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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보기 →조류독감(H5) 확산에 비상 걸린 호주 농가… '방사 사육' 계란 산업 위기 직면
최근 호주 전역으로 확산되고 있는 H5형 조류인플루엔자(조류독감)로 인해 호주의 '방사 사육(Free-range)' 계란 산업이 실존적인 위기에 직면했습니다. 윤리적 소비와 동물 복지의 대명사로 불리던 방사 사육 방식이 전염병 확산이라는 통제 불가능한 벽에 부딪히면서, 전문가들은 감염을 막기 위해 가금류를 실내로 이동시키는 것이 오히려 "새들을 위한 최선의 조치"라고 경고하고 나섰습니다.

남호주(SA) 남동부 해안 보딘 록스(Baudin Rocks) 인근에서 큰크레스티드제비갈매기(greater crested terns) 등 야생 조류의 대규모 집단 폐사가 확인되었습니다. 초기 보도 시점을 기준으로 호주 내 78건의 H5형 조류독감 감염이 보고되었으며, 호주 농림수산부(DAFF)의 2026년 8월 4일 최신 집계에 따르면 야생 조류 감염 사례는 100건을 넘어섰습니다. 다행히 아직까지 상업용 계란 생산 농가로 H5N1 바이러스가 직접 유입된 사례는 발생하지 않았으나, 바이러스 차단을 위한 강력한 예방 조치가 전국적으로 시행되면서 방사 사육 환경의 유지 자체가 어려워진 상황입니다.
호주계란협회(Australian Eggs)의 로완 맥모니스(Rowan McMonnies) 전무이사는 "호주 야생동물 간의 전염이 확인된 것은 H5 조류독감이 이미 호주 환경에 확고히 자리 잡았으며, 중기적으로 계속 머물 것임을 시사합니다"라고 우려를 표명했습니다. 또한 그는 "바이러스의 완전한 퇴치는 어려워 보이며, 우리 양계 산업은 당분간 훨씬 더 위험한 영업 환경을 마주하게 될 것"이라며 야생 조류의 농가 유입을 막기 위한 철저한 생물보안 조치의 중요성을 강조했습니다.
이러한 국가적 비상 상황에 발맞춰 호주 경쟁소비자위원회(ACCC)도 한시적인 규제 유예에 나섰습니다. 2018년부터 적용된 규정에 따르면, 시중에서 '방사 사육(Free-range)' 라벨을 부착하기 위해서는 헥타르당 10,000마리 이하의 사육 밀도를 유지하고, 암탉이 낮 시간 동안 의미 있는 야외 활동을 할 수 있어야 합니다. 그러나 ACCC는 지난 7월부터 농가들이 방역과 생물보안을 목적으로 닭을 실내에 수용하기로 결정하더라도, 당분간 해당 라벨링 기준 위반에 대한 법적 제재를 가하지 않겠다고 공식 확인했습니다.
식품 안전 및 미생물학 전문가인 줄리안 콕스(Julian Cox) 뉴사우스웨일스 대학교(UNSW) 부교수는 SBS 뉴스와의 인터뷰에서 "현재 권장되는 가장 확실한 조치는 모든 가금류를 축사 안에 가두는 것"이라고 단언했습니다. 그는 방사 사육되는 닭들이 야외에서 야생 조류와 직간접적으로 접촉하는 과정에서 바이러스에 노출될 위험이 매우 높다고 지적하며, "만약 작은 닭장이라도 가지고 있다면 당장 새들을 그 안에 가두어야 합니다. 그것이 그들의 안전을 위한 유일한 길입니다"라고 상업 농가 및 일반 가정에 당부했습니다.
콕스 부교수는 상업용 시설에서 감염이 발생할 경우, 인접 지역의 감염 확산을 막기 위해 해당 농장 및 인근 지역의 모든 가금류를 살처분하는 '방화선(Firebreak)' 방식의 강력한 방역이 불가피하다고 설명했습니다. 이는 향후 대규모 육류 및 계란 공급 부족 사태로 이어질 수 있는 가장 우려되는 시나리오입니다.
다만 전문가는 이번 조류독감 사태가 일반 소비자들의 식탁 안전을 위협할 가능성은 극히 낮다고 선을 그었습니다. 콕스 부교수는 "음식을 섭취하는 행위 자체는 바이러스의 주요 전염 경로가 아닙니다. 감염된 가금류는 우리의 식탁에 도달하기 훨씬 전에 방역망에 의해 모두 살처분될 것이며, 시중에 유통되는 닭고기와 계란은 안심하고 드셔도 무방합니다"라고 덧붙였습니다. 호주 당국과 농가가 확산 저지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는 가운데, 소비자들 역시 철저히 조리된 식품을 섭취하며 시장의 공급 상황을 차분히 지켜보아야 할 시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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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디터의 노트]
동물 복지의 긍정적 상징과도 같았던 '방사 사육'이 전염병이라는 거대한 통제 밖의 위협 앞에서는 오히려 가금류의 생명을 위태롭게 하는 요인이 된 역설적인 상황을 마주하고 있습니다. 당분간 마트 진열대에서 진정한 의미의 '방사 사육 계란'을 찾기 어려워질 수 있으나, 이는 더 큰 피해를 막고 우리의 식탁과 농가를 지키기 위한 불가피하고도 지혜로운 타협점일 것입니다. 독자 여러분께서도 근거 없는 불안감에 흔들리기보다는, 방역 당국과 농가의 결정을 신뢰하며 위기를 함께 극복해 나가기를 바랍니다.
#호주조류독감 #방사사육계란 #생물보안 #동물복지 #식품안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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