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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보기 →효율성이라는 우상과 삭감된 존엄: 포용적 사회의 진정한 척도
[OCJ 논설] 주요 이슈: 유엔 장애인권리협약(CRPD) 20주년과 대조되는 호주 NDIS 33조 원(378억 달러) 예산 삭감 법안 통과 등, 경제 논리에 밀려 위협받는 글로벌 사회적 안전망 축소 논란

2026년 8월, 유엔 장애인권리협약(CRPD)이 채택된 지 20주년을 맞아 전 세계적으로 ‘포용적 사회’를 향한 연대와 캠페인이 이어지고 있다. 그러나 화려한 선언적 축포의 이면에는 차가운 경제 논리가 도사리고 있다. 불과 며칠 전인 8월 18~19일, 호주 의회는 거센 반대에도 불구하고 국가장애보험제도(NDIS)에서 향후 4년간 무려 378억 달러(약 33조 원)를 삭감하는 개혁 법안을 통과시켰다. 제도의 지속가능성과 재정 효율화를 명분으로 내세웠으나, 이로 인해 수많은 장애인과 그 가족들이 생존을 위한 안전망 밖으로 밀려날 위기에 처했다며 국제적인 비판과 인권 단체들의 탄식이 쏟아지고 있다. 이는 비단 한 국가만의 문제가 아니라, 전 세계가 겪고 있는 복지 축소와 '효율성 중심' 거시 정책의 단면을 적나라하게 보여주는 중대한 사안이다.
현대 사회는 끊임없이 '지속 가능성'과 '예산 효율화'를 외친다. 이 거대한 정책의 흐름 속에서 가장 먼저 희생양으로 전락하는 것은 목소리를 내기 어려운 사회적 약자들이다. 제도의 오남용을 막겠다는 명분 뒤에는, 결국 인간의 존엄성보다 국가 재정의 재무제표를 우선시하는 비정한 자본주의적 산술이 깔려 있다. 20년 전 UN이 장애인의 권리를 천명했을 때, 그것은 단순한 시혜적 복지가 아니라 동등한 인격체로서의 마땅한 권리 보장을 의미했다. 그러나 오늘날 각국의 정책 입안자들은 그 권리를 경제적 비용으로 치환하며, 우리가 지향해야 할 포용적 사회로 나아가는 발걸음을 노골적으로 후퇴시키고 있다.
성경은 한 사회의 건강함과 영적 상태를 평가할 때, 그 사회가 생산성이 떨어지거나 약한 이들을 어떻게 대하는지를 가장 중요한 기준으로 삼는다. 예수 그리스도께서는 병든 자, 장애를 가진 자, 사회적 안전망에서 철저히 배제된 자들을 긍휼히 여기실 뿐만 아니라 그들을 하나님 나라의 중심에 초대하셨다. 하나님의 형상(Imago Dei)대로 지음받은 고귀한 생명은 그 어떤 거시적 경제 논리로도 그 가치를 삭감당할 수 없다. 우리가 예산 절감과 효율성이라는 현대의 우상에 무비판적으로 절할 때, 그 제단 위에 제물로 바쳐지는 것은 다름 아닌 우리 이웃의 생명과 존엄이다.
진정한 의미의 '포용적 사회(Inclusive Society)'는 거창한 글로벌 캠페인이나 20주년 기념식의 단상 위에서 완성되지 않는다. 그것은 단 한 명의 약자라도 벼랑 끝으로 내몰지 않으려는 촘촘한 사회적 안전망과 헌신적인 정책의 현장 속에서만 피어날 수 있다. 교회와 그리스도인들은 경제적 득실로 인간의 가치를 재단하는 차가운 시대정신에 단호히 저항해야 한다. 거시 정책이라는 이름으로 소외된 자들의 권리가 가차 없이 축소되는 작금의 현실 속에서, 우리는 기꺼이 그들의 대변자가 되어야 한다. 효율성이 아닌 '사랑과 책임'이 지배하는 사회를 향해 연대하며 나아가는 것, 그것이 오늘날 교회가 감당해야 할 진정한 십자가의 길이다.
너는 말 못하는 자와 모든 고독한 자의 송사를 위하여 입을 열지니라 너는 입을 열어 공의로 재판하여 곤고하고 궁핍한 자를 신원할지니라 - 잠언 31:8-9
#장애인인권 #포용적사회 #사회적안전망 #생명존중 #시대정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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