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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보기 →다문화 시대의 선교, 우리는 왜 여전히 땅끝으로 향해야 하는가
최근 한인 교계 안팎으로 선교 대회와 단기 선교에 대한 열기가 다시 뜨거워지고 있다. 충현선교회가 10월 1일부터 선교 대회를 열고, 영락교회 역시 지난 21일부터 2주간 선교 대회를 진행하는 등 대형 교회들을 중심으로 선교의 본질을 되새기는 자리가 이어지고 있다.
하지만 한편에서는 '우리 주변에도 어려운 이웃이 많은데 굳이 비행기를 타고 해외 오지까지 가야 하는가' 혹은 '단 며칠의 단기 선교가 과연 실질적인 도움이 되는가'라는 현실적인 질문도 꾸준히 제기된다. 이에 본지는 성경적 근거와 현장 전문가들의 목소리를 종합해, 오늘날 우리가 왜 선교를 멈출 수 없는지 그 본질적 이유와 올바른 선교의 방향성을 짚어보았다.

선교의 가장 궁극적인 당위성은 예수 그리스도의 지상 명령에서 출발한다. 생명을 살리는 복음이라는 좋은 소식을 우리끼리만 간직하는 것은 영적 긴급성을 외면하는 것과 같다. 특히 '국내 전도도 다 못 했는데 왜 해외로 나가는가'라는 회의적인 시각에 대해, 선교학에서는 사도행전 1장 8절에 나타난 '동시성'의 원리를 강조한다. 예루살렘과 온 유대, 사마리아와 땅끝은 순차적인 완료의 대상이 아니라 동시적으로 복음이 전해져야 할 영역이라는 것이다. 과거 일제 강점기 시절, 자국민의 복음화율이 미미했음에도 불구하고 천여 명 이상의 서양 선교사들이 조선 땅을 밟았기에 오늘날 한국 교회의 부흥이 가능했던 역사적 사실이 이를 증명한다.
일주일에서 보름 남짓한 짧은 기간 떠나는 단기 선교, 일명 비전 트립의 실효성에 대한 우려도 존재한다. 그러나 현장을 직접 밟고 눈으로 담아내는 경험은 평생의 선교적 자산이 된다. 선교지를 다녀온 사람과 그렇지 않은 사람은 선교지를 향한 기도의 깊이부터 달라지기 마련이다. 티벳이나 에콰도르 같은 낯선 땅의 환경과 그곳 영혼들의 모습이 뇌리에 각인될 때, 비로소 선교는 막연한 개념이 아닌 구체적인 현실로 다가온다. 비록 일상으로 돌아오면 그 감동이 몇 달 만에 희미해질 수도 있지만, 그 경험을 통해 선교의 비전을 품고 훗날 장기 선교사로 헌신하게 되는 선순환의 고리가 바로 단기 선교에서 시작된다.
선교지에서의 사역 방식 또한 세심한 주의가 필요하다. 흔히 단기 선교팀이 저지르기 쉬운 실수 중 하나는 선교팀 위주로 성급하게 구호물품을 나누어 주거나 사역을 주도하는 것이다. 이는 자칫 현지인들과 선교사의 관계를 '주고받는 물질적 관계'로 왜곡시키고 현지 사역의 생태계를 망칠 수 있다.
따라서 모든 사역은 반드시 현지에 파송된 선교사의 철저한 지도 아래 이루어져야 한다. 유명한 선교학자 피터 바이어하우스가 지적했듯, 구제와 사회봉사를 의미하는 '빵'과 구원의 기쁜 소식인 '복음'은 동전의 양면처럼 결합되어야 한다. 육신이 죽어가는 이들에게는 우물을 파주고 질병을 고쳐주는 등 실제적인 삶의 필요를 채워주면서, 그 바탕 위에 복음의 본질을 전하는 균형 잡힌 접근이 필수적이다.
이러한 선교의 본질은 호주와 오세아니아 지역에 거주하는 우리 한인 디아스포라 교계에 매우 중대하고 시의적절한 의미를 던져준다. 우리는 이미 수많은 민족과 문화가 교차하는 다문화 사회 한복판에 살고 있다. 인공지능과 인터넷이 고도로 발달한 시대라 할지라도, 여전히 사람과 사람이 직접 부대끼며 문화를 교류하고 복음을 나누는 대면 선교의 가치는 기계가 대체할 수 없다. 굳이 비행기를 타고 나가지 않더라도, 우리 곁에 있는 다국적 이민자들과 다문화 이웃들을 향해 손을 내미는 것 자체가 곧 훌륭한 타문화권 선교의 연장선이다.
결국 선교는 영웅적인 소수나 특별한 지원을 얻어내는 자들의 전유물이 아니다. 파송된 선교사들을 우리 교회의 한 식구이자 가족으로 품고 기도하며, 나아가 성도 스스로가 삶의 현장에서 선교적 사명을 감당하는 것이 중요하다. 역사상 가장 위대한 첫 번째 선교사는 하늘 보좌를 버리고 이 땅의 가장 낮고 척박한 곳으로 찾아오신 예수 그리스도였다. 남반구 오세아니아에 뿌리내린 한인 교회와 교민들 역시, 해외 오지를 향한 선교의 열정을 회복하는 동시에 우리 각자의 직장과 이웃이라는 일상의 선교지에서 예수 그리스도의 사랑을 실천하는 '보냄 받은 자'로서의 정체성을 굳건히 다져야 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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