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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보기 →[국제] 가톨릭 국가 페루, 이혼율 급증 속 '불륜 탐정' 성업… 그 이면의 사회·정치적 진통
남미의 대표적인 가톨릭 국가 페루에서 이혼율이 급증하며 배우자의 불륜을 추적하는 사설탐정 산업이 전례 없는 호황을 누리고 있습니다. 급격한 사회 변화와 불안정한 정치 상황이 맞물리면서 페루의 전통적인 가정상도 크게 흔들리는 모습입니다.

페루의 수도 리마에 거주하는 37세 남성 세르히오(가명) 씨는 14년간의 결혼 생활을 끝내고 최근 2만 달러(USD) 규모의 이혼 위자료 및 재산 분할 절차를 밟고 있습니다. 2024년, 퇴근 후 자신의 짐이 길거리에 내동댕이쳐진 것을 발견한 그는 곧바로 이혼 변호사를 찾았습니다. 변호사의 권유로 사설탐정을 고용한 그는 아내가 자신의 가장 친한 친구와 외도하고 있다는 충격적인 사실을 확인했습니다.
호주가 누구의 잘못도 묻지 않는 '무과실 이혼주의(No-fault divorce)'를 채택하고 있는 반면, 페루에서는 배우자의 불륜이 입증될 경우 재산 분할과 자녀 양육권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칩니다. 1991년 형법에서 간통죄가 폐지되었지만, 여전히 이혼과 혼인 무효의 강력한 법적 사유로 작용하기 때문에 확실한 증거를 수집하려는 수요가 끊이지 않고 있습니다.
리마에서 '여성 피닉스 스쿼드(The Female Fenix Squad)'라는 사설탐정소를 운영하는 리즈 로드리게스(Liz Rodriguez) 소장에 따르면, 현재 의뢰받는 사건의 90%가 불륜 조사입니다,. 매주 7~8건의 새로운 사건을 수임하며, 간호사나 정비사 등으로 변장한 20여 명의 여성 요원들이 몰래카메라와 녹음기를 활용해 증거를 수집합니다.
흥미로운 점은 의뢰인의 약 70%가 아내의 외도를 의심하는 남성이라는 사실입니다,. 로드리게스 소장은 페루 여성들의 교육 수준 향상과 경제적 독립, 그리고 소셜 미디어의 발달이 이러한 현상의 주요 원인이라고 지적했습니다,. 여성들이 부당한 상황을 참지 않고 이혼을 결심하거나, 역으로 외도를 저지를 기회 자체가 과거보다 많아졌다는 분석입니다.
이러한 가정 붕괴 현상은 페루의 극심한 정치적 불안정과도 무관하지 않습니다. 2025년 10월 디나 볼루아르테 전 대통령이 의회에 의해 탄핵된 데 이어,, 2026년 2월에는 호세 헤리 임시 대통령마저 4개월 만에 해임되는 등 페루는 극심한 혼란을 겪고 있습니다,. 전문가들은 이러한 국가 및 제도적 불안정이 국민들의 대인관계와 결혼 생활에도 악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꼬집습니다. 실제로 페루 국가공공등록원(SUNARP)에 따르면 2025년 이혼 건수는 10,136건으로 전년 대비 13%나 증가했습니다.
한편, 수도 리마에서는 불륜이 이혼 사유 정도로 여겨지지만 북부 고산지대에서는 여전히 심각한 범죄로 취급됩니다. 카하마르카(Cajamarca) 지역의 자치 농민 순찰대(Rondas Campesinas)는 불륜을 저지른 주민을 '라 빈사(la vinza)'라는 전통 채찍으로 공개 처벌합니다,. 페르난도 추킬린 라모스 대장은 불륜이 끔찍한 가정폭력과 살인으로 이어지는 것을 막기 위한 불가피한 조치라고 호소합니다. 실제로 2024년 페루 통계청(INEI) 자료에 따르면, 그해 발생한 154건의 여성 살해(Femicide) 사건 중 약 37%가 파트너의 질투심에서 비롯되었습니다.
대중매체에서 불륜을 다루는 방식도 변화하고 있습니다. 저명한 방송인 마갈리 메디나(Magaly Medina)는 자신의 TV 쇼를 통해 유명 정치인이나 스포츠 스타의 불륜을 파파라치 형식으로 거침없이 폭로('ampay')하고 있습니다. 이는 남성의 외도를 묵인하던 과거의 가부장적 악습에 대한 일종의 통쾌한 반항으로 대중의 큰 호응을 얻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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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디터의 노트]
오랜 가톨릭 전통을 자랑하는 페루에서 불륜과 이혼이 급격히 증가하는 현상은, 현대 사회의 급변하는 기류가 전통적인 가정의 가치를 어떻게 흔들고 있는지 여실히 보여줍니다. 정치적 불안정, 소셜 미디어의 발달, 남녀의 역할 변화가 맞물리면서 부부간의 신성한 '언약'이 쉽게 흔들리고 있습니다. 특히 파탄의 책임 소재를 가려내기 위해 사설탐정까지 동원하며 치열한 법적 공방을 벌이는 모습은, 부부 관계의 회복이나 진정한 용서보다는 관계를 계약적 손익으로만 바라보게 된 현대 사회의 씁쓸한 단면을 드러냅니다. 오세아니아 크리스천 저널의 독자 여러분께서도 오늘날 가정이 직면한 이러한 영적, 사회적 도전을 직시하고, 성경적 가정의 참된 의미와 사랑을 다시금 되새기는 계기가 되기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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