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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포대교 위 엇갈린 삶과 죽음의 경계… 한국교회, ‘생명 보듬기’로 희망의 불씨를 살리다

OCJ 2026. 9. 13. 04:52

화려한 불빛이 일렁이는 서울 여의도의 빌딩 숲, 그리고 삼삼오오 모여 웃고 떠드는 한강공원의 밤풍경. 겉보기엔 평화롭고 행복한 일상이지만, 바로 그 위 마포대교 난간에서는 누군가 삶의 마지막 벼랑 끝에 서서 절망과 사투를 벌이고 있습니다. "가족에게 짐이 되기 싫다", "죽는 게 답이다"라며 극단적인 선택을 고민하는 이들에게, 다리 아래의 찬란한 풍경은 오히려 잔인한 고독과 상대적 박탈감을 극대화하는 매개체가 됩니다.

 


지난 9월 10일 '세계 자살 예방의 날'을 앞두고 한국교회가 이 치열한 삶과 죽음의 경계선으로 직접 나섰습니다. 지난 9월 2일, 라이프호프(LifeHope) 기독교자살예방센터와 여의도순복음교회, 도림감리교회 소속 목회자 및 성도, 그리고 자살 유가족 등 25명의 자원봉사자들은 야간 마포대교 3.5km 구간을 순찰하며 위기에 처한 이웃들을 살리기 위한 캠페인을 전개했습니다.

이들의 야간 순찰 현장은 우리 사회의 생명 안전망이 얼마나 허술한지를 여실히 보여주었습니다. 봉사자들은 현수막을 철거한 뒤 무심코 남겨진 노끈 뭉치들을 샅샅이 수거했습니다. 절망에 빠진 이들에게는 거리에 뒹구는 끈 하나조차 치명적인 도구가 될 수 있기 때문입니다. 또한, 관제센터의 CCTV가 교량을 비추고 있음에도 무성하게 자란 풀숲이 시야를 가려 만들어진 '사각지대'의 위험성을 지적하고, 위급 상황에서 구명줄이 되어야 할 생명의전화 비상벨이 고장 난 채 방치된 현실도 짚어냈습니다. 과거 위로의 목적으로 난간에 적어둔 문구조차, 심리적 위기에 놓인 이들에게는 자칫 환청이나 뛰어내리라는 행동 지시로 왜곡될 수 있어 즉각적으로 지우는 작업도 병행하고 있습니다.

 


대한민국의 자살 문제는 단순한 개인의 우울을 넘어선 심각한 국가적 재난입니다. 국가 통계에 따르면 2024년 국내 자살 사망자는 1만 4,872명(인구 10만 명당 29.1명)에 달했으며, 2025년 잠정 수치 역시 1만 3,900여 명으로 집계되었습니다. 이는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중 압도적인 자살률 1위라는 참담한 불명예입니다.

이에 한국교회는 자살 문제를 더 이상 외면하거나 정죄의 대상으로 삼지 않고, 신앙적 차원의 '생명 살리기' 사역으로 적극 확장하고 있습니다. 특히 라이프호프는 한국교회총연합(한교총)과 생명존중 문화 조성을 위한 업무협약(MOU)을 체결하고, 제14회 '생명보듬주일'을 선포하며 전국 교회가 자살 예방의 최전선 거점이 되도록 독려하고 있습니다. 교회 내에서 금기시되던 자살 문제를 공론화하여 당사자와 유가족이 겪는 무거운 죄책감과 편견을 덜어주는 한편, 평신도들을 '생명지킴이'로 훈련시켜 고독사 위험 가구와 취약 계층을 밀착 돌보는 실질적인 행동에 나서고 있습니다.

누군가 건넨 "많이 힘들지요, 이야기 좀 들어줄까요"라는 따뜻한 한마디가 한 사람의 인생을 '죽음'에서 '삶'으로 돌려놓을 수 있습니다. 마포대교 위에서 묵묵히 땀 흘리는 그리스도인들의 발걸음은, 교회가 이 땅의 소외되고 상처받은 영혼들에게 어떤 존재가 되어야 하는지를 명확히 보여줍니다. 우는 자들과 함께 울라는 성경의 가르침처럼, 벼랑 끝에 선 이웃의 손을 맞잡는 한국교회의 생명 보듬기 사역이 사회 전반에 더 큰 희망의 불씨로 타오르기를 기대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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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디터의 노트]
한강공원의 화려함과 마포대교 위 절망의 시각적 대비는, 겉으로는 풍요로우나 속으로는 깊은 고독에 병들어가는 우리 현대 사회의 뼈아픈 축소판입니다. 교회가 번듯하고 안락한 예배당을 넘어, 가장 어둡고 차가운 다리 위로 발걸음을 옮길 때 비로소 진정한 예수 그리스도의 사랑이 세상에 증명됩니다. 생명을 살리는 거룩한 사역은 거창한 구호가 아니라, 무심코 방치된 끈 하나를 줍고 고장난 비상벨에 귀 기울이는 아주 세밀하고 실질적인 관심에서 시작된다는 점을 우리는 잊지 말아야 할 것입니다.

#자살예방 #마포대교 #라이프호프 #생명보듬주일 #한국교회