날 우리에게 들려오는 세밀한 경고의 소리들


마지막 나팔 소리가 울린 뒤에는 더 이상 돌아설 시간이 없다. 문은 닫히고 참주인이신 주님은 온전한 모습을 드러내실 것이다. 그러나 그 영광스럽고도 두려운 날이 오기 전까지, 하나님은 오디세우스의 귀환 전 소문처럼 끊임없이 다양한 방식으로 우리에게 경고를 보내신다. 

우리가 일상에서 듣는 경고의 소리들은 다음과 같다.

1. 죄를 지었을 때 마음을 깊이 찌르는 양심의 소리
2. 무심코 펼쳐 읽던 성경 속에서 가슴을 때리는 한 구절
3. 매주 예배를 통해 강단에서 선포되는 주님의 말씀
4. 믿음의 동역자나 이웃이 무심결에 건네는 복음의 한마디

이 소리들은 지금 손에 쥔 세상의 달콤한 잔을 내려놓고, 주님의 집에서 주인 행세하기를 멈추며, 은혜의 문이 열려 있을 때 어서 돌아오라는 주님의 간절한 부르심이다. 오디세우스의 성을 채웠던 자들처럼 우리 역시 이 경고를 매일 듣고 있다. 다만 우리가 손에 쥔 세상의 잔이 너무 달콤하여 좀처럼 내려놓지 못할 뿐이다. 마지막 소리가 울리는 날까지 그 잔을 움켜쥐고 있을지, 아니면 지금 조용히 내려놓고 주님께로 돌아설지는 오늘을 살아가는 우리의 선택에 달려 있다.

[EDITOR'S NOTE]
마지막 나팔 소리는 갑작스러운 기습이 아닙니다. 그것은 인류의 역사 속에서 끊임없이 울려 퍼진 하나님의 눈물 어린 경고와 기다림이 마침내 끝났음을 알리는 공의의 선포입니다. 오세아니아의 아름다운 자연 속에서 평화로운 일상을 살아가는 우리 역시, 삶의 터전이 진정한 주인이신 하나님의 것임을 잊은 채 스스로 주인 노릇을 하고 있지는 않은지 돌아보아야 합니다. 

매일의 삶 속에서 들려오는 양심의 소리, 말씀의 경고를 가벼운 소문처럼 흘려버리지 마십시오. 주님의 은혜의 문이 열려 있는 바로 지금, 손에 쥔 달콤한 세상의 잔을 내려놓고 참주인이신 예수 그리스도의 품으로 돌이키는 지혜롭고 충성스러운 종들이 되기를 소망합니다. 주님께서 다시 오시는 그날, 우리에게 울릴 하나님의 나팔 소리가 두려운 심판이 아닌, 영원한 하늘 잔치로의 기쁜 초대장이 되기를 간절히 기도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