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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매 노인에게 유료 방송·와인 요금 청구… 호주 요양원 부당 요금 실태 조사 착수

OCJ 2026. 7. 13. 04:09

호주 내 다수의 노인 요양원(Aged Care)이 거주 노인들이 물리적·인지적 이유로 이용조차 할 수 없는 부가 서비스에 대해 막대한 요금을 청구해 온 사실이 드러나며 파문이 일고 있습니다. 이에 호주 노인요양질안전위원회(ACQSC)가 공식 조사에 착수했으며, 대형 요양원 운영사를 상대로 한 1억 달러 규모의 집단소송도 제기되었습니다.

 


치매를 앓고 있는 어머니 도로시(Dorothy)를 시드니 북서부 에핑(Epping)에 위치한 에스티아 헬스(Estia Health) 요양원에 모신 제프 길링(Jeff Gilling) 씨의 사례는 이러한 문제의 심각성을 잘 보여줍니다. 길링 씨는 어머니의 요양원 계약서에 유료 방송(Foxtel), 신문, 와인 선택 등의 명목으로 매일 52달러의 '부가 서비스 요금'이 포함된 것을 발견했습니다.

길링 씨는 "어머니는 중증 치매 환자라 채널을 선택하기는커녕 TV를 켤 수조차 없었다"며 억울함을 토로했습니다. 당시 그는 이 요금이 '선택 사항이 아니다'라는 말을 듣고 어쩔 수 없이 계약서에 서명했지만, 이후 법적 권리를 조사한 끝에 요양원 측에 공식적으로 항의했습니다. 그 결과 2021년 두 차례에 걸쳐 약 3만 7천 달러에 달하는 부당 청구액을 전액 환불받을 수 있었습니다. 에스티아 헬스 측은 "거주자나 가족이 요금 문제를 제기하면 이를 검토하며, 잘못된 청구가 확인되면 시정하고 환불한다"고 해명했습니다.

이러한 피해는 길링 씨 가족만의 문제가 아닙니다. 호주 노인요양질안전위원회(ACQSC)는 2026년 상반기에만 노인 요양원의 수수료 및 부가 서비스 요금과 관련된 199건의 불만을 접수했습니다. 이 중 121건은 영리 목적의 요양원, 75건은 비영리 요양원, 3건은 정부 운영 기관과 관련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2025년 1월부터 직무를 수행 중인 리즈 헤프렌-웹(Liz Hefren-Webb) 위원장은 "수수료 오남용이 우려되는 다수의 요양원에 대해 현재 조사가 진행 중"이라고 밝혔습니다.

이번 조사의 핵심 쟁점 중 하나는 2025년 11월에 본격 도입된 '일상생활 강화 요금(Higher Everyday Living Fee, HELF)' 제도의 악용 여부입니다. 이 제도는 요양원이 기본 제공 의무를 넘어선 프리미엄 서비스를 제공할 때 거주자가 자발적으로 선택해 비용을 지불하도록 새롭게 마련되었습니다. 그러나 헤프렌-웹 위원장은 일부 요양원이 기본 식사의 질이나 선택권을 의도적으로 낮춰 거주자들이 프리미엄 요금제를 선택하도록 압박하고 있다는 우려를 표명했습니다. 

노인 요양 옹호 단체인 '에이지드 케어 매터스(Aged Care Matters)'의 사라 러셀(Dr Sarah Russell) 박사는 "뉴사우스웨일스주(NSW)의 한 요양원은 자원봉사자가 무료로 제공하는 오락 행사조차 부가 서비스 요금에 포함시켰다"고 지적하며, HELF 제도가 추가 비용을 지불할 수 있는 사람과 그렇지 못한 사람을 나누는 '이중 잣대(Two-tier)' 시스템을 고착화하고 있다고 비판했습니다.

한편, 대형 영리 요양원 운영사인 아케어(Arcare)를 상대로는 연방법원에 대규모 집단소송이 제기된 상태입니다. 원고 측 대리인인 법무법인 퀸 이매뉴얼 어쿼트 앤 설리번(Quinn Emanuel Urquhart & Sullivan)의 데미안 스카티니(Damian Scattini) 변호사는, 아케어가 건강상의 이유로 다과회나 운동 교실 등에 참여할 수 없는 거주자들에게도 부당하게 '시그니처 패키지(Signature Package)' 명목으로 요금을 청구했으며, 법적으로 기본 제공해야 할 서비스에 대해서도 추가 요금을 부과했다고 주장했습니다. 이번 소송의 전체 청구 규모는 1억 달러에 달할 것으로 추산되며, 스카티니 변호사는 "다른 요양원 운영사들에 대해서도 적극적으로 조사 중"이라고 덧붙였습니다. 

아케어 측은 현재 법적 절차가 진행 중이라는 이유로 구체적인 혐의에 대한 언급을 피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이번 사태는 호주 노인 요양 업계 전반의 투명성과 윤리적 책임에 대해 엄중한 경고의 메시지를 던지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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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디터의 노트]
가장 보호받아야 할 취약 계층인 노인, 특히 인지 능력이 저하된 치매 환자들을 상대로 이용할 수 없는 서비스 요금을 청구하는 관행은 도덕적으로 깊은 유감을 자아냅니다. 기독교적 가치관에 비추어 볼 때, 연장자를 공경하고 약자를 진정으로 돌보는 것은 우리 사회의 최우선 책무입니다. 요양원 입소를 앞둔 가족들은 다윗과 골리앗의 싸움이 되지 않도록 계약서의 세부 조항을 꼼꼼히 살펴야 하며, 정부 당국 역시 새롭게 도입된 제도가 노인들의 호주머니를 털어가는 편법으로 전락하지 않도록 철저한 관리와 강력한 규제를 이어가야 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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