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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OCJ시선

AI 혁명의 시대, 가장 약한 자의 '접근권'을 묻다

OCJ|2026. 6. 5. 03:29

[OCJ 논설] 주요 이슈: 2026년 6월 4일 '세계보조공학의 날'을 맞아 장애인 단체들이 AI 시대의 보조기기 접근권 보장 및 지원체계 혁신을 촉구한 뉴스

 


2026년 6월 4일 '세계보조공학의 날'을 맞아 국내 12개 장애인 단체가 국회 앞에 모였다. 이들은 급속도로 발전하는 인공지능(AI) 시대에 '누구도 배제되지 않는 보조공학'과 '접근권'이 장애인의 기본권임을 천명하며 정부와 사회의 각성을 촉구했다. 전 세계가 빅테크 기업들의 화려한 AI 신기술 발표와 천문학적인 투자 규모에 환호하고 있는 지금, 우리 사회의 가장 취약한 곳에서는 일상과 생존에 직결된 '기술에 대한 권리'를 호소하고 있는 것이다.

기술의 발전은 언제나 양날의 검이다. AI와 로봇 공학은 시각장애인에게 주변 환경을 세밀하게 묘사해 주고, 지체장애인에게 뇌파로 움직이는 의족을 제공하며, 발달장애인의 소통을 돕는 기적 같은 도구가 될 잠재력을 지녔다. 그러나 이러한 첨단 기술이 자본의 논리와 이윤 창출에만 매몰될 때, 값비싼 보조기기는 소외된 이들에게 그저 '그림의 떡'으로 전락한다. 기술이 만들어낸 디지털 격차(Digital Divide)는 단순한 생활의 불편함을 넘어, 사회적 고립과 구조적 불평등을 고착화하는 견고한 장벽으로 작용하기 때문이다.

성경은 우리에게 문명과 기술의 방향성에 대한 묵직한 통찰을 제공한다. 예수 그리스도의 공생애 사역은 언제나 소외되고 단절된 자들을 향했다. 보지 못하는 자의 눈을 뜨게 하시고, 걷지 못하는 자를 일으키신 기적은 단순한 육체적 치유가 아니었다. 그것은 잃어버린 권리를 찾아주고 그들을 공동체의 일원으로 온전히 '복귀'시키는 은혜와 회복의 사건이었다. 오늘날 인류가 누리는 혁신적인 기술 역시 창조주가 허락하신 '일반 은총'의 산물이다. 이 은총은 가장 높은 곳에 머무는 것이 아니라, 가장 낮은 곳을 향해 흘러가야 마땅하다. 우리는 효율성과 속도만을 숭배하는 현대판 바벨탑을 쌓을 것이 아니라, 연약한 이웃의 삶을 지탱하는 따뜻한 지렛대를 만들어야 한다.

교회와 그리스도인은 이 시대의 기술 발전이 '누구를 향하고 있는가'를 날카롭게 질문해야 한다. 진정한 혁신의 척도는 AI 모델의 연산 속도가 아니라, 그 사회가 가장 약한 자를 얼마나 품어낼 수 있는지에 달려 있다. 정부는 첨단 보조공학 기기 지원 체계를 현실화하고, 기업은 기획 단계부터 '배제 없는 기술(Inclusive Tech)'을 고민하는 사회적 책임을 다해야 한다. 기술의 빛이 닿지 않는 그늘진 곳을 살피고, 목소리 내지 못하는 이들을 위해 입을 여는 것. 그것이 이 눈부신 첨단의 시대에 교회가 감당해야 할 거룩한 예언자적 사명이다.

너는 말 못하는 자와 모든 고독한 자의 송사를 위하여 입을 열지니라 - 잠언 31: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