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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탄소 중립의 청사진, 그 이면에 버려진 기후 난민들의 눈물

OCJ 2026. 10. 2. 04:30

주요 이슈: 2026년 10월 1일, 다음 달 튀르키예 안탈리아에서 열릴 COP31을 앞두고 유럽의회 환경위원회가 기후 재정 확대 및 기후 난민 등 취약국 지원 강화를 촉구함에 따라, 선진국 중심의 탄소중립 이행이 빈곤국을 소외시키고 있다는 비판이 제기됨.

 


2026년 10월의 첫 주, 세계의 이목은 기후 변화라는 거대한 파도 앞에 다시 한번 모이고 있다. 다음 달 튀르키예 안탈리아에서 개최될 제31차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COP31)를 앞두고, 10월 1일 유럽의회 환경위원회(ENVI)는 기후 재정 확대와 취약국 지원 강화를 촉구하는 공식 입장을 발표했다. 

 

그러나 화려한 외교 수사와 선진국들의 '탄소 중립(Net-Zero)' 선언 이면에는 우리가 애써 외면하고 있는 서글픈 현실이 자리하고 있다. 최근 발표된 기후 불평등 관련 연구들은 탄소 중립의 혜택이 가난한 국가들에게는 가장 늦게 도달할 것이며, 살 곳을 잃은 '기후 난민'들이 무국적자로 전락할 위기에 처해 있다고 강력히 경고한다.

우리는 기후 위기를 흔히 탄소 배출권, 에너지 전환, 기술 혁신이라는 건조한 단어들로 치환해 버리곤 한다. 부유한 국가들은 막대한 자본과 기술을 바탕으로 녹색 산업을 육성하고 탄소 국경세를 논의하며 자신들의 방주를 견고히 짓고 있다. 

 

그러나 해수면 상승으로 국토가 물에 잠기고, 극단적인 가뭄으로 조상 대대로 일궈온 터전을 잃은 빈곤국의 이웃들은 어떤가? 이들은 생존을 위해 국경을 넘지만, 현행 국제법상 정식 난민으로조차 인정받지 못하는 '제도 밖의 유령'이 되어가고 있다. 강대국들이 주도하는 기후 변화 규제가 힘없는 자들을 향한 사다리 걷어차기나 새로운 형태의 '녹색 보호주의'로 전락해서는 안 되는 이유다.

성경은 우리에게 창조 세계를 돌보아야 할 청지기의 사명뿐 아니라, 고난받는 이웃을 내 몸과 같이 사랑하라는 준엄한 명령을 주셨다. 하나님께서 창조하신 이 땅을 훼손한 대가는 우리 모두가 지불해야 하지만, 그 고통의 청구서는 언제나 가장 연약한 자들에게 먼저 도착한다. 진정한 탄소 중립은 단순히 대기 중의 온실가스 숫자를 '0'으로 만드는 데 그칠 수 없다. 그것은 착취와 탐욕으로 얼룩진 우리의 삶의 방식을 회개하고, 창조 질서의 온전한 회복과 가장 취약한 이웃을 향한 사랑을 실천하는 정의로운 전환(Just Transition)이 되어야 한다.

다가오는 COP31이 단순히 선진국들의 탄소 감축 실적을 자랑하는 무대가 되어서는 안 된다. 국제사회는 기후 난민들의 눈물을 닦아줄 실질적인 구호 기금을 마련하고, 그들의 존엄을 지킬 수 있는 법적, 제도적 보호 장치를 시급히 구축해야 한다. 

 

한국 교회 역시 기후 위기를 먼 나라의 정치적 이슈로만 여길 것이 아니라, 지금 이 순간에도 생존의 위협을 받는 이웃들을 향한 긍휼의 마음을 품어야 한다. 우리의 기도가 탄소 중립이라는 시대적 과제를 넘어, 하나님 나라의 공의와 사랑이 이 땅에 임하는 구체적인 행동으로 이어지기를 간절히 소망한다.

거류민이 너희의 땅에 거류하여 함께 있거든 너희는 그를 학대하지 말고 너희와 함께 있는 거류민을 너희 중에서 낳은 자 같이 여기며 자기 같이 사랑하라 - 레위기 19:33-34

#기후위기 #탄소중립 #기후난민 #COP31 #창조세계회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