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잃어버린 기억을 다시 찾다: 알츠하이머 악순환 끊는 ‘핵심 스위치’ 단백질 규명

OCJ 2026. 8. 27. 05:17

알츠하이머병은 환자뿐만 아니라 그 곁을 지키는 가족들의 삶까지 깊은 아픔과 고통으로 몰아넣는 대표적인 퇴행성 뇌 질환입니다. 그동안 전 세계의 수많은 연구진이 이 질병의 주된 원인 물질로 알려진 독성 단백질 ‘아밀로이드 베타’를 제거하기 위해 고군분투해 왔으나, 이미 시작된 뇌 손상의 연쇄적인 악순환을 막기에는 역부족이었습니다. 이러한 가운데, 국내 연구진이 알츠하이머병의 여러 병리적 증상을 동시에 조절하여 기억력을 회복시킬 수 있는 ‘핵심 스위치’를 발견해 전 세계 환우와 가족들에게 큰 위로와 소망을 전하고 있습니다.

 

수용체 단백질 ERBB4가 흥분성 신경세포에서 비정상적으로 발현이 증가했을 때 벌어지는 일을 설명하는 이미지. 사진 IBS


아밀로이드 제거 한계 극복할 새로운 돌파구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기초과학연구원(IBS) 혈관 연구단의 정원석 부연구단장(KAIST 생명과학과 교수) 연구팀이 알츠하이머병에서 신경회로와 시냅스의 균형을 무너뜨리고 질병의 진행을 연쇄적으로 악화시키는 핵심 조절 인자인 'ERBB4' 단백질을 규명했다고 발표했습니다. 이번 연구 성과는 세계 최고 권위의 국제 학술지 '네이처(Nature)'에 게재되며 학계의 뜨거운 관심을 모으고 있습니다.

그간 알츠하이머병 치료제 개발은 뇌에 독성 단백질인 아밀로이드 베타가 쌓이는 것을 막거나 제거하는 데 초점을 맞추어 왔습니다. 그러나 아밀로이드 베타를 제거하더라도 이미 시작된 신경세포의 과도한 흥분, 시냅스 소실, 뇌 면역세포의 염증 반응 등 복합적인 병리 증상들이 서로 영향을 주고받으며 뇌 손상을 촉진하기 때문에 기존 치료제의 효과는 매우 제한적이었습니다.

뇌 신경회로의 균형을 깨뜨린 주범 ‘ERBB4’


정원석 교수 연구팀은 알츠하이머병 초기 단계에서 뇌 신경망이 무너지는 근본적인 원인을 밝히기 위해 환자와 생쥐의 뇌 세포를 정밀 분석했습니다. 그 결과, 정상적인 뇌에서는 억제성 신경세포에만 존재해야 할 수용체 단백질인 'ERBB4'가 알츠하이머병 초기에는 기억을 형성하고 신호를 받아들이는 '흥분성 신경세포'에서 비정상적으로 급증한다는 사실을 발견했습니다.

이처럼 흥분성 신경세포에 ERBB4가 늘어나면 하위 신호전달 물질이 과도하게 활성화되어 신경세포가 비정상적으로 과열됩니다. 이 과열을 감지한 뇌 속 면역세포(교세포)들은 기억을 담당하는 흥분성 신경세포의 시냅스를 지나치게 청소하여 없애버리고, 정작 억제성 신경세포의 시냅스는 그대로 두어 뇌의 전반적인 신경회로 균형을 완전히 무너뜨리는 결과를 초래했습니다. 이 불균형 속에서 독성 물질인 아밀로이드 베타는 더욱 빠른 속도로 뇌에 축적되는 악순환이 반복되었던 것입니다.

동물실험서 입증된 기억력 회복과 새로운 치료의 가능성


연구팀은 이 악순환의 고리를 끊기 위해 유전자 가위 기술을 도입했습니다. 알츠하이머병에 걸린 생쥐의 흥분성 신경세포에서 비정상적으로 늘어난 ERBB4 단백질을 선택적으로 제거하자 놀라운 변화가 일어났습니다. 과열되었던 신경세포들이 안정을 되찾았고, 시냅스 손상과 뇌 속 염증 반응이 눈에 띄게 가라앉았습니다. 또한, 뇌에 쌓여 있던 아밀로이드 독성 물질의 양과 면적이 50% 이상 감소했으며, 미로 찾기 등의 실험을 통해 생쥐의 기억력과 공간 인지 능력이 정상 수준으로 크게 회복되었음을 확인했습니다.

나아가 연구팀이 실제 알츠하이머 환자 446명의 뇌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에서도 ERBB4 단백질의 발현량이 많을수록 인지 기능 저하가 더 심하게 나타나, 이 단백질이 인간의 알츠하이머 진행에도 결정적인 역할을 하고 있음이 증명되었습니다. 비록 실제 신약 개발까지는 ERBB4를 다른 정상 세포 손상 없이 흥분성 신경세포에서만 정밀하게 억제해야 하는 기술적 과제가 남아있지만, 이번 연구는 단 하나의 표적을 조절함으로써 알츠하이머의 다양한 병리 증상을 동시에 해결할 수 있는 혁신적인 치료 경로를 제시했다는 점에서 큰 의미를 지닙니다.

[EDITOR'S NOTE]
하나님께서 우리 인간을 창조하실 때, 우리의 뇌와 마음은 서로 사랑을 나누고, 아름다운 추억을 간직하며, 창조주를 기억하도록 정교하고 신비롭게 설계되었습니다(시편 139:14). 그러나 타락한 세상 속에서 찾아온 알츠하이머라는 질병은 한 인간의 존엄성과 소중한 기억, 그리고 사랑하는 이들과의 유대마저 앗아가는 가장 고통스러운 시련 중 하나입니다.

이번에 국내 연구진을 통해 발견된 ‘ERBB4’ 단백질 조절 기술은 무너진 뇌의 균형을 다시 회복시키는 하나님의 치유의 손길을 떠올리게 합니다. 질병의 악순환을 끊고 기억력을 되살리는 이 놀라운 발견이 단순한 과학적 성과를 넘어, 고통 속에 신음하는 수많은 환우와 가족들에게 하나님의 위로와 회복의 소망이 되기를 기도합니다. 또한 이 연구가 안전하고 효과적인 신약 개발로 이어져, 잃어버린 기억을 되찾고 온전한 삶을 누리는 기적이 속히 임하기를 기대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