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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회의 직분, ‘탐욕의 계급’인가 ‘섬김의 역할’인가… 추락하는 신뢰도 속 본질 회복 시급

OCJ 2026. 9. 14. 05:18

최근 기독교윤리실천운동(기윤실)이 발표한 ‘2026년 한국교회의 사회적 신뢰도 여론조사’는 오늘날 기독교계에 뼈아픈 현실을 안겨주었습니다. 해당 조사에 따르면 한국교회를 ‘신뢰한다’는 응답은 19.0%에 불과한 반면, ‘신뢰하지 않는다’는 응답은 무려 75.4%로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습니다. 교회가 세상의 빛과 소금의 역할을 잃어가고 있다는 비판의 목소리가 거센 가운데, 교계 내부에서는 그 근본 원인 중 하나로 ‘교회 직분의 계급화’ 문제를 지적하고 있습니다. 오세아니아 크리스천 저널(OCJ)은 오늘날 교회의 직분이 과연 성경이 말하는 ‘역할’로 기능하고 있는지, 아니면 교권주의의 산물인 ‘계급’으로 변질되었는지 심층 진단했습니다.

 


한국교회와 한인 디아스포라 교회 내부를 깊이 들여다보면, 서리집사에서 시작해 안수집사나 권사를 거쳐 장로에 이르는 과정을 마치 기업의 승진 코스나 군대의 계급처럼 여기는 풍조가 만연해 있습니다. 직분 임직식 때마다 과도한 헌금이나 찬조금을 요구하는 관행, 직분 선출을 둘러싸고 파벌이 형성되는 현상 등은 은혜로워야 할 교회가 세속적인 권력 다툼의 장으로 변질되었음을 적나라하게 보여줍니다. 장로 등 특정 직분에 오르지 못한 성도가 상대적 박탈감을 느껴 교회를 떠나거나, 직분이 없으면 교회 내 발언권조차 무시당하는 수직적 구조는 성도 간의 유기적 연합을 파괴하는 주범으로 지목받고 있습니다.

이러한 내부의 병폐는 고스란히 교회의 대사회적 신뢰도 하락으로 이어지고 있습니다. 기윤실의 2026년 통계에 따르면, 시민들이 교회에 가장 바라는 점은 ‘윤리와 도덕 실천 강화’(58.6%)였으며, 불신의 주된 원인으로 ‘공공의 이익보다 교회의 이익을 앞세우는 태도’(24.0%)가 꼽혔습니다. 이는 교회의 직분이 특권층으로 군림하기 위한 자리가 되면서, 이웃과 사회의 가장 낮은 곳을 향해야 할 교회의 시선이 내부의 기득권 지키기에 매몰되었다는 냉혹한 평가입니다. 사회를 향해 헌신과 ‘섬김’의 리더십을 보여주지 못하는 교회가 세상에 긍정적인 감동을 주고 복음의 진정성을 전하기란 불가능에 가깝습니다.

그렇다면 성경은 교회의 직분을 어떻게 정의하고 있습니까? 신약성경에서 ‘직분(Diakonia)’은 철저히 ‘봉사’와 ‘섬김’을 의미합니다. 에베소서 4장 11절과 12절은 하나님께서 사도, 선지자, 복음 전하는 자, 목사와 교사 등을 세우신 궁극적인 목적이 “성도를 온전하게 하여 봉사의 일을 하게 하며 그리스도의 몸을 세우려 하심”이라고 분명히 밝히고 있습니다. 예수 그리스도 역시 “인자가 온 것은 섬김을 받으려 함이 아니라 도리어 섬기려 하고”(마 20:28)라고 말씀하시며 제자들의 발을 직접 닦아주셨습니다. 성경적인 직분은 결코 위아래를 나누는 ‘계급’이 아니라, 교회를 유기적으로 건강하게 세우기 위해 각자에게 주어진 다양한 ‘기능적 역할’일 뿐입니다.

우리 오세아니아 지역의 한인 디아스포라 교회들 역시 이러한 뼈아픈 성찰에서 결코 자유로울 수 없습니다. 이민 사회라는 척박하고 고단한 환경 속에서, 자칫 교회의 직분이 이민자들의 사회적 지위를 대리 만족시키는 세속적 타이틀로 전락하고 있지는 않은지 깊은 반성이 필요합니다. 교회가 잃어버린 영적 생명력과 사회적 신뢰도를 회복하는 첫걸음은, 강단의 목회자부터 평신도에 이르기까지 모든 직분자가 스스로 계급장을 내려놓고 본연의 ‘섬김의 수건’을 허리에 두르는 것입니다. 교회의 직분이 굴림하는 권력이 아닌 십자가의 헌신임을 온전히 깨달을 때, 비로소 교회는 세상의 참된 소망으로 다시 세워질 수 있을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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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디터의 노트]
디아스포라 교회는 이민자들의 영적 안식처인 동시에 고단한 타향살이에서 서로를 의지하는 공동체입니다. 그러나 사회적 지위가 모호해지기 쉬운 이민 사회의 특성상, 역설적으로 교회 내의 직분이 자신을 증명하는 세속적인 감투나 계급으로 오용될 위험이 훨씬 큽니다. OCJ는 이번 기사를 통해 오세아니아의 모든 한인 교회 리더십이 '나는 군림하는 자인가, 아니면 진정으로 섬기는 자인가'를 하나님 앞에서 뼈저리게 자문해 보기를 강력히 권면합니다. 교회의 진정한 권위는 높아짐이 아니라 낮아짐에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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