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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보기 →예수는 누구를 가족이라 불렀는가: 혈연을 넘어선 하나님 나라의 새로운 공동체
기독교 역사 속에서 '가족'이라는 단어는 늘 따뜻함과 영적 보호의 상징이었습니다. 하지만 성경을 깊이 들여다보면, 예수께서 선포하신 가족의 정의는 당시 사회의 통념을 뒤흔드는 매우 파격적인 것이었습니다. 마태복음 12장에서 예수께서 무리에게 말씀하실 때 육신의 어머니와 동생들이 찾아와 만나기를 청했습니다. 이때 예수께서는 "누가 내 어머니며 내 동생들이냐"라고 반문하시며, 제자들을 가리켜 "하늘에 계신 내 아버지의 뜻대로 하는 자가 내 형제요 자매요 어머니"라고 선언하셨습니다. 이는 혈연 중심의 고대 가부장제 사회에서 매우 충격적인 선언이었으며, 예수 그리스도를 중심으로 한 새로운 영적 가족 공동체의 탄생을 알리는 신호탄이었습니다.

최근 한국 교계에서는 이러한 성경적 질문을 현대적인 시각에서 다시 던지는 의미 있는 다큐멘터리가 발표되어 큰 반향을 일으키고 있습니다. 지난 2026년 7월 16일, 기독교 독립 언론 뉴스앤조이는 "[다큐] 예수는 누구를 가족이라 불렀나"를 공개하며 우리 시대 '진짜 가족'의 의미와 교회가 품어야 할 대상에 대해 깊은 질문을 던졌습니다. 이 다큐멘터리는 지난 6월 서울 퀴어 문화 축제에서 만난 성소수자 그리스도인들과 이들을 지지하는 이들의 목소리를 담았습니다.
이들은 친구와 함께 살며 서로를 돌보는 이들, 동성 부부 등 혈연과 전통적 혼인 제도의 테두리 밖에 있는 다양한 이들이 겪는 현실적 아픔을 조명합니다. 이들이 요구하는 가족 구성권은 의료 결정, 장례, 상속 등 삶의 가장 취약하고 중요한 순간에 서로를 법적 가족으로 인정받기 위한 최소한의 권리입니다. 다큐멘터리는 아시아 최초로 동성혼을 법제화한 대만의 성소수자 목회자들의 연대 메시지를 전하며, 교회가 고정된 가족의 형태를 넘어 더 넓은 사랑의 공동체로 나아가야 할 필요성을 강조했습니다.
이와 같은 질문은 한국뿐만 아니라 호주와 뉴질랜드 등 오세아니아 지역의 기독교 공동체에도 매우 밀접한 화두입니다. 오세아니아 사회는 이미 오래전부터 사실혼(De facto) 관계를 비롯해 다양한 형태의 가족을 법적으로 인정하고 포용해 왔습니다. 이러한 사회적 변화 속에서 현지 교회들은 전통적인 가정을 건강하게 수호하는 동시에, 제도적 사각지대에 놓이거나 소외된 이들을 어떻게 그리스도의 사랑으로 환대할 것인가를 두고 치열하게 고민해 왔습니다. 예수께서 혈연을 넘어 하나님 나라의 뜻을 구하는 모든 이를 가족으로 부르셨듯이, 오늘날 교회 역시 사회가 그어놓은 경계선 때문에 고립되고 외로워하는 영혼들을 향해 '영적 가족'의 따뜻한 품을 내어주어야 한다는 시대적 소명이 강조되고 있습니다.
성경이 말하는 참된 가족은 단순히 같은 피를 나누었거나 법적 계약을 맺은 관계에 머무르지 않습니다. 예수께서는 하나님의 뜻을 깨닫고 그 사랑을 삶 속에서 즉각적으로 실천하는 이들을 자신의 형제와 자매로 부르셨습니다. 교회는 예수 그리스도의 보혈로 맺어진 영원한 가족이며, 세상에서 상처받고 밀려난 이들이 언제든 돌아와 쉴 수 있는 안전한 피난처가 되어야 합니다. 기쁨을 함께 나누고 아픔을 함께 짊어지며 서로를 품어주는 공동체, 그것이 바로 예수께서 꿈꾸셨고 오늘날 우리에게 요구하시는 참된 가족의 모습입니다.
예수님의 선언은 결코 육신의 가족을 소홀히 하거나 부정하라는 뜻이 아니었습니다. 오히려 십자가 위에서 숨을 거두시는 고통스러운 순간에도 제자 요한에게 어머니 마리아를 돌보아 달라고 부탁하셨던 예수님은, 가족에 대한 깊은 책임과 사랑을 몸소 보여주셨습니다. 그러나 동시에 주님은 혈연과 제도의 벽에 가로막혀 외로이 서 있는 이들을 향해 "너희가 내 가족이다"라며 넓은 품으로 손을 내미셨습니다.
오늘날 우리 주변에는 1인 가구의 급증, 관계의 단절, 그리고 사회적 편견과 제도적 한계로 인해 '가족 없는 슬픔'을 겪는 이들이 너무나 많습니다. 교회가 이들을 향해 정죄와 배제의 돌을 던지기보다, 예수님이 그러하셨듯 따뜻한 환대의 식탁을 베풀기를 소망합니다. 우리가 서로의 아픔을 돌보고 하나님의 뜻인 사랑을 실천할 때, 교회는 비로소 세상이 줄 수 없는 가장 안전하고 영원한 '예수의 가족'이 될 것입니다.
OCJ 편집실에서 김 휘 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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