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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영화

드라마/ 모두가 자신의 무가치함과 싸우고 있다

OCJ|2026. 5. 12. 04:41

(차영훈 (감독), 박해영 (작가)) 

 


2026년 봄, JTBC에서 방영되고 있는 박해영 작가와 차영훈 감독의 드라마 "우리 모두는 자신의 무가치함과 싸우고 있다"는 제목부터 현대인들의 감춰진 상처를 예리하게 찌르며 깊은 울림을 준다. 이 작품은 질투와 시기심에 시달리며 각자의 평안을 찾아가는 사람들의 처절한 내면 묘사를 통해 시청자들의 공감을 이끌어냈다.

 

특히 20년째 데뷔하지 못한 영화감독 지망생 황동만(구교환 분)과 어린 시절 어머니에게 버림받은 트라우마로 인해 극도의 불안을 느낄 때면 코피를 쏟는 유능한 영화 프로듀서 변은아(고윤정 분), 그리고 흥행 참패 후 극심한 스트레스에 시달리는 감독 박경세(오정세 분)의 모습은 결핍투성이인 우리 자신의 자화상과 같다.

 

동만은 대학 시절 영화를 꿈꾸던 동아리 '8인회' 멤버 중 유일하게 데뷔하지 못한 자신의 초라함을 감추기 위해 쉴 새 없이 떠들고 타인의 작품을 신랄하게 비판한다. 그러나 이러한 그의 과잉된 행동은 역설적으로 어떻게든 살아남기 위해 자신의 존재를 증명하려는 처절한 몸부림으로 다가오며, 기독교적 관점에서 인간의 근원적인 영적 빈곤과 구원을 향한 갈망을 묵상하게 한다.

세상은 끊임없이 인간의 가치를 눈에 보이는 성과와 타이틀로 평가하며, 성공하지 못한 자는 곧 무가치한 존재라는 잔인한 공식을 강요한다. 극 중 동만이 "성공으로 나를 증명할 수 없다면, 무너져 내리는 것으로라도 나를 증명하겠다"고 외치는 대목은, 행위와 업적으로 스스로를 의롭다 칭하려는 인간의 '자기 의'가 철저히 좌절될 때 겪는 절망을 적나라하게 보여준다. 

 

성경은 인간의 진짜 가치가 세상적인 성공이나 타인의 인정에 있는 것이 아니라, 우리가 하나님의 형상대로 창조되었으며 그리스도의 보혈로 구속받은 절대적이고 고귀한 존재라는 사실에 있다고 선언한다. 

 

세상의 잣대 앞에서 끝없이 자신의 쓸모를 입증해야만 하는 동만과 경세의 피로한 삶은, 하나님의 무조건적인 은혜를 알지 못한 채 자기 증명의 쳇바퀴를 도는 현대인들의 영적 상태를 대변한다. 박해영 작가가 전작들에서부터 지속적으로 그려온 억눌린 영혼들의 부르짖음은, 결국 인간은 자기 스스로 가치를 창출해내는 것이 아니라 창조주 안에서 존재 자체로 사랑받을 때 비로소 참된 쉼을 누릴 수 있다는 신학적 진리와 맞닿아 있다.

인간의 내면 깊은 곳에 자리 잡은 상처와 불안은 타인과의 진실한 연대를 통해서만 비로소 치유의 실마리를 찾게 된다. 남들이 부러워하는 기획력과 위치를 가졌음에도 유기불안에 시달리는 은아는, 오히려 세상의 기준으로는 철저히 실패자 취급을 받는 동만 곁에서 기이한 평안을 얻는다. 이는 동만이 주변의 냉대와 자신의 무가치함 속에서도 결코 완전히 주저앉거나 위축되지 않고 버텨내는 모습을 보았기 때문이다. 

 

나아가 동만이 쓴 대본 속 "하늘에 구름이 있고, 공기 중에 바람이 불고, 나무에 잎사귀가 흔들리는 한, 날씨가 존재하는 한 세상은 아직 존재하는 것이다"라는 구절은, 변하는 세상의 평가 너머에 존재하는 불변하는 섭리와 은총에 대한 갈망을 시사한다. 은아는 아무도 주목하지 않는 동만의 가치를 발견하여 그의 정서적 허기를 채워주고, 동만 역시 은아의 이름 모를 두려움이 사실은 도와달라는 소리 없는 아우성이었음을 알아채고 그를 품는다. 

 

이러한 두 사람의 연대는 자격 없는 자들을 조건 없이 품어주시는 그리스도의 성육신적 사랑을 투영하며, 교회 공동체가 상처 입은 영혼들을 어떻게 바라보고 안아주어야 하는지를 묵묵히 가르쳐준다.

차영훈 감독은 인터뷰를 통해 "동만은 자신의 무가치함과 싸우며 꿋꿋이 나아가는 일종의 영웅"이라고 밝히며 작품의 기획 의도를 명확히 했다. 이 드라마가 전하는 위로는 문제를 단숨에 해결해 주는 값싼 해피엔딩이 아니라, 절망스러운 현실 속에서도 나의 가치를 붙들고 한 걸음씩 걸어가라는 묵직한 격려에 있다. 우리 모두는 각자의 삶의 자리에서 동만처럼 뼈아픈 실패를 경험하거나, 은아처럼 내면의 트라우마로 인해 남몰래 피를 흘리며 자신의 무가치함과 처절하게 싸우고 있다. 

 

이제 우리는 신앙적 결단 앞에 서야 한다. 끊임없이 나를 증명하라는 세상의 잔인한 요구에 굴복할 것인가, 아니면 너는 내 것이라 부르시는 십자가의 복음 안에서 나의 절대적 가치를 회복할 것인가. 

 

이 훌륭한 웰메이드 드라마는 시청자들에게 우리의 빈손과 실패마저도 품어내시는 하나님의 광대한 은혜 안으로 들어가라고 초대하고 있다. 무가치함이라는 짙은 어둠을 이겨내는 유일한 빛은, 오직 나를 위해 기꺼이 십자가를 지신 그분의 조건 없는 사랑뿐임을 깊이 자각하고 이를 삶에 적용하는 은혜가 있기를 소망한다.

 

https://www.youtube.com/watch?v=uOWNDlvS8nU