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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드니 버스서 13세 무슬림 소녀에 '테러리스트' 폭언... 방관한 어른들과 커지는 혐오 범죄 우려

OCJ 2026. 9. 15. 03:51

최근 시드니의 대중교통 안에서 13세 무슬림 여학생이 극심한 인종차별과 혐오 발언의 표적이 되는 충격적인 사건이 발생했습니다. 특히 가해자의 폭언이 이어지는 동안 주변의 성인 승객들이 이를 철저히 방관한 사실이 알려지면서, 호주 사회 내 심화하는 이슬람 혐오증(Islamophobia)과 시민의식의 부재에 대한 자성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습니다.

 


본지 취재와 경찰 조사 내용을 종합하면, 사건은 지난 10일(목요일) 오후 시드니 남서부 그린에이커(Greenacre) 방향으로 향하던 대중교통 버스 안에서 일어났습니다. 히잡을 착용한 13세 여학생 자나(Janna)는 같은 버스에 탑승한 한 중년 남성이 교복을 입은 다른 여학생의 사진을 몰래 촬영하는 것을 목격했습니다. 자나는 이를 제지하며 남성의 행동이 부적절하다고 지적했습니다.

그러나 잘못을 지적받은 남성은 반성은커녕 자나를 향해 무차별적인 인종차별적 폭언을 쏟아내기 시작했습니다. 그는 호주에서 태어난 자나에게 "너는 이 나라에 있을 자격이 없다"며 "테러리스트", "이민자 개(immigrant dog)"라는 모욕적인 언사를 퍼부었습니다. 입에 담기조차 힘든 성적 비하와 비인간적인 혐오 발언도 이어졌습니다.

이 사건에서 더욱 뼈아픈 대목은 주변 어른들의 침묵이었습니다. 소셜 미디어를 통해 확산된 당시 영상과 피해자 어머니 룰라(Roula)의 증언에 따르면, 폭언이 난무하는 버스 안에서 가해자를 제지한 성인은 히잡을 쓴 다른 여성 단 한 명뿐이었습니다. 가해자 바로 옆에 앉아 있던 성인 남성들은 휴대전화만 내려다보며 상황을 외면했습니다. 오히려 뒤편에 있던 어린 학생들이 "인종차별을 멈추라"고 소리치며 맞섰을 뿐입니다. 버스 기사 역시 상황의 심각성을 제때 인지하지 못해 적극적인 보호 조치를 취하지 못한 것으로 파악되었습니다. 가해자는 이후 스트라스필드의 리버풀 로드(Liverpool Road)에서 하차하며 현장을 떠났습니다.

뉴사우스웨일스(NSW) 경찰은 현재 이 사건에 대한 공식 수사에 착수했으며, 목격자들의 제보를 기다리고 있습니다. 대중교통 당국(Transport for NSW) 또한 성명을 통해 가해자의 행동을 "개탄스럽다"고 규탄하며, 모든 시민은 대중교통에서 안전하게 이동할 권리가 있음을 강력히 강조했습니다.

이번 사건은 단발성 일탈이 아닌, 호주 사회에 깊게 뿌리내린 이슬람 혐오의 단면을 적나라하게 보여줍니다. '호주 이슬람 혐오증 등록소(Islamophobia Register Australia)'의 에이샤 알리(Aishah Ali) 사무총장은 이번 사태를 "전국적인 이슬람 혐오증의 축소판"이라고 진단했습니다. 실제로 최근 발표된 '호주 내 이슬람 혐오 제5차 보고서(2023~2024)'를 살펴보면, 2023년 10월 가자지구 분쟁 이후 호주 내 혐오 범죄 신고가 6배 이상 폭증했습니다. 2023년 1월부터 2024년 12월까지 대면으로 발생한 혐오 사건만 309건에 달하며, 언어폭력 피해자의 79%, 대중교통 내 피해자의 95%가 무슬림 여성 및 여아인 것으로 집계되었습니다. 특히 피해 여성의 86%가 히잡이나 니캅을 착용해 시각적으로 표적이 되기 쉬웠다는 점은 사태의 심각성을 더합니다.

피해 학생의 어머니는 "딸이 다시는 버스를 타는 것을 두려워하지 않기를 바란다"며, 혐오 범죄로 인해 일상의 안전마저 위협받는 현실에 깊은 우려를 표했습니다. 특정 종교나 인종을 향한 맹목적인 편견이 공공장소에서의 무차별적인 폭력으로 발현되고 있는 지금, 다문화 국가를 자부하는 호주 사회 전체가 타인을 향한 존중과 이웃 사랑의 가치를 다시금 엄중하게 되돌아보아야 할 시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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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디터의 노트]
어려움에 처한 이웃을 외면하지 않는 것은 기독교적 사랑의 기본이자, 건강한 시민 사회를 유지하는 근간입니다. 13세 소녀가 다른 학생을 보호하기 위해 어른의 부당한 행동을 지적할 때, 정작 그 소녀를 보호해야 할 주변의 성인들은 철저히 침묵했습니다. 이는 단순히 한 개인의 엇나간 혐오 범죄를 넘어, 타인의 고통에 눈감아버리는 현대 사회의 무관심을 뼈아프게 짚어줍니다. 종교와 인종을 떠나, 약자를 향한 부당한 폭력에 단호히 '아니오'라고 말할 수 있는 사회적 연대와 성찰이 그 어느 때보다 절실히 요구됩니다.

#호주사회 #인종차별 #이슬람혐오 #혐오범죄 #시민의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