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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시대, 교회가 붙들어야 할 진정한 가치는?

OCJ|2026. 5. 29. 06:01

[OCJ 심층 기획] AI 시대, 노동의 증발과 고립… 교회가 회복해야 할 '진정한 코이노니아'

 

인공지능(AI)과 로봇 기술의 폭발적인 발전이 단순한 '일자리 감소'를 넘어 인간관계의 핵심 기반인 '일터'를 소멸시키고 있다. 노동이 증발한 자리에 남겨진 단절과 외로움 속에서, 교회가 AI는 결코 모방할 수 없는 진정한 공감과 돌봄의 공동체, 즉 '코이노니아(Koinonia)'를 회복해야 한다는 강력한 성찰이 제기되었다.

 

 

최근 CBS 노컷뉴스의 'AI 시대, 교회에 묻다' 기획 보도에 따르면, AI가 생산의 대부분을 대체하는 시대에는 하루의 대부분을 보내며 관계망을 형성하던 일터가 사라지게 된다. 이는 곧 일상을 지탱하던 연대와 돌봄의 기반이 무너짐을 의미한다.

 

이러한 공백을 파고든 것은 대화형 AI 챗봇이다. 적지 않은 사람들이 AI와의 대화에서 위로를 얻는다고 말하지만, 전문가들은 상업적으로 설계된 AI의 과도한 개인화와 아부성 응답이 결국 더 깊은 중독과 고립의 악순환을 초래한다고 경고한다. 장로회신학대학교 김경래 교수는 "AI 챗봇에게 아무리 위로를 받아도 공허하고 외로운 이유는, AI가 고통을 느낄 수 없는 존재이기 때문"이라며, "정신적 고통에 공감하는 척할 뿐 실제로는 고통을 느끼지 못하기에 진정한 공감이 아니다"라고 지적했다.

 

결국 기술이 인간의 외로움을 일시적으로 덜어줄 수는 있어도, 몸을 마주하고 얼굴을 보는 '코이노니아'를 대체할 수는 없다. 그러나 오늘날 많은 교회의 교제 수준이 AI가 제공하는 얕은 위로나 정보 교류에 머물러 있다는 뼈아픈 반성도 나온다. 경동교회 임영섭 목사는 "교회가 대형화되면서 목회가 계량화되는 측면이 있다"며, "예수 그리스도의 몸 된 교회로서의 본질적인 친교와 사랑의 나눔에 더 큰 관심을 가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전문가들은 노동의 종말과 인간 소외가 가속화될수록 교회 공동체가 이웃의 눈물과 아픔을 짊어지는 '함께 울고 웃는 존재의 기반'이 되어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한국과학생명포럼 대표 김흡영 교수는 "교회는 삼위일체 하나님의 '상호 내주(페리코레시스)' 개념을 잘 교육해야 한다"며, "하나님 자체가 서로 교류하고 교제하시는 분임을 본받는 것이 신앙의 핵심"이라고 설명했다.

 

이를 위해 성육신적 사랑을 실천하는 목회자와 성도의 '현존(Presence)'이 필수적이다. 김경래 교수는 성찬식을 예로 들며, "현장에서 하나의 빵을 쪼개어 나누어 먹으며 우리가 다 같이 한 몸임을 생각하는 영적 체험이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먼 친척보다 가까운 교회 이웃'이 실제 가족처럼 기능하는 소규모 지역 기반의 '마을 교회' 모델이 노동 이후 시대의 새로운 목회 패러다임으로 주목받는 이유다.

 

이민 사회라는 특수한 환경 속에서 살아가는 호주 및 오세아니아의 한인 디아스포라에게 '관계의 단절'은 더욱 뼈저린 실존적 문제다. AI가 인간의 노동을 대체하고 얕은 위로를 대량 생산하는 시대에, 이민 교회는 단순한 친교 모임을 넘어 서로의 취약성을 짊어지는 '영적 가족'으로 거듭나야 한다. 그리스도의 십자가 고통을 나누고 부활의 소망을 함께 품는 진실한 '코이노니아'만이, 기계가 결코 흉내 낼 수 없는 교회의 영원한 가치일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