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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보기 →"서툴러도 끝까지 기다린다"... 창립 20주년 맞은 '젊은이교회'의 환대 목회가 던지는 울림
오늘날 전 세계 교회는 청년 세대의 이탈과 영적 고립이라는 공통된 과제에 직면해 있습니다. 급변하는 사회 속에서 청년들은 극심한 진로 불안과 외로움을 호소하며, 효율성과 결과만을 중시하는 기존 교회의 수직적 구조에 피로감을 느끼고 있습니다. 이러한 상황 속에서 청년들이 주체적으로 교회를 이끌며 상처받은 지체들을 품고, 조금 서툴고 더디더라도 서로를 기다려주는 한 청년 공동체의 목회 모델이 교계의 뜨거운 주목을 받고 있습니다.

올해로 창립 20주년을 맞이한 경기도 성남 선한목자교회의 독립 청년 공동체인 '선한목자 젊은이교회'(담당 김찬숙·정재영 목사)가 보여주는 '환대와 기다림의 목회'는 한국뿐만 아니라 오세아니아 지역의 청년 사역자들에게도 깊은 통찰을 제공하고 있습니다.
효율보다 '한 몸 됨'을 선택한 청년 자치 공동체
선한목자 젊은이교회는 예산 편성부터 회칙 개정, 리더 선정까지 모든 의사결정을 청년들이 직접 내리는 독립된 자치 교회입니다. 매달 열리는 정기 기획위원회에는 담당 목회자조차 배석하지 않으며, 오직 청년 대표와 리더들이 머리를 맞대고 교회의 방향을 결정합니다. 이 공동체의 가장 큰 특징은 다수결의 논리가 아닌, 단 한 명의 마음이라도 모이지 않으면 안건을 상정하지 않고 다음 기회로 미루는 '만장일치와 합의'의 원칙을 고수한다는 점입니다.
이 때문에 회의는 늘 길어지고 안건 하나를 처리하는 데 몇 주가 걸리기도 합니다. 실제로 올해 진행된 20주년 기념행사는 첫 회의부터 안건이 최종 통과되기까지 무려 넉 달의 시간이 소요되었습니다. 교회는 효율성으로 굴러가는 곳이 아니며, 더디더라도 청년들이 직접 부딪히며 하나님의 일하심을 경험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고 믿기 때문입니다.
이러한 느린 걸음을 유지할 수 있는 비결은 "교회는 그리스도의 한 몸"이라는 고백에 있습니다. 내 생각과 상대방의 생각이 다르더라도, 서로를 잘라낼 수 없는 한 몸의 지체로 바라보기에 상처받고 더딘 순간에도 끝까지 덮어주고 기다려줄 수 있는 것입니다.
상처받은 이들을 품는 환대와 연대의 지혜
젊은이교회에는 다른 교회에서 상처를 입었거나 마음의 병을 앓고 있는 청년들이 유독 많이 찾아옵니다. 공동체는 이들을 단순한 '손님'이 아닌 교회의 '주인'으로 맞이하며, 소그룹(셀)과 사역팀 안에서 넉넉하게 품어 안습니다. 지난 2024년에는 낯선 이들과 어울리기 힘들어하는 청년들을 배려해, 취향 중심의 모임에서 연령별 '또래 공동체'로 교회의 구조를 개편하는 '재창립' 과정을 거치기도 했습니다. 외로움에 갇힌 청년 한 사람이라도 소외되지 않도록 돕기 위한 배려였습니다.
이러한 환대의 사역은 장년 세대와의 아름다운 동행을 통해서도 증명됩니다. 올해 초 젊은이교회의 여호수아 공동체(20~27세) 수련회를 앞두고 재정이 크게 부족했을 때, 청년들은 장년 교회에 재정 지원을 직접 요구하는 대신 기도의 제목만을 나눴습니다. 이를 전해 들은 선한목자교회 김다위 담임목사가 금요성령집회에서 청년들을 위한 중보기도를 요청했고, 이에 감동한 장년 교인들의 자발적인 헌금으로 수련회 재정이 무사히 마련되었습니다. 은혜를 경험한 청년들은 수련회를 마친 후 시키지 않았는데도 교회의 당회원들을 찾아가 직접 감사를 전하며 세대 간의 따뜻한 영적 연대를 이뤄냈습니다.
글로벌 청년 목회 트렌드와 오세아니아의 고민
이러한 선한목자 젊은이교회의 목회적 시도는 최근 발표된 글로벌 청년 목회 트렌드와도 깊은 궤를 같이합니다. 2026년 청년 신앙 트렌드 조사에 따르면, 오늘날 청년 10명 중 6명은 일상적인 외로움을 느끼고 있으며, 동시에 '진정성 있고 의지할 수 있는 수평적 공동체'를 갈망하고 있습니다. 지시와 통제보다는 존중받고 있다는 감각을 원하며, 단순한 프로그램 참여자가 아닌 주체적인 동역자로 서기를 원한다는 분석입니다.
이러한 고민은 오세아니아 대륙에서도 동일하게 이어지고 있습니다. 시드니에서 개최를 앞둔 '컨버지 오세아니아 2026(Converge Oceania 2026)' 및 '아시아-태평양 청소년 사역 연구 학회(IASYM ANZ)' 연합 콘퍼런스에서도 급변하는 문화 속에서 청년들을 제자화하는 방안과 함께, 신경다양성(Neurodiversity)을 가진 청년들을 품는 법, 정신건강을 지원하는 사역, 그리고 끊임없는 생산성을 요구하는 '허슬 문화(Hustle Culture)' 속에서 청년들에게 진정한 쉼을 제공하는 방안이 핵심 의제로 다뤄질 예정입니다.
결국 속도와 효율을 잠시 내려놓고 한 사람의 영혼을 천하보다 귀하게 여기며 끝까지 기다려주는 목회적 돌봄만이, 고립된 다음 세대를 살리는 유일한 대안임을 동서양의 교회가 모두 고백하고 있는 셈입니다.
[EDITOR'S NOTE]
세상은 늘 우리에게 더 빠르게 달릴 것을 요구하고, 교회 사역조차 가시적인 성과와 효율성의 잣대로 평가받곤 합니다. 그러나 우리 구주 예수 그리스도의 복음은 언제나 '가장 약한 한 사람'을 향한 낭비적인 사랑과 기다림에 기반을 두고 있습니다. 잃어버린 한 마리 양을 찾기 위해 아흔아홉 마리를 두고 광야로 나가시는 주님의 심정은, 오늘날 마음이 아파 신음하는 청년들을 품고 서툴러도 끝까지 기다려주는 젊은이교회의 발걸음 속에 고스란히 묻어납니다.
호주와 뉴질랜드를 비롯한 오세아니아 땅의 수많은 청년들 역시 극심한 외로움과 정신적 방황 속에서 교회를 떠나가고 있습니다. 이 시대의 청년들에게 진정 필요한 것은 화려한 기획이나 세련된 프로그램이 아니라, 비록 느리고 서툴지라도 나를 있는 그대로 용납하고 함께 울어줄 수 있는 '환대의 품'일 것입니다. 교회의 제자가 아닌 '예수 그리스도의 제자'를 세우기 위해 기꺼이 청년들을 교회의 주인으로 환대하는 이 아름다운 모험이, 오세아니아의 모든 믿음의 공동체 가운데서도 들불처럼 일어나기를 간절히 소망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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