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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영화

오버커머 (알렉스 켄드릭)

OCJ|2026. 5. 5. 04:23

알렉스 켄드릭 감독의 2019년작 영화 '오버커머(Overcomer)'는 위기와 상실 속에서 인간이 마주하는 가장 근본적인 질문인 "당신은 누구인가?"라는 화두를 깊이 있게 던지는 작품이다. 

 

 

영화는 고등학교 농구팀 코치로 성공적인 커리어를 쌓아가던 존 해리슨이 마을의 대형 제조 공장 폐쇄로 인해 선수들을 모두 잃고, 자신이 전혀 알지 못하는 크로스컨트리 종목의 코치를 억지로 맡게 되면서 시작된다. 존이 지도해야 할 유일한 선수는 천식이라는 육체적 한계와 부모에게 버림받았다는 깊은 내면의 상처를 안고 살아가는 십대 소녀 해나 스콧이다. 

 

직업적 성취를 자신의 존재 가치로 여기던 존과, 버림받은 고아라는 상처 속에 갇혀 있던 해나가 크로스컨트리라는 낯선 스포츠를 통해 교감하며 성장하는 과정은 단순한 스포츠 드라마의 공식을 넘어 인간 존재의 진정한 가치를 탐구하는 영적 여정으로 확장된다.

알렉스 켄드릭과 스티븐 켄드릭 형제는 이 작품을 기획하면서 성경의 '에베소서'를 핵심 모티브로 삼았다고 밝혔다. 그들은 우리가 흔히 직업, 재정 상태, 타인의 평가, 혹은 과거의 상처를 자신의 정체성으로 삼는 현대 사회의 치명적인 오류를 지적하고자 했다. 극 중 존이 병원에서 우연히 만난 시각장애인 토머스 힐은 이러한 기획 의도를 대변하는 중요한 인물이다. 

 

토머스는 존에게 "당신의 정체성을 가장 먼저 규정하는 것은 무엇입니까?"라고 끊임없이 질문하며, 농구 코치나 한 가정의 가장이라는 타이틀이 사라졌을 때 남는 진짜 자아를 대면하게 만든다. 

 

존이 자신의 우상이었던 직업적 타이틀을 내려놓고 하나님 안에서 자신이 누구인지를 깨닫게 되는 과정은, 에베소서가 말하는 '창세 전부터 그리스도 안에서 택하심을 받은 자'로서의 본질적 가치를 스크린 위에 시각적으로 훌륭하게 구현해낸다.

신학적 관점에서 이 영화는 '정체성'과 '용서'라는 두 가지 거대한 기독교적 가치관을 십자가의 은혜와 긴밀하게 연결시킨다. 해나가 병상에 누워 있는 토머스가 사실은 과거 자신을 버렸던 친아버지임을 알게 되었을 때 겪는 극심한 혼란과 분노는 인간의 연약함과 상처를 고스란히 보여준다. 

 

그러나 해나가 성경을 통해 그리스도 안에서 자신이 얼마나 온전하고 사랑받는 존재인지를 깨닫고, 아버지를 향해 먼저 용서의 손길을 내미는 장면은 복음의 정수를 담고 있다. 특히 해나가 결승선을 향해 달리는 마지막 크로스컨트리 경기에서, 이어폰을 통해 들려오는 아버지의 목소리에만 온전히 의지하여 방향을 잡고 페이스를 조절하는 장면은 대단히 상징적이다. 

 

이는 그리스도인이 인생이라는 험난한 경주를 할 때 세상의 소음이나 자신의 한계가 아닌, 하나님 아버지의 세미한 음성에 귀 기울이고 순종할 때 비로소 승리(Overcome)할 수 있다는 깊은 신학적 은유를 제공한다.

'오버커머'는 오늘날 세속적인 성공과 성취의 모래성 위에 자신의 가치를 쌓아 올리는 수많은 현대 그리스도인들에게 깊은 찔림과 신앙적 결단을 촉구한다. 세상은 끊임없이 우리의 직업, 외모, 재산으로 우리를 평가하고 그것을 우리의 이름표로 삼으려 하지만, 영화는 모든 것이 무너진 순간에도 결코 변하지 않는 단 하나의 진리는 우리가 '하나님의 자녀'라는 사실임을 강력하게 선포한다. 

 

이 영화는 일회성 감동을 넘어 관객 각자에게 "나의 정체성의 닻은 어디에 내려져 있는가?"를 진지하게 돌아보게 만든다. 삶의 예기치 않은 고난과 상실의 터널을 지나고 있는 이들에게, 그리고 과거의 상처와 분노로 누군가를 용서하지 못해 얽매여 있는 이들에게, '오버커머'는 세상이 줄 수 없는 참된 자유와 회복의 길을 제시하는 훌륭하고도 따뜻한 영적 나침반이 되어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